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스토리:NGO 수의사가 되기까지] 라오스에서 활약 중인 박용승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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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면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 먼저 경험해본 사람의 의견을 듣곤 합니다. 누군가가 걸어간 발자취는 다른 누군가의 앞을 밝히는 등불이 될 수 있습니다.

데일리벳 학생기자단 11기는 데일리벳의 좋은 영향력을 살릴 수 있도록 선배가 후배에게 자신이 걸어온 길을 진솔하게 전달하는 [벳스토리: OOO이 되기까지]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벳스토리 프로젝트에서 11기 학생기자단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국제 개발 분야에서 수의사는 동물 질병 연구 및 예방, 국가 간 전염병 확산 방지 등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라오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용승 수의사는 라오스의 수의학 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벳스토리 4번째 주인공 박용승 수의사(사진)를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만났습니다.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라오스에서 수의사로 일하고 있는 박용승이라고 합니다. 현재 저는 라오스에서 아내인 김은옥 수의사와 함께 동물병원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굿파머스 지부장, 국경없는수의사회 라오스 지부장, 농촌진흥청 KOPIA 축산 자문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건국대 수의대와 라오스 국립대 수의대가 MOU를 맺으면서 건국대 특임교수로서 라오스 국립대에서 강의와 실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라오스에서 수의사를 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대학교를 다니면서 같은 과 후배를 만나서 결혼했습니다. 연애를 하면서 한국에서 배운 수의학을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에 쓰면 좋겠다고 함께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을 구체화하기 위해 여러 교수님들을 찾아 뵈었는데, 그 중 한 분이 “누군가를 도와주려고 하면 전문성이 필요할텐데, 그러려면 최소 10년은 해당 분야에서 일을 해야하지 않겠냐”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졸업 후 10년동안 한국에서 수의학 지식을 쌓았습니다. 저는 산업동물 분야에서 일을 했고, 아내인 김은옥 수의사는 소동물 분야에서 10년 간 일을 한 후 라오스로 오게 되었습니다.

여러 나라 중 라오스를 선택했던 이유는 라오스의 열악했던 현지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라오스에 처음 온 것이 2010년이었는데요, 당시만해도 라오스에는 수의과대학도 없었고 외국 출신 수의사 몇 명과 축산대 졸업생들이 수의학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리고 그 해에 라오스에 전염병이 많이 돌아 가축이 많이 죽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라오스에서 만난 사람들이 수의사가 필요하다라는 이야기를 저에게 했고, 그 이야기를 듣고 라오스에 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Q. 2015년에 데일리벳에서 인터뷰(보러가기)를 하셨는데, 그 후로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네요. 그간 라오스에서 활동하시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첫번째 인터뷰를 진행했던 당시에는 수도인 비엔티안 시내에 동물병원이 20여개가 있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50개 이상으로 늘어났고요, 비엔티안 시내 동물병원은 원래 X-ray도 없던 수준에서 지금까지 많은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비엔티안을 벗어나면 제대로 된 동물병원을 찾아보기 어렵기는 합니다. 아주 큰 도시에 한두 군데가 있고, 외곽 시골에서는 동물병원을 운영하기 어려운 현실이고요.

가장 큰 변화는 라오스 내 수의과대학에 관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2015년에 수의과대학이 정식으로 출범하여, 2020년에 처음으로 6년제 DVM이 배출되었습니다. 6년제 졸업 수의사가 배출되기 시작한 지금, 라오스 국립대 수의대에서는 ‘어떻게 양질의 6년제 수의사를 배출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죠.

저 또한 옛날부터 수의과대학을 돕고 싶었고,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를 위해 얼마 전 건국대 수의대 바이오필리아와 라오스 국립대 수의대의 합동 봉사도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수의사로서 라오스 농민들이 건강하게 가축을 기를 수 있도록 수의학과 학생들을 교육시키는 일 또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제약회사나 KOICA 프로젝트 등을 라오스 국립대 수의대와 함께 진행하고 있죠.

 

Q. 이 일을 선택하기에 있어 영향을 받은 선배가 있으신가요?

이런 형태의 일을 한 선배는 제 주변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웃음). 학교를 다니고 졸업하고, 연애를 하면서 꿈을 키워서 이런 삶을 살게 된 것 같아요.

 

Q. 이 일을 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 순간이 있다면?

저는 예전부터 남을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남에게 관심 없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네요. 그래서 10년 동안 달려왔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수의학을 배웠고, 그것을 통해 라오스를 도울 수 있는 지금 상황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닐 때와 현재 라오스가 비슷한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라오스에 있다 보면 옛날에 배우고 싶었는데 못 배우고 했던 아쉬워했던 제 모습과 겹쳐 보여서 라오스 수의대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회를 얻은 학생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함께 기쁩니다.

또 라오스 국립대 수의대 교수님들을 보면, 성장하고 싶은데 재정적 지원이 없고, 기회가 적어 아쉬워합니다. 그 부분을 제가 어딘가에서 끌어와서 채울 수 있고, 그런 기회를 통해 학교가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를 통해서 어려운 상황을 딛고 조금 더 성장하는 학생들과 학교를 볼 때마다 이 일을 하기 잘했구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NGO를 하게 되면서 점점 할 수 있는 활동의 규모가 커졌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돕고 싶은 마음만 있고, 여러 한계에 부딪혀 그러지 못할 때가 많았는데, NGO를 하면서 상당 부분 해결이 되고 있습니다.

학교 이외에도 동물병원 등 여러 분야에서 필요한 곳에 도움을 연결해 줄 수 있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지금도 그런 일을 하고 있고, 아마 당분간은 그런 일들이 주된 일이 될 것 같습니다.

 

Q.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저도 처음에는 지금 하고 있는 NGO 일을 할 거라고 생각을 못했어요. 국제 개발 관련 일은 수의사들에게 생소하기도 하고, 수의사가 국제 개발에 관여하고 있는 분들은 거의 없어요.

하지만 특히 축산 분야에 있어서 수의사는 전문가이고, 이쪽 분야도 수의사가 많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임상 분야와 비교하였을 때 소득의 차이가 크다는 점이지만, 이 일을 통해 기뻐하고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해 볼만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꼭 국제 개발뿐만 아니라, 수의학은 정말 많은 곳에서 쓰이고 필요로 하는 학문입니다. 우리가 너무 수의학을 편협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다면, 수의사라는 면허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으니,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뭘까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본인의 이야기를 한 단어 또는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동행”입니다.

저는 어디 가서 무슨 일을 하고 살아가든 내가 그 사람을 도와준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같이 한 번 해보자‘라고 생각을 하고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함께 일을 하며 상대방을 높여주고 이끌어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백주현 기자 backzoo2000@naver.com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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