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수의피부과학회(회장 오태호)가 8일(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스코필드홀에서 제5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교수진, 대학원생, 학부생, 로컬 임상수의사 등 80여 명이 참가했다.
학술대회에서는 경북대 오태호(수의내과학) 교수, 서울대 황철용(수의내과학/피부과학) 교수, 전남대 김하정(수의내과학) 교수, 경북대 배슬기(수의내과학) 교수가 연자로 나섰다. 진행은 오리진 동물피부과병원 강정훈 원장이 맡았다.
오태호 교수는 ‘개 농피증 환자의 어려운 외이염 관리’를 주제로 강연하며, 피부병 치료의 성공을 위해 보호자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피부병 관리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이 ‘보호자의 낮은 순응도(compliance)’였다.
서울대 황철용 교수는 ‘쉬운 듯하지만 어려운 외이염(Otitis Externa) 관리’를 주제로 발표했다. 황 교수는 “서울대동물병원에 피부병으로 내원하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외이염 환자”라며 외이염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환자별로 PSPP(Primary factors, Secondary factors(causes), Predisposing factors, Perpetuating factors)를 통해 체계적으로 원인을 분류하여 치료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천할 것을 조언했다. 황 교수 역시 “보호자와의 협조가 없으면 만성 외이염 관리가 쉽지 않다”며 보호자의 생활방식과 거주 환경까지 고려한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증례 발표회도 진행됐다.
▲개에서의 피부사상균성 가성진균증(Dermatophytic pseudomycetoma)-전근우(전남대) ▲L-asparaginase를 투여한 6마리 개의 상피친화성 피부림프종 치료증례-이명연(뉴로동물암센터) ▲피부 약물 유해 반응을 보인 두 마리 개에 대한 증례 보고-김대경(전북대) ▲국내에서 생산된 개 저알러지 사료의 라벨 미표기 동물 유전자 검출-임학연(경북대) 총 4개의 케이스 발표와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오후에도 2개의 강의가 진행됐다. 먼저, 전남대 김하정 교수가 ‘고양이의 난치성 피부질환’을 주제로 강의했다. 김 교수는 개와 달리 아직 병인론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고양이의 피부질환에 대한 줄기세포와 엑소좀을 활용한 치료법을 소개했다. 이후 교수진 간의 활발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마지막 연자로 나선 경북대 배슬기 교수는 ‘식이 알레르기, 올바른 진단과 관리를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을 주제로 강의했다. 배 교수는 “식이 알레르기(식이알러지)는 진단이 곧 치료다. 제한식이 가장 좋은 툴이 된다”며 효과적인 가수분해 처방식들을 소개했다. 보호자로부터 자주 받는 식이 알러지에 대한 Q&A도 설명했다.

포스터 발표도 있었다.
‘개와 고양이에서의 외이도 종괴 레이저 절제술 증례’, ‘개에서의 이소성 발톱(Ectopic nail)’, ‘난치성 노카르디아증에 이환된 고양이에서의 Amikacin-Poloxamer 407 및 저온대기 마이크로파 플라즈마의 치료 효능(이하 서울대 김민선)’과 ‘고양이에서 비전형적인 낭성 피부 비만세포종 증례(건국대 유동국)’을 주제로 한 포스터 발표가 진행됐다.
오태호 한국수의피부과학회 회장은 “200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시아수의피부과학회를 개최한 것을 시발점으로 국내에 각 분과별 학회가 생겼고, 수의사의 전문성이 많이 발전했다”며 “많은 교수진과 젊은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수의피부과학 분야도 많이 발전했다.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수의전문의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대한수의피부과학회도 국내 인정의 과정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수의피부과학회는 오는 9월 정회원 대상 워크숍을 열고, 연내에 ‘대한수의피부과학회 인정의’ 제도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강원정 기자 xormrrl639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