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모판폐쇄부전 개에서 피모벤단 고농도 지속 투약, 심근 부작용 가능성
KASMINE 동물심혈관신장센터 이준석 원장, 유럽수의내과학회서 관련 연구결과 발표
KASMINE 동물심혈관신장센터 이준석 원장이 개 승모판폐쇄부전 환자에서 고농도 피모벤단 처방의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유럽수의내과학회(ECVIM)에서 발표했다고 11일 전했다.
말기 심부전 환자가 아님에도 피모벤단을 고농도로 장기간 투약할 경우 오히려 심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피모벤단(Pimobendan) 제제는 승모판폐쇄부전 등 울혈성 심부전의 치료제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개에서 체중 kg당 하루 0.2~0.6mg을 투약하는 것이 권장 용량이다.
급성 폐부종이나 말기 난치성 심부전 환자에 대해서는 권장용량보다 더 높은 농도로 처방하는 경우도 있는데(off-label), 국내 일각에서 말기 이전의 환자에도 오프라벨 고농도 투약이 남용되고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지적이다.
연구진은 “이미 피모벤단 제제를 투여하고 있던 내원 환자 중에서 1.0~3.0mg/kg/day를 넘는 경우가 매우 많았다”며 “아무리 심부전 말기라고 해도 중독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높은 용량”이라고 우려했다.
연구진은 승모판폐쇄부전을 앓는 반려견 환자들 중 권장용량(0.4~0.6mg/kg/day)이 투약된 대조군 12마리와 과용량(0.9~2.7mg/kg/day)이 투약된 실험군 8마리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60일~345일간 과용량의 피모벤단이 투약된 실험군에서 심근 독성을 시사하는 심장 트로포닌 I(cTnI)의 혈중농도가 유의적인 상승을 보였다. 아울러 심전도 상에서 심근의 허혈성 변화를 지시하는 QTc 간격의 증가도 관찰됐다.
이 같은 실험결과를 토대로, 카플란-메이어 생존분포를 활용해 중앙생존기간(median survival time)을 비교한 결과 대조군(210일)에 비해 실험군의 생존기간은 약 절반 수준(116일)에 그쳤다.
이준석 원장은 “그동안 국내에서 ‘무조건 안전하다’고 알려졌던 고농도 피모벤단을 장기간 투약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한 결과”라며 “고농도 피모벤단 처방이 드문 해외에서도 관련 부작용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연구결과가) 좋은 학술적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이준석 원장은 일본 니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일본 동물선진의료연구소(JASMINE) 수석연구원을 역임했다.
최근 성남에 JASMINE과 연계한 KASMINE 동물심혈관신장센터를 개원해 심혈관·신장 내과진료와 심장중재시술 등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