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의인물사전 28] 가축질병 연구에 평생을 바친 `문재봉` 수의사
한국수의인물사전 28. 문재봉(文載鳳, 1914~1980?). 국립가축위생연구소 병독과장·세균과장, 대한수의학회 부회장, 13대·15대 가축위생연구소장
1914년 11월 26일 부산시 암남동에서 출생하였으며, 일제강점기에 가정 형편이 아주 어려웠다. 부산의 사하공립보통학교를 졸업(1926. 3. 31.)하고, 부산시 청년야학회(1926. 4. 1.~1929. 2.)를 수료하여 중등 교육 과정을 대신한 후 조선총독부 수역 혈청제조소 세균과(1931. 2.~1937. 4. 20.)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그 후 만주로 건너가 1937년 5월 1일 만주국 대륙(大陸)과학원 봉천수역연구소 병독과 우역실에서 일했다. 여기에서 만주국 위임관(기술관) 채용 고사에 합격(1938. 9.)했으며 만주국 대륙과학원 봉천수역연구소 연구사(1939. 4. 1.)에 임명되었다.
하지만 1943년 3월 봉천수역연구소를 나와 귀국 길에 올랐다. 부산으로 돌아와서는 조선총독부 가축위생연구소 세균과 고원(고용직 공무원)으로 일하기 시작(1943. 6.)하였다. 1944년 11월에는 수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하여 수의사 면허를 받았다.
해방 직후인 1945년 10월 국립가축위생연구소 연구원에 임명(세균과)되었으며 1946년 4월 지소인 안양 가축위생연구소 우역계장에 임명되어 근무했다. 그러다 다시 본소(부산)로 복귀하여 국립가축위생연구소 병독과장(1947. 4.~1961. 10.), 세균과장(1961. 10.~1967. 4.), 병독과장(1967. 4.~1967. 12.)을 역임하였다. 이처럼 20년(1947.4.~1967. 10.) 동안 가축위생연구소의 병독과장과 세균과장을 역임하면서 여러 연구 업적을 이루었다.
지금은 바이러스 자체가 지구상에서 사라졌지만(2011년 FAO 발표) 조선시대 후반과 일제강점기에 가장 두려운 소 질병이었던 우역의 예방약과 면역혈청에 관한 연구와 생산 에 공헌하였다. 또한, 1957년 여름 원인 불명의 환돈으로부터 우리나라 최초로 톡소플라즈마 원충을 분리하여 실험동물 및 돼지에 감염 시험을 하고 혈청학적 진단법을 개발(보체 결합 억제 시험)하였으며, 조직배양에 의한 톡소플라즈마 원충의 증식성을 알아보는 시험도 실시하였다.
또한, 혈청학적 조사를 전국적으로 실시하여 감염률(20%)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1965년 부산대학교 대학원에서 의학 박사 학위(Studies on Toxoplasmosis)를 받았다.
대한수의학회 총무위원(1967. 11.~1969. 10.)과 부회장(1969. 11.~1971. 10.)을 지냈으며, 두 번째 병독과장 재임 중이던 1967년 12월에 13대 가축위생연구소장에 임명됐다(1967. 12.~1969. 12.). 1970년 12월 국립종축장장(성환)에 임명되었고, 1971년 8월 가축위생연구소장(15대)으로 다시 임명되었다.
그러나 소장 재직 중 일신상의 사정으로 퇴임(1973. 5.)하여 공직을 떠났다. 1974년 대한양돈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했으며, 1980년 초반 서울시 연희동 자택에서 타계하였다. 글쓴이_김용희
*이 글은 한국 수의학 100여년 역사 속에서 수의학 발전에 기여를 한 인물들의 업적을 총망라한 ‘한국수의인물사전’에 담긴 내용입니다. 대한수의사회(회장 김옥경)와 한국수의사학연구회(회장 신광순)가 2017년 12월 펴낸 ‘한국수의인물사전’은 국내 인사 100여명과 외국 인사 8명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요, 데일리벳에서 양일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를 비롯한 편찬위원들의 허락을 받고, 한국수의인물사전의 인물들을 한 명 씩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