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성명서] 동물복지팀을 ‘동물복지국’으로 승격해야 – 정권 바뀌어도 동물보호행정은 여전히 찬밥신세
정부는 지난 8월 1일 국무회의에서 건국 이래 최초로 농림축산식품부에 수의 방역 업무를 전담하는 ‘방역정책국’을 신설했다. 7월 26일 입법예고 후 단 5일 만에 이뤄진 전격적인 조치로서, 매년 거듭되는 조류독감 구제역등 인수공통 전염병에 대한 특단의 근본적 대책을 주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이다.
방역정책국 산하에는 방역정책과, 구제역방역과, 조류독감방역과가 설치되었고 방역정책국은 축산경영 및 정책을 담당하는 기존 축산정책국과 동급의 위상을 가져 독립성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정작 가장 중요한 동물복지와 보호를 담당할 동물복지 주무 부서를 축산정책국 산하에 초라한 ‘팀’의 위상으로 내던져두었다. 농장동물 복지는 친환경축산과 기본철학이 전혀 다르며 반려동물과 실험동물 보호가 축산정책과 아무런 연관성을 가지지 않음에도 ‘동물복지팀’은 축산정책국 내 축산환경복지과 산하로 가게 됨으로써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동물보호·복지야말로 축산경영 및 정책을 견제하고 견인하여 한 국가의 위상 제고와 지속가능한 국민의 삶을 가능케 할 가장 근본적인 국가 과제임에도 여전히 천대되고 무시되며 구박 받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동물보호·복지 정책실현 의지 부재와 머뭇거림은 이미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도 나타나 지적된 바 있다. ‘보전과 이용이 조화되고 사람과 동물이 공생하는 국토환경 조성’이라는 거창한 슬로건 하에 제시한 정책이라곤 소소한 유기동물 대책과 친환경 동물복지 농축산업의 확산 정도인 것이다.
여기서 묻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은 소형 유기견 한 마리를 입양한 것 이외에 개식용 종식이나 농장동물 감금틀 철폐 등 동물보호·복지 주요 정책과 관련하여 뚜렷한 정책실현 의지가 없는 것인가?
지금은 미시적 개선에 매달리거나 유기견 입양을 홍보하기보다 인간 자연 동물은 결국 하나라는 장기적 비전 아래 동물학대국에서 동물복지국으로 전환할 경천동지할 동물보호 복지 정책 프레임의 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류독감이나 구제역도 단기적 방역의 필요성 강조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동물착취 정책인 공장식축산 정책의 전면 철회와 관행축산의 폐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동물보호·복지가 방역정책과 동급의 비중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한 문재인 정부의 방역정책국 신설은 반쪽짜리 역할밖에 할 수 없다.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같은 후진국형 질병 방역을 전담하기 위한 ‘과’가 설치되는 마당에 동물보호·복지가 ‘팀’수준으로, 그것도 기본 철학이 전혀 다른 축산환경복지과에 버려져 있는 것은 견디기 힘든 국가적 무능이며 수치이다.
더 늦기 전에 동물보호팀은 동물보호과로 승격되어야 하며, 신설된 방역정책국의 명칭도 ‘수의동물복지국’으로 수정하고 동물보호과를 방역정책과와 동격으로 수의동물복지국에 설치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가까운 장래에 동물보호과는 동물복지국으로 승격 신설되어 축산정책국과 어깨를 견줄 수 있어야 한다. 이 당연한 일을 추진하기 위해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문재인 정부에 동물보호·복지 업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대통령 직속 국가 동물복지위원회의 조속한 설치와 동물보호 업무 추진 로드맵 마련을 위한 정책연구 용역 추진이 절실히 필요함을 호소한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유기견을 품에 안고 공감하며 입양해 준 문재인 대통령의 동물복지에 대한 진심과 실력을 믿고 싶다.
2017년 8월 9일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