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전기도살 무죄 선고` 파기되어야 마땅‥대법원에 의견서 제출
무죄선고는 오로지 피고인에게만 이익되는 판단
소위 ‘개 전기도살 무죄선고’사건과 관련,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 동물유관단체협의회(대표 박운선),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대표 임순례) 등 3개 단체가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이하 동변)로부터 2심 판결에 대한 의견서를 받아 대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동변은 의견서를 통해 소위 ‘개 전기도살 무죄선고’사건이 “동물도, 사람도, 실정법에도 충실하지 않고 오로지 피고인에게만 이익이 되는 판단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어떤 법령이 특정 동물 종에 한하여 규정한 도살 방법을 다른 종에 함부로 유추적용 해서는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서울고등법원이 이 같은 원칙을 어기고 1심 판결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9월 28일 △관련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거나 그 업계 종사자가 쉽게 알 수 있는 잔인하지 아니한 도축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을 취하지 아니한 경우 잔인한 방법에 해당하거나 △관련 법령에서 정한 동물의 도살 방법이나 그와 유사한 방법을 사용한 경우 그 동물이 관련 법령에서 정한 방법과 절차에 의한 도살에 비하여 훨씬 더 큰 고통을 느낄 것이 명백하여 그것이 목을 매달아 죽이는 경우에 겪는 고통 등의 정도에 이른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잔인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1년에 30마리 정도의 개를 전기로 도살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인정한 바 있다.
동변은 “사기죄에서 기망행위의 해석기준을 사기 범죄자들에게 맞추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재판부가 동물보호법의 대표적 수범 집단이자 위반의 가능성이 높은 집단 뒤에 숨어 법해석 의무를 회피한 셈이라고 밝혔다.
또한 동변은 “원심이 개 도살 방법에 대해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다른 동물 종에 대한 규범을 아무런 논증 없이 유추 적용한 것은 동물보호법의 기초 원리에 대해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는 덧붙였다.
동변은 마지막으로 “동물보호법 제8조 제1항 제1호가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이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동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이차적으로는 그러한 행동이 인간 사회의 도덕에도 반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법의 수호자가 되어야 할 법관이 자의적으로 법을 늘이고 줄인다면 동물의 생명과 이 사회의 도덕성은 잔인하게 토막 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동변의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3개 동물단체는 “인간의 언어로 고통을 호소할 수 없는 동물은 이 땅에서 절대적 약자이며, 법은 약자의 편에서 도덕과 정의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인간의 이기심이 아닌 법과 정의의 원칙에 따라 원심을 파기하고 동물학대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