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의인물사전 25. 김화식(金和植, 1933~1993). 경북대 수의학과장, 경상북도수의사회장, 대구시수의사회 초대회장, 경북대 수의학과 동창회장
본관은 경주(慶州)이며 1933년 10월 17일 경상북도 안동군 풍산면 매곡리에서 김락기(金洛基)와 남숭이(南崇伊)의 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고향의 풍국초등학교와 안동농림중학교를 거쳐 1954년 안동농림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경북대학교 농과대학 수의학과에 입학하여 1958년에 졸업했다. 이어서 경북대학교 대학원 수의학과 석사 과정에 입학하여 1960년에 대학원 정규 과정을 수료하고 「모노플루오로아세트산나트륨(sodium monofluoroacetate, Compound 1080) 중독에 관한 가토의 병리해부학적 연구」라는 논문으로 수의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석사 과정을 이수하자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 박사 과정이 신설되어 수의학과 박사 과정에 입학하게 되었으며 1972년 2월 26일 「닭 순환 임파구 내에 출현하는 아주르친화성(azurophil) 과립의 동태에 관한 전자현미경적 연구」라는 논문으로 수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이 당시에는 박사 학위를 국내에서 취득하기가 매우 어려웠으며 연구 업적이 두드러지거나 박사 학위 과정을 거쳐야만 논문을 제출할 수 있었다.
4.19와 5.16을 거치면서 박사 과정을 1년 수료했고 징집 연령을 초월한 자에게 해당되는 당시의 국토건설대에서 1962년 4월 15일부터 1962년 12월 31일까지 약 8개월간 위생병으로 복무하였다. 군복무를 마치고 1963년 1월 7일 경북대학교 농과대학 수의학과에 조교로 발령된 뒤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를 거쳐 1972년 2월 1일 교수로 승진하였다.
교내에서 수의학과장과 대학원 위원을 겸임했고, 교외에서는 경상북도 수의사회장, 대구직할시 초대 수의사회장, 경북대학교 농과대학 수의학과 동창회장 등을 역임했다.
학술 활동으로는 석·박사 학위 논문을 비롯해서 10여 편의 논문을 남겼으며, 재래 가축 보존의 일환으로 삽살개의 혈통에 관해 실시한 연구는 오늘날 육종학적 삽살개 혈통 수립에 기초가 되었다.
당시의 열악한 연구 환경에도 불구하고 많은 연구 업적을 낸 것은 그의 학구열이 대단했고 수의병리학 교수였던 김용필 박사의 영향이 컸다. 김용필 교수는 일본 홋카이도대학에서 수의병리학을 전공한 정통파 학자로 대한수의학회를 창립하여 작고하기 전까지 10년간 학회장을 맡은 명망 높은 인물이었다. 이 지도교수 하에서 터득한 연구에 대한 집념을 버리지 못하고 퇴임 후에도 경상북도 가축위생시험소의 병성 감정 자문역으로 활동하면서 지병을 치료하던 중 회복되지 못해 1993년 5월 31일 영면하였다.
신장이 168센티미터, 체중이 68킬로그램으로 체구가 큰 편은 아니었지만 음주와 운동을 좋아한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4.19혁명이 일어난 후 학내의 어용 교수와 무능 교수를 몰아내자는 총학생회 학생들의 규탄이 연일 계속되었을 때, 어느 교수도 선뜻 앞에 나서지 않았는데 김화식은 대학원 박사 과정 1학년 학생으로서 시위대 앞에 당당히 나서 수의학과 교수들을 지켜내는 용기를 보였다.
부인 권오숙과 슬하에 2남 1녀를 두었다. 글쓴이_이차수
*이 글은 한국 수의학 100여년 역사 속에서 수의학 발전에 기여를 한 인물들의 업적을 총망라한 ‘한국수의인물사전’에 담긴 내용입니다. 대한수의사회(회장 김옥경)와 한국수의사학연구회(회장 신광순)가 2017년 12월 펴낸 ‘한국수의인물사전’은 국내 인사 100여명과 외국 인사 8명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요, 데일리벳에서 양일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를 비롯한 편찬위원들의 허락을 받고, 한국수의인물사전의 인물들을 한 명 씩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