[전문의:피부과] 아시아수의피부과전문의 지속 배출..공식·대체과정 병행
세계수의피부과협회 중심으로 관리..과정전문의 11인 중 3인이 한국 수의사
15일 대구 EXCO에서 열린 한국임상수의학회 2023년 추계학술대회는 전문의 제도 현황을 주제로 특별 세션을 진행했다. 타 진료과목 대비 진전된 안과, 내과, 피부과의 한국 및 아시아 수의전문의 제도 도입 현황을 공유했다.
피부과는 별도의 한국 자체 과정 없이 아시아수의피부과전문의 과정만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시아수의피부과전문의를 양성하고 있는 서울대 황철용 교수(사진)가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2003년 한국 메이필드 호텔에서 창립한 아시아수의피부과협회(AiSVD)는 이듬해 유럽수의피부과학회 설립 과정을 참조해 그랜드파더 4인을 선정했다.
황철용 교수는 “아시아수의전문의 관련 진전은 피부과가 가장 빨랐다”면서 “단일국인 미국보다는 나라마다 사정이 다른 유럽이 아시아와 유사하다고 보고, 유럽전문의를 모델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랜드파더 4인이 2005년 설립전문의 3인을 임명하고, 2008년 인정전문의 후보자(candidate) 9명을 선정하면서 아시아수의피부과학회(AiCVD)가 공식 출범했다.
2010년 최종 선정된 설립전문의 5인에 한국에서는 황철용 교수와 오태호 경북대 교수가 포함됐다.
레지던트 선발은 2012년 일본에서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이듬해 서울대 수의대 동물병원이 수련병원으로 선정됐다.
황 교수는 “인정전문의라고 해서 마음대로 레지던트를 받을 수 없다. 수련병원에 대한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기존 전문의 보유 여부는 물론 병원 시설과 학부 과정, 주변 교수진 등을 다면적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수련과정과 시험을 거친 과정전문의는 2015년 처음으로 배출됐다. 국내에서는 황 교수의 첫 레지던트였던 현재은 건국대 교수가 처음이다(2019년 합격).
올해 강정훈 오리진동물피부과병원장과 강영훈 수의사(서울대 박사과정)가 합격하면서 한국에서만 3명을 배출했다. 해외에서는 일본(5), 태국(1), 말레이시아·싱가포르(1), 대만(1)에서 과정전문의가 나왔다.
아시아수의피부과 레지던트 과정에서는 일선 동물병원에서 의뢰된 초진 환자 500증례 이상, 재진 환자 750증례 이상을 쌓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피부과학, 면역학, 조직병리학, 종양학 등 수의피부과학 관련 트레이닝을 거친다.
피부과, 면역학 등 관련 분야의 SCI급 논문 2편 이상을 발표해야 하며, 이중 1편 이상을 제1저자로 참여해야 한다. 국내외 강연과 학술대회 참여 등의 조건도 있다.
특히 아시아수의피부과전문의 레지던트 과정은 공식과정(formalized)과 대체과정(alternative)으로 나뉜다.
공식과정은 정식 수련병원에서 기존 전문의 지도 하에 풀타임으로 수련한다. 대체과정은 기존 전문의의 지도 아래 원격 수련을 인정하되, 수련과정 중 요구되는 진료경력의 1/3은 수련병원을 방문해 충족시켜야 한다.
황철용 교수는 “(공식과정만 있다면) 인도 등 기존에 전문의가 없는 나라에서 수의피부과전문의가 나오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했다”며 황 교수도 인도에서 임상 중인 레지던트를 대체과정으로 지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수의피부과전문의 시험은 객관식과 이미지 판독 시험, 에세이, 조직병리학의 4과목으로 진행된다. 과목별 50% 이상, 총점 65% 이상을 넘겨야 합격이다.
황 교수는 “2023년까지 8차례의 시험을 치렀다. 시험이 어려워 재수, 삼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르고 있지만, 다시 오프라인 시험을 개최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