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방역수의사 미달 지속, 수의장교는 ‘0명 임관’ 초유의 사태

현역 대비 떨어진 매력 높여야..복무기간 단축 필요


27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공중방역수의사 미달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임용될 공중방역수의사는 102명이다. 전년(103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2023년부터 3년 연속 정원(150명)을 채우지 못했다.

공중방역수의사 미달이 확실시된다는 전망을 이용한 역종분류 회피도 더욱 극심해졌다. 올해 수의장교는 단 한 명도 뽑지 못했다.

역종분류 회피를 차단하기 위해 차기부터는 기존 수의사관후보생 외에 추가적인 모집에도 역종분류가 적용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의장교 선발을 피하기 위해 공중방역수의사 지원까지 포기하고 현역을 선택하는 비중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한공중방역수의사협회(대공수협) 김민성 회장은 3월 20일(목)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열린 대한수의사회 산하단체 간담회에서 올해 임용될 공중방역수의사가 102명이라고 전했다.

2023년(127명), 2024년(103명)에 이어 3년 연속 정원을 채우지 못한 채 감소세가 이어졌다.

2022년에는 149명으로 정상 충원됐는데, 이들이 다음달 소집해제된 후 대체할 인력은 102명으로 크게 줄었다. 그만큼 공중방역수의사 부족 문제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전국 시군과 동물위생시험소, 검역본부에 복무하는 공중방역수의사는 통상 3개 기수 450명 수준이었지만, 미달 사태가 이어지면서 올 4월 이후로는 332명에 그치게 된다. 결원 규모가 더 커진 셈이다.

공중방역수의사 미달은 현역병 처우개선과 맞물리며 심해졌다. 현역병 급여와 복무환경이 나아지면서 18개월인 현역병과 37개월인 공중방역수의사의 복무기간 차이가 두드러졌다. ‘수의병처럼 전공을 살려 복무하면 현역병도 할 만하다’는 인식이 남학생들 사이에서 확산됐다.

이 같은 문제는 수의장교에 더 심한 영향을 끼쳤다. 수의장교는 공중방역수의사보다 실질 복무기간은 더 긴 반면 처우는 더 낮기 때문이다.

수의장교와 공중방역수의사의 복무기간은 3년이지만 장교 쪽이 훈련을 더 오래 받는다. 실질 급여 격차도 월 100만원가량에 달한다. 민간인인 공중방역수의사와 달리 군인이라는 점도 제약으로 작용한다. 남학생들이 공중방역수의사보다 수의장교를 더 기피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도 이날 간담회에서 “병장 월급도 200만원이 넘는데 수의장교 처우는 개선되지 않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중방역수의사와 수의장교는 수의사관후보생 중에서 선발된다. 역종분류 과정를 통해 수의장교를 먼저 뽑고, 나머지가 공중방역수의사로 배치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공중방역수의사 미달이 확실시되자 학생들은 수의장교 선발을 회피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역종분류를 우회했다. 본과 4학년에 진행되는 역종분류 전에 수의사관후보생 신분을 먼저 포기한 후 수의사 국가시험을 치르고, 1~2월경 진행되는 공중방역수의사 추가모집에 지원하는 방식이다. 공중방역수의사 전체 지원이 미달이니 추가모집에 100% 합격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이 같은 편법은 2023년부터 대세를 차지했다. 당시 2024년초 임관·임용을 앞둔 수의사관후보생 168명 중 127명이 중도포기했다. 다수가 포기하긴 했지만 당시 충원해야 할 수의장교 인원수보다는 많이 남아 있어 장교 충원에 문제가 발생하진 않았다.

하지만 2024년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2024년에는 아예 수의사관후보생 전원이 역종분류 전에 이탈했다.

전년도 역종분류에 남아 있던 후보생 대부분이 수의장교로 선발된 사실이 공유되면서 ‘역종분류를 회피하지 않으면 수의장교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인식이 후보생들 사이에서 자리잡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수의장교는 따로 지원한 단 1명이 선발되는데 그쳤지만, 그 마저도 군사교육 과정에서 중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의장교 임관자가 0명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다만 이 같은 편법은 올해부터 차단될 전망이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 임관·임용될 수의장교 및 공중방역수의사부터 현역병 입영대상자의 경우 수의장교로만 지원할 수 있고, 공중방역수의사에 직접 지원하는 것은 금지된다.

수의사관후보생을 포기했더라도 공중방역수의사가 되고 싶다면, 우선 수의장교에 지원한 후 역종분류를 거쳐 수의장교로 선발되지 않은 경우에만 공중방역수의사로 분류될 수 있다. 굳이 수의장교를 회피하고 공중방역수의사가 되기 위해 후보생 신분을 포기할 필요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김민성 회장은 “올해 본과 4학년부터는 내년 추가모집 지원자에 대해서도 역종분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면서 “이로 인해 공중방역수의사 지원자에도 변동이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역종분류 회피를 차단한다 해도 현역과 대비해 매력이 떨어진 공중방역수의사와 수의장교의 문제는 그대로라는 것이다. 올해 결원이 내년 수의장교 선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요인이다. 수의장교를 회피하려는 인식이 커지면 공중방역수의사의 결원 규모도 더 커질 수 있다.

때문에 수의장교 급여의 실질 금액을 높이고, 현재는 복무기간에 산입되지 않은 훈련기간을 산입하도록 병역법을 개정해 공중방역수의사와 수의장교 간의 복무기간 차이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공중보건의사 등 타 대체복무와 연계한 복무기간 단축도 핵심과제로 꼽힌다. 현행 3년에서 2년으로 줄여 현역과의 차이를 좁혀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임용되는 19기 공중방역수의사는 4월 7일부터 2028년 4월 6일까지 3년간 복무할 예정이다.

공중방역수의사 미달 지속, 수의장교는 ‘0명 임관’ 초유의 사태

Loading...
파일 업로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