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로데오에 문 연 대체육 가게 `더 베러` 가보니
신세계푸드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 선보여..이미 스타벅스 샌드위치에도 쓰인다
신세계푸드가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오픈한 식물성 정육 델리 ‘더 베러’를 찾았다. 신세계푸드의 대체육 브랜드인 ‘베러미트’를 맛볼 수 있는 팝업 스토어다.
27일 방문한 더 베러 매장에는 정육점을 연상케 하는 붉은 조명과 돼지고기 모형이 걸려 있었다. ‘고기’를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다. 냉장고에는 고기 대신 식물성분으로 만든 대체육과 이를 활용한 샌드위치, 샐러드 등을 진열했다.
베러미트의 메인 제품은 슬라이스 햄인 ‘콜드컷’이다. 주 원료는 대두단백이다. 기타 식물성 첨가물을 활용해 햄과 같은 조직감을 부여했다.
베러미트 콜드컷을 주재료로 만든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먹어 봤다. 대체육을 먹은 것은 난생 처음이었는데, 일반 햄과 다른 점을 찾지 못했다. 짭짤하면서 고소한 풍미가 거부감없이 다가왔다.
함께 나온 음료도 대체식품이었다. 우유 대신 오트밀, 아몬드유 등을 활용했다. 샌드위치 빵도 우유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햄 샌드위치를 우유와 함께 먹었는데 축산물은 하나도 없었던 셈이다.
이날 만난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비건 시장만 공략하기엔 너무 작다”며 “원래도 고기를 먹는 시민분들이 그 일부를 베러미트로 대체하는 모습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베러미트가 당장 이마트에서 판매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리테일보단 B2B 식자재 납품에 무게를 둔다.
이 관계자는 “신세계푸드는 애초에 B2B 식자재 납품이 메인”이라며 식물성 대체육을 원하는 대형 식당이나 급식소에 베러미트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미 스타벅스에서는 자사 샌드위치 제품 중 일부에 베러미트 콜드컷을 활용하고 있다. 신세계푸드에서 식자재를 납품받는 구내식당에서 한 달에 한 번 ‘비건 식단’을 운영한다면 베러미트를 활용할 수도 있다.
이 관계자는 “식자제 일부에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환경적으로도 의미가 있고, 돈주고 사먹을만큼 맛있다는 인식을 높이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소비자 리테일을 확대하는 것은 그 이후여도 늦지 않다는 얘기다.
팝업스토어 ‘더 베러’는 오는 30일부터 일반 고객에게도 개방된다. 당분간 리테일 판매 계획이 없는 만큼 체험하고 싶다면 팝업스토어를 방문해야 한다.
대체육 시장 성장세..축산업계 ‘고기라 부르지 말라’ 반감도
대체육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두부를 제외한 글로벌 대체육 시장은 5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의 대체육 시장도 성장기에 진입했다. 2021년 국내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한 155억원으로 추산됐다.
축산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특히 대체육이 기존 고기와 유사한 이미지를 주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 애초에 고기(肉)가 아니니 대체식품이나 대체단백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마트에서도 정육코너가 아닌 별도의 장소에서 취급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이날 만난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기존에 먹던 햄, 소시지가 잘못된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유의하고 있다”며 대체제품이 주로 햄과 같은 가공식품의 대안인만큼 국내 축산농가에 직접적으로 주는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