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동물보건기구 OIE는 왜 수의학 교육에 집중하는가
한국, OIE 수의학교육 자매결연 프로젝트·PVS Pathway 참여 필요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사무총장 모니크 에르와)는 수의대를 졸업한 첫날부터 수의사가 할 수 있어야 할 역량(수의사 졸업역량, Day 1 Competency)부터, 수의사의 핵심 커리큘럼(Core Curriculum)에 대한 권장안을 마련한다. 또한, 수의학교육 컨퍼런스도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컨퍼런스에서는 수의학교육 관련 가이드라인 제작 및 OIE 교육 권장안의 이행상황에 대한 점검이 이뤄진다. 2016년 방콕에서 열린 4차 수의학교육 컨퍼런스에는 대한수의사회와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들도 참석한 바 있다.
국내 수의학계에서도 OIE의 권장안을 바탕으로 ‘한국의 수의사 졸업역량’을 마련했다.
이외에도 OIE는 VEE(Veterinary Education Establishment) 리스트 발간, VVP(Veterinary Paraprofessionals)를 위한 역량 가이드라인 제작, VEE 및 VSB(Veterinary Statutory Body) 지역 공동 워크샵도 개최하고 있다. 이처럼 수의학교육 분야에서 OIE의 활동폭은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수의학교육이 조화롭게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 OIE의 판단이다.
OIE는 수의사를 대표하는 국제기구이지, 대학교가 아니다. 교육기관도 아닌데, OIE는 왜 수의학교육에 이토록 집중하는 것일까.
“잘 교육된 수의사 배출, 최우선으로 중요”
2019년 대한수의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제2회 동아시아 수의과학 연석회의(Joint Meeting of Veterinary Science in East Asia)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히로후미 쿠지타 OIE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OIE가 왜 수의학교육에 집중하는지 설명했다.
쿠지타 대표는 ▲과학적인 위험평가 ▲믿을 수 있는 질병 발생 보고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양질의 수의서비스 제공 등 OIE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 가치들의 수행을 위해 ‘잘 교육된 수의사 인력(well-educated veterinary workforce)’이 최우선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양질의 수의학교육을 통해 잘 교육된 수의사가 배출되어야 OIE의 활동도 제대로 수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OIE 각 회원국의 노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히로후미 쿠지타 수의사는 “수준 높은 양질의 수의학교육이 중요하지만,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교육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한국도 여러 가지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여전히 시행하지 않고 있는 제도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수의학교육을 위한 ‘자매결연 프로그램(OIE Veterinary Education Twinning)’이다.
“OIE 자매결연(Twinning) 프로젝트, PVS Pathway에 한국 참여 필요”
OIE는 수의학교육 기관 간의 자매결연을 유도하여, 두 기관이 서로의 역량과 전문성을 공유하여 상호 발전되도록 돕고 있다. 인력, 교육프로그램 공유는 물론, 지식 및 아이디어, 경험도 함께 공유된다.
“전 세계 수의학교육이 조화롭게 발전해야 한다”는 OIE의 판단에 따라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특히 개발도상국과 후진국 수의학교육 기관에 ‘큰 발전의 기회’를 제공한다.
OIE 측은 지속적인 자매결연 프로젝트를 통해 잘 교육된 수의사가 전 세계에 고루 분포하게 되어 균형을 이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히로후미 쿠지타 수의사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에서도 다양한 ‘자매결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미국-태국, 호주-베트남, 일본-몽골 등 각 국가 수의학교육 간의 협력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 한국의 수의학교육 기관은 OIE 자매결연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수의학교육 기관과 협력하지 못하고 있다. 히로후미 쿠지타 수의사는 “이러한 자매결연 프로그램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며 한국의 참여를 당부했다.
또한, 각 국가의 수의방역 역량을 평가하고 OIE의 표준에 따라 지속 가능한 발전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PVS Pathway(Performance of Veterinary Services Pathway)에도 한국이 참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