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가습기살균제 피해기록 `끝에서 시작하다`

사회적참사특조위, 반려동물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례집 발간..피해보호자 심층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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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참사특조위가 반려동물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다룬 영상 ‘끝에서 시작하다’ 중 캡쳐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반려동물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례집 ‘끝에서 시작하다’를 발간했다. 사례집에는 특조위가 2020년까지 수집한 반려동물 피해사례와 보호자의 심층 인터뷰를 담았다.

특조위와 한국수의임상포럼 연구진이 파악한 반려동물 가습기살균제 피해사례는 2006년부터 시작된다.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원인미상의 폐질환이 유행한다는 보고가 의학계에 나온 것도 2006년이다. 2011년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기 전이다.

연구진은 사례집에서 “사람이 먼저인지 동물이 먼저인지 무엇을 선택하든 대답은 잘못됐다. 질문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원헬스 개념을 강조했다. 동물과 사람을 따로 보면서 참사를 조기에 막을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40가구 98마리의 반려동물 사례를 확인했다. 심한 호흡곤란과 빈호흡을 동반한 폐질환 등 사람 피해환자와 마찬가지 양상이다.

특조위가 수행한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모 정밀추산 연구’에서 1994년부터 2011년까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사람은 약 627만명으로 추산됐다. 2019년 기준 만19세~69세 인구의 16.6%에 해당된다. 이중 10%인 67만명 건강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추산된다.

2010년 검역본부 조사에서 추산한 반려동물 숫자는 약 520만마리다. 여기에 사람의 피해규모를 대입하면 약 1만마리가 가습기살균제로 건강에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근거가 부족한 외삽이지만, 적어도 특조위 연구진이 파악한 것 외에도 숨겨진 반려동물 피해사례가 많을 것이란 추정은 가능하다.

연구진은 피해사례 신고자들 중 8가구 9명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은 최대 4년 넘게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면서 강아지와 고양이 25마리를 떠나보냈다.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드러난 2011년 이전에 원인모를 질환으로 반려동물이 사망하면서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

게다가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공론화된 이후에는 ‘가습기살균제를 쓴 자신의 탓’이라는 자책감에 시달리면 펫로스 증후군이 반복됐다.

사례집에는 이들이 경험한 반려동물 환자의 피해와 상실감, 문제의식이 절절하게 담겨 있다.

연구진은 “사람 곁을 지키던 반려동물도 함께 아팠고, 그 동물과 함께한 사람들의 마음 역시 가족을 잃은 것처럼 아팠다”며 “우선순위를 정하는 계산을 멈추고 아파하는 존재를 보듬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례집 ‘끝에서 시작하다’ 전문은 사회적참사특조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반려동물 가습기살균제 피해기록 `끝에서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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