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 축산물 활성화,결국 소비 증진이 필수…사회적 합의 必
국립축산과학원,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복지 축산 활성화 토론회' 발제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소비 전환을 중심으로 한 동물복지 축산 활성화 방안 1차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소비·유통의 관점에서 동물복지 축산 전환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는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두 개의 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사회적 합의에 있어 생산자는 약자… 생산자 입장 이해 필요”
‘동물복지 축산 전환에 따른 농가 애로’를 주제로 첫 번째 발제에 나선 전중환 국립축산과학원 박사(사진)는 국내와 해외 동물복지 현황에 대해 살펴본 뒤 동물복지 축산의 개선방안과 소비시장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전중환 박사는 동물복지 축산과 윤리적 소비 확대를 위한 요소에 대해 “현재 제도적 기반은 마련되어 있으며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사회적 합의가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생산성과 동물복지 사이의 절충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임을 강조했다.
또한, 생산자에게 동물복지 농장으로의 전환이 큰 부담이 될 수 있음을 설명했다.
축산물 생산자의 입장에서 동물복지 농장으로의 전환은 ▲ 동물복지 사육시설 설치 비용 ▲ 동물복지 사육시설에 대한 기술 이해의 부족 ▲동물복지 인증 시 사육면적 증대로 인한 사육 두수의 감소(기존 두수 대비 2~30% 감소)와 같은 부담을 수반하는 일종의 모험이라는 것.
이처럼 많은 부담을 지고 동물복지 농장을 운영하는 생산자들은 사회적 합의 과정에서 약자의 위치에 있다는 것이 전 박사의 설명이었다.
전 박사는 동물복지축산농가(생산자)의 어려움도 이해하면서 동물복지 개선의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패널 토론자로 나선 김문조 더불어행복한농장 대표 역시 생산자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김문조 대표는 “아무런 준비 없이 동물복지를 할 수 없다”며 “시설투자 비용도 있고, 사육 두수도 30~50%가 줄어들게 된다. 생산자가 따라갈 수 있는 ‘현실성 있는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리적 소비형태 확대되는 추세… 현실 개선을 위한 정책·제도적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동물권행동 카라의 전진경 이사는 ‘윤리적 소비의 제 단계와 동물복지 소비 선택- 제약과 문제점’을 주제로 발표했다.
전 이사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여전히 동물복지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낮음을 설명했다.
2018년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에 대한 검역본부의 국민 인식 조사결과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24.2% 만이 동물복지 인증제도를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산란계 동물복지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결과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53.5%가 동물복지 달걀을 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어 “일반 축산물에 비해 비싸더라도 동물복지 축산물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60%에 이르는 통계자료 등을 언급하며 국내 동물복지 축산과 윤리적 소비가 효과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정부의 미진한 정책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많은 종류의 인증제도(HACCP, 동물복지 농장 인증, 유기축산물 인증, 무항생제 인증 등) 때문에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는 것 역시 정부의 잘못된 정책 중 하나다. 전 이사는 축산물 외부 포장지에 직관적인 숫자 라벨링을 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전진경 이사는 또한 “국내에서 더욱 많은 사람이 윤리적 소비를 시작하려 하고 그 수준을 좀 더 상향해 나가려 함에도 정책/제도적인 미비로 인해 소비 트렌드를 엮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작금의 정책은 동물복지 축산물의 생산과 유통 구조를 이끌어 나갈 힘이 없으며 현실 개선의 동력을 부여할 수 있는 새로운 정부 축산 정책 프레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지속 가능 축산과 동물복지, 그 현황과 문제점을 주제로 열린 1차 토론회에서는 동물복지 축산 전환의 현황과 문제점을 논의하였으며, 1차 토론회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그 해법을 찾는 2차 토론회가 5월 30일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