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수의대 한호재 신임 학장 `수의대 교과과정 전면 개편`
실습과목 통합, 선택과목 확대, 역량중심 졸업기준 도입..교육 내실화에 방점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신임 학장으로 한호재 교수가 1일 취임했다. 한 교수는 전남대 수의대에 이어 두번째 수의과대학장을 역임하게 됐다.
한호재 신임 학장에게 주어진 최대 현안은 수의학 교육의 내실화다. 서울대 수의대가 준비 중인 교과과정 전면개편안을 올해 구체화하여 이르면 2022년부터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한 학장은 “제가 배웠던 수의대 교과과정과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며 “앞으로 다가올 미국수의사회 교육인증 실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교과과정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수의OO학 및 수의OO학 실습’ 형태로 대표되는 현행 체계에서 실습교육을 분리·통합하고 선택과목을 확대하는 방향이다.
과목별로 실습을 운영하면서 생기는 중복·비효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실습으로 재편하고, 학생별 관심사나 진로에 맞춘 심화학습을 위해 선택과목을 본과 전반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학생들이 성과를 스스로 기록해 관리하는 e-포트폴리오를 활용하고, 관행화된 졸업고사를 이론·실기시험으로 나눠 실습교육을 효율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초연구 분야로 나아갈 수의과학자 양성 지원도 확대한다. 한 학장은 2013년부터 서울대 수의대의 BK21 사업단을 이끌어왔다. 수의대 임상교육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후임 연구인력양성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이를 위해 수의학사-보건학석사(DVM-MPH) 과정 도입을 추진한다. DVM-MPH는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다수의 수의과대학이 운영하는 교과과정으로, 수의대 재학 중 보건학석사과정의 일부 혹은 전체과정을 병행하는 형태다. 관련 분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다.
한 학장은 “서울대 보건대학원의 관심도 높다. 관련 협의를 구체화하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동물병원의 경우 병원장(김완희)에게 실질적인 운영권을 부여하는 한편, 종양치료센터 운영 등 병원과 연계한 임상연구 활성화에 나선다. 동물병원에 최신 진료장비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과제다.
서울대 수의대의 사회적 역할도 강화한다. 국가정책연구나 인수공통감염병, 동물진료 등 사회문제에 대한 싱크탱크로서의 활동도 확충할 계획이다.
한호재 신임 학장은 “서울대 수의대는 2019년 미국수의사회 교육인증을 획득하고 아시아 수의학 교육을 선도하고 있다”며 “교육과 연구의 혁신, 내실화를 통해 미래를 선도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수의학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호재 학장은 1993년 전남대 수의대에 임용된 후 2011년 서울대 수의대로 합류했다. 줄기세포, 세포치료제, 바이오장기 이식 원천기술 등을 주로 연구하며 333편의 SCI 논문과 11편의 국내외 저서를 집필했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2010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출됐고 국내외 학술지 6종의 편집위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연구재단,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등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전남대에 이어 서울대에서도 BK21 사업단장을 맡아 연구역량 강화와 후임 연구자 양성에 기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