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방역 문제는 농장에 숨겨진 비용을 발생시킨다˝
검역본부, 2021 국제 수의역학 워크숍 개최..농장 차단방역, 디테일 강조
농림축산검역본부가 9월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국제 수의역학 워크숍을 개최했다.
2013년 시작되어 올해로 9회차를 맞이한 워크숍은 ‘재난형 동물질병 예방을 위한 농장 차단방역 포인트’를 주제로 국내외 연자들의 온라인 녹화 강연이 이어졌다. 소, 돼지, 닭 축종별로 농장단위에서 실천해야 할 차단방역 수칙과 중점 사항을 소개했다.
“질병방역 문제는 농장에 숨겨진 비용을 발생시킨다”
네덜란드 와게닝겐대학 경제연구소의 돼지생산경제학자인 로버트 호스테 박사는 한국의 낮은 양돈생산성 원인 중 하나로 질병 문제를 꼽았다.
한국 양돈농가의 모돈당 연간출하두수(MSY)는 평균 17두로 네덜란드(29), 덴마크(31), 브라질(27) 등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사료요구율도 상대적으로 높아 생산비용도 더 많이 든다.
호스테 박사는 “질병문제는 일당증체량 감소, 높은 치사율, 낮은 사료효율로 이어진다. 도축장이 아닌 농장에서 죽은 돼지는 손실”이라며 “아픈 동물은 도축 품질도 저하되고, 지속가능성이나 여론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항생제 사용을 저감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도 질병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한국에서 축산물 톤당 사용된 동물용 항생제량은 중국에 이은 전세계 2위에 달했다.
호스테 박사는 농장이 질병 차단방역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표준화된 평가체계와 벤치마크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농장의 차단방역수준을 점수화하고, 이를 다른 농장이나 평균치와 객관적으로 비교하여 개선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설비 작업자의 안전화, AI 살처분시 날리는 깃털..위험은 디테일에 있다
“차단방역은 불편함 참는 것..작업자의 사명감에 달렸다”
국내 연자들은 차단방역을 위해 농장이 주목해야 할 핵심포인트를 소개했다.
이승윤 한별팜텍 원장은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돼지유행성설사병(PED), 돈적리 등 각종 병원체별로 유입 위험경로를 지목했다.
샤워, 환복, 장화 갈아신기 등 기본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 농장 직원으로 인한 병원체 유입 가능성은 낮지만 병원체에 감염된 돼지나 정액을 구입하거나, 출하차·분뇨차 출입, 설비공사 작업자 출입 등 외부요인에 유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위험요인은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농장 직원은 돈사에 출입할 때 장화를 갈아 신더라도, 여러 농장을 돌아다니는 설비 작업자의 안전화는 하나다.
농장 인원이 부족해 출하차 기사가 돼지 몰기를 도와주면, 출하차 운전석에 있던 병원체가 농장 내부로 노출된다.
한국양계TS 김점주 소장은 산란계 농장의 고병원성 AI 취약점과 차단방역 주안점을 강연했다.
닭과 계란이 자주 오가고 백신접종, 계사청소 등 외부인력출입이 잦은 산란계 농장은 고병원성 AI에 취약하다.
김 소장도 디테일에 초점을 맞췄다. 외부출입과 계사를 구분하는 동선관리부터 쥐 등의 출입을 최소화하는 틈새 관리, 야생조류 퇴치 설비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농장의 모든 직원이 차단방역 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농장 자체적인 차단방역기준안을 별도로 마련하고, 눈에 보이는 곳에 명시하며, 지속적으로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차단방역 업무에는 책임자와 담당자를 별도로 지정해 운영해야 한다는 점도 지목했다.
고병원성 AI 발생시 지역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살처분 방향도 제시했다.
대형 산란계 농장은 환기량이 커 AI 발생 대응이 조금만 늦어져도 바이러스에 오염된 분진이 다량 배출된다. 매몰은 천천히 진행되더라도 바이러스와 깃털, 분진 배출을 줄이기 위해 안락사는 최대한 신속히 실시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점주 소장은 “차단방역은 불편함을 참아내는 것이다. 모든 작업자의 의지, 사명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2021 국제 수의역학 워크숍은 오늘(10/1) 오후까지 녹화방영된다. 워크숍 내용은 추후 재편집을 거쳐 검역본부 나라배움터에 제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