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과 안전한 공존방법 안 찾으면 제2의 코로나19 생긴다
UC데이비스 원헬스 연구소, 관련 연구 결과 발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전염병이 환경변화와 관련이 있는가?”라는 화두가 던져졌다. 정답은 Yes다. UC데이비스 원헬스 연구소(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 One Health Institute)가 관련 연구를 7일 발표했다.
UC 데이비스에 따르면, 사냥, 서식지 파괴, 도시화 등 인간과 야생동물 사이의 긴밀한 접촉이 증가하면서 바이러스의 전파 위험이 커진다고 한다.
또한, 인간의 활동은 야생동물 멸종위기와 개체수 감소로 이어지는데, 이 역시 바이러스 확산을 일으킨다. 이번 연구 보고서는 야생동물의 개체수 감소가 동물 바이러스의 사람 전파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과학적인 증거를 제공한다.
책임연구원인 UC데이비스 원헬스 연구소 질병역학센터 크리스틴 존슨 박사는 “동물로부터의 바이러스 전파는 야생동물 및 서식지에 대한 인간 행동의 직접적인 결과”라며 “(야생동물에 대한 인간의 행동은) 동물 종의 생존을 위협하고 바이러스의 전파 위험도 증가시키는 행위”라고 말했다.
UC데이비스 원헬스 연구소 연구진은 동물로부터 사람으로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진 142개의 바이러스와 그 잠재적 숙주 동물에 대해 분석했다. 여기에,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의 멸종위기종 Red list에 등재된 동물의 개체수 감소 원인을 비교했다.
그 결과, 야생동물에 대한 인간의 행동이 어떻게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높여왔는지 명확한 경향이 확인됐다.
가축을 비롯해 길들여진 동물은 사람과 수많은 바이러스를 공유하는데, 야생포유류와 비교했을 때 무려 8배 이상 많은 인수공통감염병 바이러스를 공유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길들여진 동물과 사람이 수 세기에 걸쳐 밀접하게 상호작용을 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인간의 생활환경에 적응한 동물이나 인간 주변환경에 서식하는 동물도 상대적으로 많은 바이러스를 사람과 공유했다. 결국, 사람의 집 근처나 농장, 농작물 주변에 있는 쥐, 박쥐, 기타 동물이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지속적으로 전파할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박쥐는 사스, 니파, 에볼라를 포함한 고위험 병원체 전파에 지속적으로 연루되고 있다.
개체수 감소도 문제였다.
인간에 의해 서식지가 파괴되어 개체수가 줄어든 동물들은 다른 동물보다 2배 많은 인수공통감염병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었다. 일부 멸종위기종은 개체수 관리와 모니터링 때문에 사람과의 접촉 기회가 더 많아졌다.
크리스틴 존슨 박사는 “야생동물과 접촉하고 상호작용할 때는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코로나19처럼 팬데믹한 상황이 다시 생기지 않기 위해 야생동물과 안전하게 공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UC데이비스 원헬스 연구소와 멜버른 동물병원이 참여했으며, 미국국립보건원(NIH)이 후원했다.
한편, 4월 7일 세계보건의 날(World Health day)을 맞아, UC데이비스뿐만 아니라 국제 동물보호단체인 HSI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야생동물 거래 금지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HSI의 야생동물 총괄 테레사 텔레키(Teresa Teleky) 박사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야생동물 거래가 해당 동물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각국 정부는 이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야생동물 거래를 금지하고 업자들의 생계 방법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