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4년 차를 맞이한 가축질병치료보험 시범사업에 대한 만족도는 얼마나 될까? 시범사업 지자체 중 하나인 청주시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대동물 수의사 13명 중 7명 ‘긍정’ 4명 ‘중간’ 2명 ‘부정
정삼용 협성동물병원장이 8일(화) 열린 한국소임상수의사회 2022년 임상컨퍼런스에서 ‘가축질병치료보험’을 주제로 발표했다.
가축질병치료보험은 소 사육농가의 질병치료비를 보장하는 보험이다. 사람의 실손보험처럼, 보험에 가입한 농가가 수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치료비를 지불한 뒤, 보험사로부터 자기부담금을 뺀 보험금을 받는 형태다.
송아지에서 4종, 비육우 8종, 한우번식우 28종, 젖소 7종의 질병·진료행위를 보장하는데, 송아지 설사병 10만원, 난산처치 15만원, 제4위 전위술 25만원 등 보상한도액이 설정되어 있다. 야간, 휴일의 경우 30% 할증이 적용된다.
1년마다 가입해야 하는 소멸성 보험이며, 소 1마리당 하루에 최대 1번만 보상받을 수 있다.
농장은 중앙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보험금 보조를 받는다. 기본적으로 보험료의 50%는 국비가 부담한다. 지자체별로 조금 차이가 있지만, 지자체 지원(30%)에 축협의 지원(10%)이 더해지면, 실제 농가의 보험료 자부담은 10% 수준이다.
가축질병치료보험은 현재 충북 청주, 전남 함평 등 일부 기초지자체에서 시범사업을 운영 중이다. 2024년까지 시범사업을 거쳐 2025년 전국으로 확대 시행될 예정인 만큼, 시범사업의 성과가 중요하다.
정삼용 원장(사진)은 이날 컨퍼런스에서 청주시에서 실시한 ‘소질병보험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청주시는 가축질병치료보험 시범사업을 시행 중이며, 약 1천여개 농가 중 210개 농가가 질병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수의사와 농가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설문조사에는 청주시에서 대동물 수의사로 활동 중인 16명 중 13명이 참여했는데, 60세 이상이 6명, 5~60세가 3명, 50세 이하가 7명이었다.
수의사 13명 중 7명은 가축질병치료보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농가의 진료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수의사를 조기에 불러 질병치료가 빠르고, 농가의 자가치료가 감소한다는 이유가 컸다.
수의사의 진료 건수가 늘어나는 점도 긍정적이다. 실제 청주시 대동물 수의사 16명 중 5명은 가축질병치료보험 제도가 시행된 이후 개업했다.
반면, 중간(4명), 부정(2명) 평가를 한 수의사들은 일부 농가의 비협조와 보험회사와의 소통 부재, 스마트진료기록 작성의 불편함 등을 이유로 꼽았다.
현재 소 질병별로 정해진 보상한도액(수가)은 2018년 제도 시행 이후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았다. 적어도 물가상승률은 반영되어야 하지만, 보험회사와 협조가 잘 안된다는 게 소 임상수의사들의 지적이다.
농가의 만족도는 수의사보다 더 높았다. 수의사 13명이 판단한 가축질병치료보험의 농가 만족도는 긍정 8명, 중간 5명, 부정은 0명이었다.
소 사망률이 감소하고, 진료비 부담이 줄며, 자가진료의 감소로 약물오남용이 줄어드는 것이 농가 입장에서 보험제도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였다.
소 사육두수가 많아 보험료 부담이 크고, 자가진료가 만연한 대규모 농가를 제외하면 농가 입장에서 나쁠 게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임상수의사회가 가축질병치료보험 컨트롤타워 돼야”
임영철 한국소임상수의사회 명예회장은 “가축질병치료보험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가치료 감소를 통한 약물오남용 방지와 질병 예찰을 통한 방역 강화 및 질병 발생 감소”라며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정부 담당자가 지속적으로 바뀌고 있어 문제”라며 “한국소임상수의사회가 컨트롤타워가 돼서 가축질병치료보험 전국 확대에 큰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