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진료비 게시 내년 1월부터‥출장진료전문병원은 제외

수의사 2인 이상 동물병원 우선 적용..출장진료전문병원 아닌 대동물병원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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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부터 동물병원에 의무적으로 금액을 게시해야 할 진료항목이 확정됐다. 초·재진료와 입원비, 개·고양이 백신비, 전혈구 검사 및 엑스레이 비용이다.

출장진료전문병원에는 진료비 게시 의무를 면제하는 예외규정이 신설됐지만, 정작 출장진료전문병원으로 개설되지 않은 대동물병원도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개정 수의사법 시행규칙을 5일 시행했다.

 

진료비 게시항목 예고안과 동일..예진료는 삭제

1인 원장 동물병원은 2024년부터

개정 수의사법에 따라 2023년 1월 5일부터 동물병원에 주요 진료비 게시 의무가 부과된다. 진찰, 입원, 예방접종, 검사 등의 비용이 게시 대상이다.

구체적인 게시 항목은 시행규칙에 규정됐다. ▲초진·재진 진찰료, 진찰에 대한 상담료 ▲입원비 ▲개·고양이 종합백신, 광견병백신, 켄넬코프백신, 인플루엔자백신의 접종비 ▲전혈구 검사비와 그 판독료 ▲엑스선 촬영비와 그 판독료다.

진찰비 항목 중 ‘예진료’가 삭제된 것을 제외하면 당초 입법예고안과 동일하다.

진료수의사가 2인 이상인 동물병원부터 진료비 공개 대상이 된다. 수의사가 2명 이상 있는 동물병원은 내년 1월 5일부터 진료비를 게시해야 한다.

1인 원장 동물병원은 2024년 1월 5일로 적용이 1년 더 유예된다. 만약, 유예기간 중 수의사가 2명 이상이 되면, 그날부터 바로 진료비를 게시해야 한다.

게시방법은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 게시방법과 유사하다.

우선, 동물병원 내부 접수창구 또는 진료실 등 동물소유자 등이 알아보기 쉬운 장소에 책자, 인쇄물을 비치하거나 벽보 등을 부착할 수 있다.

또는 동물병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홈페이지의 초기화면에 게시하거나 배너를 클릭했을 때 진료비용을 게시하는 화면으로 직접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진료비 게시 의무를 따르지 않은 경우 시정명령이 부과되는데,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최대 9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말의 엑스레이 촬영비도 게시 의무대상에 포함된다

출장진료전문병원에는 게시 의무 면제

소에서 당장 해당될 게시 대상은 전혈구 검사

당초 수의사법 개정은 반려동물병원의 진료비 문제로 인해 촉발됐다. 관련 논의도 반려동물을 전제로 진행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별다른 축종 구분 없이 법이 개정됐다. 농장동물, 야생동물을 가리지 않고 규제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개정 시행규칙에는 진료비 게시 의무에 한해 출장진료전문병원을 제외하는 예외조항이 포함됐다. 출장진료전문병원은 소·말·돼지·염소·사슴·닭·오리에 대해 출장진료만 수행하는 병원으로 진료실, 처치실을 갖추지 않고도 동물병원을 개설할 수 있다.

이들 주요 가축에 왕진만 실시하는 병원에는 진료비 게시 의무를 면제해준 셈이다. 애초에 진료비 게시 의무는 방법부터 동물 소유주의 내원을 전제로 규정됐다. 왕진 위주의 농장동물병원이 별도의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 같은 예외조항이 없었다면 소나 말을 진료하는 병원도 게시 의무를 따라야 한다. 병원으로 찾아오는 목장주가 없더라도 말이다.

일선 대동물병원의 의견을 취합해보면, 당장 게시 의무가 적용될 항목은 전혈구 검사다. 왕진이 기본인 소에서 초·재진료를 따로 청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소 진료 과정에서 별도의 입원이나 엑스레이 촬영도 드물다.

출장진료전문병원 아닌 소 진료병원 많아

혼합진료병원은 게시 의무 이행에 유의해야

이처럼 예외규정을 만들었지만 완전치는 않다. 정작 소에 대한 왕진만 실시하는 동물병원 상당수가 출장진료전문병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출장진료전문병원 규정은 2014년이 되어서야 도입됐다. 그 전부터 소 진료를 보던 동물병원은 일반적인 동물병원으로 개설됐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출장진료전문병원으로 갈아탈 일도 없다.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소 진료병원 1,017개소 중 출장진료전문병원은 362개소(36%)에 그쳤다.

게다가 소에서는 반려동물 진료까지 병행하는 ‘혼합병원’ 형태가 상대적으로 흔하다. 같은 자료에서 소 진료병원 1,017개소 중 반려동물 진료를 병행하는 곳이 285개소(28%)로 조사됐다.

한 일선 소 임상수의사는 “최근 목장이 갈수록 줄어들고 반려동물은 늘어나면서, 주변에 혼합진료하는 소 수의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소만 왕진 진료하지만 출장진료전문병원이 아닌 일반병원으로 개설됐거나, 소·반려동물 진료를 함께 실시하는 혼합동물병원에서는 진료비 게시 의무에 유의해야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와 반려동물을 모두 진료하면서 각각 전혈구 검사를 실시하는 경우 그 비용이 다르다면 축종을 구분해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는 향후 진료비 게시 대상 항목이 확충되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다른 소 임상수의사는 “어차피 동물병원에 (진료비를) 게시해도 목장주가 볼 일은 없다. 축종에 따라 예외를 규정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동물병원 진료비 게시 내년 1월부터‥출장진료전문병원은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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