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야생조류 행동반경 내 가금농장, 고병원성 AI 발생위험 3배 높다
UC DAVIS·검역본부, 철새 GPS 위치정보 기반 행동반경-농장AI 역학연구 결과 발표
UC DAVIS 수의과대학과 농림축산검역본부 역학조사과 공동연구진이 국내 야생철새 행동반경과 가금농장 고병원성 AI의 시공간적 연관성에 관한 역학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야생철새의 행동반경 내에 위치한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할 위험이 3~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Fine‑scale tracking of wild waterfowl and their impact on highly pathogenic avian influenza outbreaks in the Republic of Korea, 2014–2015)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 온라인판에 10월 29일 발표됐다.
연구진은 대표적인 겨울철새인 쇠오리,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344마리의 행동반경을 2013년부터 2016년까지 GPS 추적정보를 바탕으로 추정했다.
2014년초부터 2015년말까지 가금농장에서의 H5N8형 고병원성 AI 발생정보와 위 철새 행동반경의 연관성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고병원성 AI가 유행하는 시기에 야생조류의 행동반경 내에 위치한 가금농장에서 AI가 발생할 위험이 서식구역 밖에 비해 3~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기별로는 월동 직후 봄철 이주시기에 주목했다. 월동을 마친 철새가 중국 동북부나 러시아로 이주하는 2~3월에 해당된다.
야생조류가 월동기(12월~1월)에는 비교적 좁은 범위에서 먹이활동을 하며 지내다가, 봄철 이주시기에 활발히 이동하면서 행동반경이 크게 확장된다는 것이다.
이때 철새의 넓어진 행동반경 내에 많은 가금농장이 포함되면서 고병원성 AI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야생조류 중 텃새화되어 국내에 머무는 일부 개체들도 국외 이주하는 동종의 철새와 유사하게 이동충동(Zugunruhe)에 의한 행동반경증가를 보인다는 점을 지목했다.
이동충동으로 국내 단거리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가금으로의 바이러스 전파범위도 넓어진다는 것이다.
축종별로는 닭에 비해 오리농장의 고병원성 AI 발생 위험이 3배 이상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H5N8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오리류에서 낮은 폐사율과 높은 전염력을 보였던 것, 닭 사육농장에 비하여 오리 사육농장의 차단방역 수준이 낮았던 것, 그리고 주요 야생조류 월동지 주변에 오리 사육농장이 더 많이 위치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됐다.
지금까지 겨울철새→오리→닭으로 이어지는 고병원성 AI의 가금농장 확산의 연결고리를 주목해 왔지만, GPS 데이터에 기반해 국내 주요 야생조류의 서식구역과 가금농장 고병원성 AI 발생의 연관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발표한 역학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물새류 야생조류와 오리농장과의 접점이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감염을 증폭시키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고, 이어서 농장간 수평전파를 통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며 “가을철에 야생조류와 오리농장을 대상으로 한 위험도기반 예찰을 강화해야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의 유입 및 농장에서의 발생을 조기에 포착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