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퀠·사이토포인트는 아토피 치료제의 끝판왕일까?
한국조에티스, 아포퀠·사이토포인트 처방 주제로 VIP심포지엄 개최
몇 년 사이에 조에티스의 아포퀠(Apoquel), 사이토포인트(Cytopoint)가 연이어 출시되며, 반려견 알러지성 피부염 치료의 새로운 국면이 열렸다.
아포퀠·사이토포인트가 혁신적이고 효과적인 동물용의약품인 것은 분명하지만, 마치 끝판왕, 최후의 무기처럼 다른 치료를 다 해보다가 마지막으로 사용해보는 것은 적절치 않을 수 있다.
아포퀠·사이토포인트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상태와 병증 단계를 고려해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때때로 스테로이드, 사이클로스포린을 먼저 사용하는 등 ‘약물 포지셔닝’이 중요하다.
한국조에티스(대표이사 박성준)가 17일(일) 수원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아포퀠과 사이토포인트 처방에 대한 Clinical Topics’를 주제로 VIP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지난해 열린 ‘어제 진료했던 그 개는 정말 Apoquel과 Cytopoint에 효과가 없던 걸까?’ 웨비나의 후속 심포지엄으로 한층 심화된 주제를 다뤘다.
스테로이드>사이클로스포린>아포퀠>사이토포인트 순으로 약물 타겟 범위 구체화
강사로 나선 강정훈 원장(부산 오리진 동물피부과병원)은 우선, 반려견 알러지성 피부질환에 사용하는 주요 약물의 특성을 설명했다.
스테로이드(Glucocorticoid)는 장기 사용 시 부작용이 있지만, 효과가 강력하고 즉각적이다. 면역 세포는 물론 피부까지 염증 관련 모든 세포에 전방위적으로 작용한다.
사이클로스포린(Cyclosporin)은 스테로이드와 비교했을 때 작용 범위가 더 구체화(세분화)됐다. 면역세포(T cell)에 주로 작용한다.
아포퀠®(Oclacitinib)은 합성 JAK억제제로 IL-31을 비롯한 IL-2, IL-4, IL-6, IL-13 등 여러 사이토카인 작용을 억제한다. 스테로이드, 사이클로스포린보다 작용 범위가 더 세분화되어 receptor, 사이토카인 단위에서 작동한다.
사이토포인트®(Cytopoint, Lokivetmab)는 IL-31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단클론항체다. 아포퀠보다 작용 범위가 더 세분화되어 IL-31에만 작용한다.
결국, 아토피 피부염 등 반려견 알러지성 피부질환에 주로 사용하는 약물의 작용 범위는 스테로이드>사이클로스포린>아포퀠>사이토포인트 순서로 구체화·세분화된다고 정리할 수 있다.
대체 불가한 아포퀠·사이토포인트, 정확한 타이밍에 적절히 사용하는 것 중요
강정훈 원장은 “피부 진료를 전문적으로 하는 수의사로서 아포퀠과 사이토포인트가 없었으면 어떻게 진료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두 약물은 이제 대체 불가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포퀠·사이토포인트가) 신약이고 효과가 극적이라고 하니, 다른 약물을 적용하다가 마지막에 끝판왕처럼 사용한 뒤 효과가 없다고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정확한 타이밍에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정훈 원장의 치료 경험에 따르면, 경증의 초기 단계 환자에게 바로 사이토포인트를 적용하면 효과도 빠르고 편안한 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증상이 조금 더 진행된 경우라면, 사이토포인트를 바로 적용하기 전 약물 선택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탈모와 염증 강도가 세고, 2차 감염이 있고, 태선화까지 진행된 중증의 만성화단계 환자라면 사이토포인트를 사용하기 전에 스테로이드 등 커버리지(타겟 작용범위)가 넓은 약물을 먼저 써서 임상증상 및 그와 관련된 복합적인 염증반응을 개선한 뒤에 사이토포인트를 적용하는 것이 더 효과가 좋을 수 있다.
증상의 범위가 넓고 만성화되어 있는데 사이토포인트를 바로 사용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토포인트는 IL-31에만 초점을 맞춘 약물이기 때문이다.
중증의 만성화단계 환자에게 스테로이드를 3일 먼저 처방한 뒤 아포퀠로 넘어가는 식으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의 포지셔닝을 적절히 가져가는 것이 필요하다.
아포퀠·사이토포인트라는 혁신적인 신약이 나왔다고 스테로이드, 사이클로스포린을 무조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의사가 치료 초기에 선택할 수 있는 약물 옵션이 넓어어졌다고 보면 된다.
반려견 알러지성 피부질환의 장기적인 관리 관점에서 최종 목표는 결국 ‘사이토포인트 단독 투약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 가장 세분화된 타겟에 작용하는 약물이 사이토포인트이기 때문이다.
IL-31만 타겟팅한 사이토포인트가 장기 사용 시 (다른 약물보다) 전신 건강에 미칠 영향이 적으리라는 것은 당연하다. 항생제 내성 관리에서 점점 작용 범위가 작고 세분화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강정훈 원장은 “처방은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가변적인 것이다. 스테로이드와 사이클로스포린만 있었을 때는 이런 (처방의 선택) 옵션이 없었다”며 “이제 아포퀠과 사이토포인트라는 강력한 무기가 생겼기 때문에 다양한 옵션이 생겼다. 환자 상태에 따라 수의사의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조에티스의 박성준 대표이사는 “많은 반려견 보호자들이 알러지성 피부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저희 제품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이번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수의사들과 지속 가능한 협업을 만들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에티스는 9월 4일(일)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에서 같은 내용으로 VIP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