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미래연구소(공동대표 조영광·허승훈)가 4일 의대·치대·한의대·수의대·약대의 입시 지형을 분석해 발표했다.
수미연은 “소위 ‘의치한수약’이라 불리는 자연계열 최상위 학과의 최근 20년 변화를 비교하고 향후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수의대는 1998년 6년제 전환 이후 수의예과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학부 교육과정을 25년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의대, 치대, 약대는 대학 학부과정의 2년 이상 수료자 혹은 졸업생을 별도의 시험으로 선발하는 체제를 선택했다가 결국 일반적인 입시형태로 되돌아오는 부침을 겪었다.
의대·치의대는 2005년부터 전문대학원 형태인 의학전문대학원·치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공계 학생 상당수가 의전원·치전원 진학에 도전하는 이공계 공동화 현상 등이 속출하면서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차의과대학을 제외하면 모든 의학교육기관이 기존 의대 체제로 회귀했거나 회귀를 앞두고 있다.
약대도 2011년부터 대학 재학생을 PEET로 선발하는 2+4년제를 채택했지만, 내년을 기점으로 모두 정시·수시의 일반적인 대입으로 전환한다. 수미연은 “이미 대부분의 약대가 올해 수능 등의 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모집했다”고 전했다.
수미연은 2002년과 2022년의 의치한수약 대입을 비교 분석했다. 이들 대학이 모두 수능 등의 동일한 형태로 신입생을 모집한 시기를 기준으로 삼은 셈이다.
수미연은 “02년 대입은 당시 제공됐던 배치표를, 22년 입시결과는 국내 최대 대입 커뮤니티 ‘수만휘’와 진학진로뉴스 에듀진에 입각해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의대 선호 현상, 의대-치대-한의대 서열화 가속
수의대는 20년전 비해 약진
의대는 02년과 22년 모두 자연계열 최상위에 포진했다. 다만 전문직군이 아닌 일반학과와의 차이는 더 벌어졌다.
02년에는 서울대 최하위 학과보다 전국 최하위 의예과의 입시결과가 더 낮았다. 하지만 22년에는 상황이 반전됐다.
22년 지방 소재 대학 의예과에 합격할 정도의 성적을 가진 학생은 서울대에서 전기정보공학부를 제외한 모든 일반학과에 합격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됐다.
수미연은 “전국 의과대학의 입시결과가 서울대보다 높다는 점이 확실해진 것”이라고 지목했다.
치과대학과 한의과대학의 순위도 뒤집혔다. 02년에는 한의예과의 입시결과가 치의예과에 비해 조금 높았지만, 22년에는 반대였다.
수미연은 “과거에는 치대·한의대의 입시결과가 의대의 넓은 스펙트럼에 포함되는 형태였지만, 22년에는 의예과-치의예과-한의예과 순으로 입시결과가 뚜렷하게 서열화됐다”고 분석했다.
수의대는 20년 전에 비해 약진했다.
수미연은 “02년에는 지방 거점 국립대학 수의예과의 입시결과는 공대·사범대 등 지방 일반학과 중상위값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면서도 “22년 전국 수의예과 평균 입시결과는 서울대 일반학과의 중위값, 연·고대 일반학과의 최상위값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6년제 대학 입시로 돌아온 약대는 의대·치대 바로 아래로 수의대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수미연은 “앞으로도 수의사뿐만 아니라 의사, 치과의사 등 유사 직군과 관련한 유의미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유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