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토종 양비둘기, 연천 임진강에도 산다

국립생태원이 최근 멸종위기 텃새 양비둘기의 전국 서식 범위를 조사한 결과, 기존 전남 구례군에 이어 경기 연천군 임진강 일대에서 80여마리가 집단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1980년대까지 전국적으로 서식했던 텃새 양비둘기는 집비둘기와의 경쟁과 잡종화 등으로 개체수가 급감했다. 2017년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됐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조류팀)는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연천군 임진강 일대 주변 지역을 대상으로 양비둘기 개체군 보전 및 관리를 위한 정밀 분포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새로운 번식지 3곳(교각2, 댐1)을 발견했다. 최소 2~3마리에서 최대 30여마리의 양비둘기가 무리 지어 서식했다.

낮에는 임진강 주변의 물가나 풀밭에서 먹이 활동을 하고, 밤에는 교각의 틈이나 구멍에서 잠을 청했다.

연구진이 이들 무리 중 1마리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추적한 결과 해당 개체는 북한지역에 이동해 정착한 것을 확인했다.

올해 5월에 부화한 어린 양비둘기로 8월 20일까지 번식지 주변에서 지내다가, 이튿날(8/21) 북한 강원도 김화군 임남댐 인근 서식지까지 약 70km를 이동해 11월 3일까지 머물렀다.

텃새로 알려진 양비둘기의 지역 간 이동에 대해서 현재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원서식지를 떠나 새로운 서식지에 정착한 것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생태원 측은 “무리로 생활하는 양비둘기 특성 상 연천 지역에 머물던 다른 무리도 이동했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개체군 단위의 확산이나 미성숙한 개체의 분산 이동을 통해 지역집단 간 교류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국립생태원은 양비둘기 서식지 보전을 위협하는 집비둘기 관리와 신규 양비둘기 서식지 발굴을 위해 국립생태원, 국립공원공단과 시민단체, 동물원 등이 참여하는 민관연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양비둘기의 번식 생태, 서식지 이용, 유전적 다양성, 증식기술 개발, 위협요인 관리 등 개체군 보전을 위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가 멸종위기종인 양비둘기의 서식지와 개체군 보전을 위한 밑거름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 양비둘기의 성공적인 복원을 위해 관련 연구에 매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윤서현 기자 dbstjgus98121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