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토넬라에 공동 전선 펼친 의사·수의사, WSAVA 원헬스 어워드
에드 브라이슈워츠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교수(수의사) & 크리스 우즈 듀크대 교수(의사)
사람과 동물에 모두 감염되는 바토넬라증 대응에 손 잡은 의사와 수의사가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 2018 글로벌 원헬스 어워드를 공동 수상했다.
주인공은 수의사인 에드워드 브라이슈워츠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교수와 의사인 크리스토퍼 우즈 듀크대 교수다.
브라이슈워츠 교수는 25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WSAVA 콩그레스에서 “동물과 사람, 지구의 건강을 위해 의사와 수의사가 함께 일해야 한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벼룩, 진드기 등으로 전파되는 바토넬라는 개, 고양이, 사람을 포함한 다양한 포유류 동물에 감염된다. 세포내에 기생하는 바토넬라균은 각종 장기에서 육아종성 염증반응을 일으키며 만성 혈관내 감염, 심내막염, 신경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
두 수상자는 바토넬라(B. henselae 등)를 보유한 고양이가 할퀴면서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26일 이어진 수상기념 합동강연에서 우즈 교수는 “CSD(Cat Scratch Disease)는 피부병변과 림프절병증 등을 거치다가 자연히 회복되는 가벼운 질병으로 여겨지지만, 상처를 통해 바토넬라가 전염되면서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면서 길고양이들을 돌보던 상이군인, 50대 수의사와 그의 딸, 주사기를 다루다 상처입은 수의사 등 다양한 증례를 소개했다.
여러 증례에서 바토넬라 진단과 치료에 협력한 두 수상자는 동물병원 진료진이 특히 바토넬라균 감염에 취약할 것으로 보고 조사를 실시했다.
브라이슈워츠·우즈 교수팀이 2013년 114명의 동물병원 진료진(69%가 수의사)을 대상으로 바토넬라 감염실태를 조사한 결과 32명(28%)가 항원 양성을 나타냈다.
조사대상이 된 진료진의 90% 이상이 매일 고양이와 개에 노출되며, 40~60%가 적어도 매달 개·고양이에게 할큄을 당하거나 벼룩, 진드기 등에 노출됐다.
우즈 교수는 “바토넬라에 대한 연구가 늘어나며 관련 질병이 진단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며 “특히 수의사, 테크니션을 포함한 동물병원 진료진은 바토넬라 전염 위험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반려동물이 바토넬라에 감염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브라이슈워츠 교수는 “원헬스 측면에서 바토넬라 균에 대응하는 수의사의 역할은 매개체 구제”라면서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을 위해서도 벼룩, 진드기 등 외부기생충 구제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브라이슈워츠 교수는 “반려동물은 사람에게, 사람은 반려동물에게 훌륭한 바토넬라 대응모델을 제공할 수 있다”며 “동물, 사람, 지구의 건강을 위해 의사와 수의사가 함께 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즈 교수는 “원헬스를 두고 의학과 수의학의 거창한 교류를 얘기하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수의사와 의사가 마주보며 이야기하는 일”이라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