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베시아 캐니스 국내 첫 감염 보고‥새 병원체 유입됐나
기존 바베시아 깁소니와 치료법 달라..진드기 매개 감염증 다양화
국내 반려견에서 대표적인 진드기 매개 질환은 바베시아 감염증이다. 바베시아 중에서도 국내에 없었던 새로운 아종인 바베시아 캐니스(B. canis)가 최근 검출돼 주목된다.
동물검사 의뢰기관 팝애니랩과 제주대 수의대 윤영민 교수팀, 검역본부 조윤상 수의연구관에 따르면 국내에서 바베시아 캐니스가 검출된 것은 지난 7월말이다.
당시 전라도 지역에서 진드기에 물린 뒤 빈혈 증상을 일으킨 반려견에서 바베시아 감염이 확인됐다.
바이오노트社에서 개발한 현장용 분자진단장비의 Babesia gibsoni/canis 동시진단키트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Babesia canis가 확인되었다.
특히 팝애니랩에서 실시한 실험실 검사 및 현장진단용 유전자 검사(realtime-PCR)에서 B. canis 양성이 확인됐다. 추가적으로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B. canis에 속한 Babesia canis vogeli 종으로 확인됐다.
국내 반려견 바베시아 감염증에서 B. canis vogeli에 의한 감염은 이번이 첫 보고다.
깁소니보다 큰 캐니스 감별해야
추천 치료제 다르지만..국내서 구하기 어려워
바베시아는 국내 반려견의 대표적인 진드기 매개 감염증이다. 발생이 늘어나는 가을철에는 진드기 매개 의심 빈혈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바베시아로 진단될 정도다. 그간 이들 바베시아는 모두 바베시아 깁소니(B. gibsoni)였다.
이번 바베시아 캐니스 감염증 환자는 빈혈뿐만 아니라 고열, 혈압상승, 혈소판 감소증 등의 증상을 보였다.
바베시아 캐니스로 진단된 이후 메트로니다졸·클린다마이신·독시사이클린 등의 병합투약 치료를 시도했고, 다행히 양호한 예후를 보였다.
수일 내에 빈혈 증상이 호전됐고, 감염확인 후 1개월이 지나 바베시아 음성 전환이 확인됐다.
천두성 팝애니랩 대표는 “바베시아 캐니스는 필리핀·일본 등 아시아지역과 유럽·미국 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지만 국내에서의 감염 보고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바베시아 캐니스의 국내 추가 발병 및 유행 여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바베시아 깁소니와 대형 원충인 바베시아 캐니스는 치료법부터 다르다. 두 원충의 감별이 필요한 이유다.
통상적인 바베시아 깁소니 감염증은 Diminazene ateturate 주사제나 아토바쿠온·아지스로마이신 투여, 메트로니다졸·클린다마이신·독시사이클린(MCD)의 병합 투약 등으로 치료한다.
반면 바베시아 캐니스 치료에는 imidocarb 제제가 추천되지만,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약물이라는 점도 문제다.
윤영민 교수는 “이번 증례에서는 MCD 치료법에 반응한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치료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효과적인 약물의 공급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유사증상을 보이는 환자에 대해서는 감별진단을 실시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