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농장·수생·실험동물에 공방수까지, 대수 산하단체 한 자리에
농장동물, 실험동물 등은 지부 중심 관리·소통에 한계..’직능별 산하단체 역할 늘리자’
대한수의사회가 26일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산하단체 현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축종별 산하단체장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허주형 집행부 출범 1년 3개월만에 처음이다.
대수 중앙회는 이날 동물 진료비 수의사법 개정, 동물보건사 제도 도입, 수의대 신설 움직임 대응 등 수의사회 주요 현안을 공유했다. 산하단체들은 저마다 맞닥뜨린 개선과제들을 제언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소임상수의사회(류일선 회장), 돼지수의사회(고상억 회장, 선우선영 학술부회장), 가금수의사회(허재승 사무국장), 동물병원협회(이병렬 회장), 고양이수의사회(김지헌 회장), 실험동물수의사회(최양규 회장), 수생생물수의사회(박세창 부회장), 공중방역수의사협회(정부광 회장, 조영광 법제사법위원장) 등 말임상수의사회를 제외한 모든 산하단체 대표자가 참여했다.
중앙회에서는 허주형 회장과 문두환 부회장, 우연철 사무총장이 자리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수의사법 업무를 담당하는 김정주 사무관도 배석했다.
산하단체 정책반영 창구 제한적..이사회 참여 구조 제안
허주형 회장은 출마 당시부터 직능별 산하단체의 의무와 권리를 확대해야 한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산하단체에게 필수연수교육 권한과 중앙회 대의원을 할당하여 축종별 수의사 양성과 회무 참여를 돕는 한편, 분담금을 납부해 의무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지부 활동이 반려동물 임상수의사, 공직 등 수의사회원이 많은 일부 직역에 치우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돼지, 가금, 실험동물 등 수의사 숫자가 적고 활동 양상이 다른 분야는 직능단체가 실질적인 소통의 장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병렬 동물병원협회장은 “지부에는 반려동물, 농장동물, 업체 등 여러 분야의 회원이 모여 있다. 회원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산하단체가 수의계 발전에 힘을 보태야 한다. 산하단체 역할 커질수록 회원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산하단체가 수의사회 정책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창구는 제한적이다. 최고집행기구인 중앙회 이사회는 과반수가 넘는 지부장단과 부회장, 7대 상설위원장으로만 구성된다.
류일선 소임상수의사회장은 “소, 돼지, 가금이라도 산하단체장이 이사회에 합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문두환 부회장도 산하단체 이사회 참여를 위한 정관개정 필요성을 제시했다. 전국 18개 지부장이 의견을 피력하는 ‘지부장회의’가 정관에 명시되어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것처럼 ‘산하단체가 모이는 협의회’를 정관에 추가해야 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허주형 회장은 “수의사의 활동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대한수의사회는 직능 중심의 단체로 거듭나야 한다”며 “의사협회 산하에 의학회가 있는 것처럼 수의과대학협회 등 학계 단체도 대수 산하단체에 합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수의사회는 올해 하반기에도 산하단체가 모이는 자리를 이어갈 계획이다. 농장동물 전담수의사 제도를 추진할 TF팀을 관련 산하단체 중심으로 구성하는 등 회무에도 반영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