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코로나19 확진자가 기르던 고양이 12%가 코로나19 양성
홍콩시립대 연구진 발표..확진자 가정서 격리된 고양이 50마리 중 6마리 양성
홍콩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기르거나 밀접 접촉한 고양이들을 대상으로 감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12%의 양성률을 보였다.
홍콩시립대 바네사 바스 교수팀은 이 같은 조사결과를 ‘EMERGING INFECTIOUS DISEASES’ 온라인판에 16일 발표했다.
홍콩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기르던 포유류 반려동물을 대신 돌보기 어려운 경우 격리조치하고 있다.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에서 2회 연속 음성 결과를 보일 때까지 격리를 유지한다.
바스 교수팀은 올해 2월 11일부터 8월 11일까지 코로나19 확진자 가정에서 기르거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고양이 50마리를 대상으로 감염 여부를 조사했다.
유전자 검사 결과 6마리(12%)가 양성 반응을 보였다.
1번 양성묘를 기르던 가족 3명은 각각 3월 20일, 29일, 30일부터 고열과 기침 증상을 보였고 모두 코로나19로 확진됐다. 고양이가 격리된 3월 30일 채취한 비강, 구강, 직장 샘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2~3일 간격으로 유전자 검사를 반복했다. 구강 샘플에서 8일간, 비강 샘플에서 11일간 양성 반응이 유지돼 바이러스 감염을 시사했다.
특히 1번 양성묘와 소유주 확진자에서 확인된 바이러스 유전자 일부를 비교한 결과 염기서열이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양성묘 5마리 중 4마리는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된 소유주가 기르던 반려묘였다.
코로나19 양성인 고양이 모두 관련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실험실적으로 코로나19를 감염시킨 고양이 대부분 증상을 보이지 않았던 선행 연구결과와 유사한 지점이다.
연구진은 “호흡기 증상을 보인 뉴욕의 호랑이, 사자 분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인된 바 있다”며 “고양잇과 동물에서도 종에 따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감수성이 다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확진자 가정의 고양이에서 코로나19 양성반응이 확인됐지만, 고양이에서 사람으로 전염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확진자에게서 고양이로 전염됐을 것으로 추정한 셈이다.
연구진은 “(고양이에서 사람으로의 전염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해당 증거를 전혀 찾지 못했다”며 “1번 양성묘의 감염시기나 동거인 바이러스 유전자와의 비교 분석 결과는 사람에서 동물로 전염됐을 가능성과 일치한다. 해당 고양이가 외부와 전혀 접촉하지 않았던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고양이를 대상으로 보다 광범위한 혈청 예찰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동물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되지 않았다. 홍콩처럼 코로나19 확진자의 반려동물을 따로 격리할 국가 차원의 시설은 없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 수의사회와 공조해 1인가구 코로나19 확진자가 격리치료기간 동안 동물병원에 반려동물을 맡길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