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의인물사전 118. 아널드, 존(Arnold, John Phillip 1911~2012). 아이오와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 졸업, 미네소타에서 동물병원 개원, 미네소타수의과대학 교수, 미네소타프로젝트로 방한, 1년간 서울대 수의대에서 강의, 미네소타수의사회장
1911년 2월 5일 미국 미네소타 주 패러보 카운티 엘모어에서 태어났다. 1944년 6월 6일 마거릿 헤이즐(Margaret Hazel Crom Arnold)과 결혼하였다.
1941년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하였고, 1948년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미네소타 주 블루밍프레리(Blooming Prairie)에서 개원(대동물 임상)하였다. 이어 아이오와대학교 전임강사와 조교수를 역임하였고 미네소타 주 모라(Mora)에서 다시 동물병원을 개원하였다. 1950년에 미네소타 수의과대학 전임강사로 임용되어 1957년에 교수가 되었다.
1956년부터 1971년까지 수의과대학 수의외과학 및 방사선학 주임교수로 있었으며 동물병원장을 역임하기도 하였다. 그가 한국에 처음 온 날짜가 4.19혁명 이후 민주당 집권기인 1960년 7월 31일이므로 미네소타 수의과대학에서 수의외과학 및 방사선학 주임교수로 있을 때였다. 당시 국제협력국(ICA, 미 국무성 산하 기관으로 1955~1961년에 한국 원조 주관)과 미네소타대학교 간의 계약으로 서울대학교를 위한 인적 지원 프로젝트(의학, 수의학, 농학, 공학)가 진행되었다. 이를 흔히 “미네소타 프로젝트(Seoul National University and University of Minnesota International Cooperation Administration Project)”라 하였다. 미네소타 프로젝트에 따라 우리나라에 온 그는 입국 후 정확하게 1년 동안 체류하고 5.16군사정변 직후인 1961년 7월 30일에 출국하였다.
그의 방문 목적은 수의과대학 발전을 도와 수의학이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로 미네소타대학교를 방문한 정창국 교수의 석사 과정 지도교수이기도 한 그는 귀국 후에도 몇 차례 한국을 방문하였다.
그는 1년간 체류하면서 수의외과학 강의(김상남 교수 통역)와 임상실습을 비롯한 임상 전반, 수의과대학의 시설물 이용과 설계, 교과과정과 교수법 등에 관해 조언하였다. 《대한수의사회지》(4권 4호, 1960년 12월호)에 「최근 미국에서의 외과적 수술법」이란 글을 투고하기도 하였다.
1961년 7월 미국으로 돌아가기 직전 70쪽에 이르는 보고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최종 보고서 겸 권고안(College of Veterinary Medicine,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Korea: Final Report and Recommendations)」을 남겼다.
당시는 5.16군사정변 직후였고 군부에서는 종로구 연건동에 있던 수의과대학을 수원으로 이전하는 안이 대두되었는데, 보고서에는 “수의과대학은 현 위치에 두어야 하고, 동물병원 예산 지원을 하여야 하고 정규 직원(full-time staff)이 다른 직업(부업)을 갖지 않도록 적절한 보수를 지급하라. 정규직 교수의 주당 강의 의무 시간을 10시 간으로 완화하라. 교수 수를 증원하라. 전력 공급(당시에는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았음)을 늘려라.” 같은 권고 사항이 실려 있다. 또한 1960년 기준, 한우는 1,010,235두인데 유우는 866두라고 소개하고 있어 낙농을 생각하지 못한 시기였음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1년 동안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 파견된 것 외에 콜롬비아 보고타 수의과대학의 자문교수로 근무하기도 하였다. 1973년부터 1976년 정년에 이르기까지 동물자원연구소(Animal Resource Facilities)의 소장직을 맡기도 하였다.
1976년 정년퇴임하여 교수직을 떠난 후 미네소타수의역사박물관의 큐레이터로 활약하였으며, 미네소타 주의 수의 역사(1893~1993)를 기록한 『진보의 100년(One Hundred Years of Progress)』(1994)을 미네소타 수의과대학 교수 하워드 컨캠프(Howard C. H. Kernkamp)와 함께 저술하기도 하였다. 이 책 저술과 수의역사박물관 큐레이터 활동을 치하하기 위하여 2011년 미네소타대학교는 “우수공로상(Outstanding Service Award)”을 그에게 수여하였다. 미네소타 수의사회장과 미네소타 임상수의학회장을 역임하였고, 미국수의사회, 미국수의역사학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 2012년 2월 8일 미네소타 주 화이트베어레이크(White Bear Lake)에서 101세에 작고하였다. 글쓴이_양일석
*이 글은 한국 수의학 100여년 역사 속에서 수의학 발전에 기여를 한 인물들의 업적을 총망라한 ‘한국수의인물사전’에 담긴 내용입니다. 대한수의사회와 한국수의사학연구회(회장 신광순)가 2017년 12월 펴낸 ‘한국수의인물사전’은 국내 인사 100여명과 외국 인사 8명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요, 데일리벳에서 양일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를 비롯한 편찬위원들의 허락을 받고, 한국수의인물사전의 인물들을 한 명 씩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