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려견 2만 8천 마리 EMR 분석해보니..품종견에서 더 많은 질환은

뇌수막염·IVDD·MMVD·슬개골 탈구, 품종견서 더 많아..20대 다발 질환 중 10종은 차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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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일선 동물병원에 내원한 반려견 환자의 전자의무기록(EMR)을 바탕으로 품종견과 믹스견 사이의 다발 질환 양상을 비교한 대규모 역학 연구 결과가 나왔다.

9년간 28,812마리의 코호트를 분석한 결과 뇌수막염과 척추사이원반질병(IVDD), 승모판폐쇄부전(MMVD), 슬개골 탈구 등의 진단기록은 품종견에서 유의미하게 많았다. 연구진이 분석한 20대 다발 질환 중 절반인 10종은 품종견과 믹스견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질병진단과 이경현 박사팀(제1저자 양이삭)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Veterinary Science에 지난 8월 발표했다.

연구진은 2016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9년간 국내 103개 1차 동물병원에서 수집된 11만 5,463건의 진료 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했다. 중복과 불완전한 기록을 제거하여 최종적으로 2만 8,812마리(품종견 2만 6,077마리, 믹스견 2,735마리)의 분석 코호트를 확립했다.

단일 병원이 차지하는 환자의 비율은 최대 8%대에 그쳐 특정 기관의 기록에 편중되지 않았다.

이들 환자군의 평균 연령은 8.05세로 집계됐다. 성별 분포는 수컷 51.2%, 암컷 48.8%로 유사한 가운데 중성화 비율은 81.3%로 높았다.

코호트 내에서 가장 많은 품종은 말티즈로 23.8%를 차지했다. 푸들(15.4%), 포메라니안(11.3%), 믹스견(9.5%), 비숑 프리제(6.3%), 시추(5.0%) 순으로 나타나 국내에서 뚜렷한 소형 품종견 선호 경향을 반영했다.

연구진은 분석 대상 EMR에 표준 수의학 용어 체계인 VENOM(Veterinary Nomenclature) 코드를 적용했다. 여러 병원에서 다양하게 사용한 진단 용어를 일관되게 분석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전체 코호트에서 가장 빈번히 진단된 것으로 기록된 상위 20개 질환을 선정했다. 품종견과 믹스견의 차이를 보다 면밀히 분석하기 위해 질환별로 진단된 연령과 성별, 중성화 여부, 내원 빈도 등의 효과를 보정한 회귀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품종견에서 믹스견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다발한 질환은 9개로 분석됐다. 가장 현격한 격차를 보인 질환은 뇌수막염(Meningoencephalitis)으로 품종견의 진단 오즈는 믹스견의 2.77배(aOR 2.77)에 달했다.

이와 함께 IVDD와 MMVD, 슬개골탈구, 쿠싱증후군, 관절탈구, 췌장염 등에서도 품종견의 위험도가 두드러졌다. 전체 질환 중 기간 유병률이 가장 높았던 외이염도 품종견이 믹스견보다 유의미하게 많았다.

반면 다빈도 20대 질환 중 절반인 10종에서는 품종견과 믹스견 사이의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여기에는 만성신장병(CKD), 방광결석을 포함한 요로결석증, 아토피성 피부염, 뇌전증(Epilepsy) 등이 포함됐다.

연구진은 “다인자성,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다빈도 내과 질환의 경우는 품종 유형에 따른 위험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상위 20개 다빈도 질환의 기간 유병률
*표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낸다(p < 0.05)

믹스견에서 오히려 유병률이 높은 질환은 유선종양이 유일했다. 중성화 여부를 보정한 다변량 분석에서도 품종견의 진단 오즈가 유의하게 낮았는데, 이에 대해 연구진은 품종견과 믹스견의 유전적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선종양 발병을 억제하는 핵심 인자는 첫 발정 이전의 중성화 여부인데, 이번 연구에서는 중성화 수술의 시행 유무만 파악되었을 뿐 ‘수술을 진행한 구체적 시점’은 수집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믹스견 환자군에 중성화되지 않은 상태로 보낸 기간이 긴 암컷 개체의 비율이 높았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이번 연구는 국내 동물병원의 방대한 진료 데이터에 기반해 품종견의 다발 질환 양상을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소형 품종견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의 임상 환경을 반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체중·체격 변수를 분석 모형에 포함하지 못했다는 점은 오히려 연구의 한계로 지목됐다. 코호트에서 말티즈 등 소형 품종견의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이다 보니 IVDD, 슬개골 탈구 등에서 관찰된 높은 오즈비가 순종견의 유전 요인 때문인지 소형견의 해부학적 특성에 기인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내원 빈도로 의료 접근성을 보정했지만, 발견 바이어스(detection bias)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내원 빈도 자체가 질병 발생이라는 결과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품종견과 믹스견은 여러 다빈도 질환에서 진단 기록상 오즈의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면서도 “1차 동물병원의 진단 기록 상의 연관성을 보여줄 뿐 유전적 메커니즘이나 ‘잡종 강세(hybrid vigor)’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반려견 2만 8천 마리 EMR 분석해보니..품종견에서 더 많은 질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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