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현장 21>이 10일 '누구를 위한 동물원인가'라는 주제로, 서울동물원 호랑이 사건과 국내 동물원의 실태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했다.
<현장 21> 측은 사망한 사육사 심씨가 20여년간 곤충관에서 근무하다가 올해 초 갑자기 맹수관으로 발령난 것과 서울동물원 측이 맹수관 확장공사를 하면서 굳이 좁은 여우사에 호랑이를 전시했어야 하는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취재결과, 사육사 심씨는 맹수관에 발령받았을 때와 호랑이를 좁은 여우사에 전시하려고 했을 때 모두 동물원 측에 반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팀은 또한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등 국내 각 지역 동물원을 방문해 낙후된 시설, 좁은 사육공간, 동물들의 정형행동 등 국내 동물원의 실태를 공개했다.
한편,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의 신남식 교수와 이항 교수 모두, 사고 전 호랑이의 모습을 보고 호랑이가 불편한 상태였을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나타냈다.
신남식 교수는 사고 하루 전 호랑이의 모습을 보고 "호랑이는 원래 조용한 동물인데, 소리를 지르고 정형행동을 보인다"며 "거의 반 표효에 가깝게 소리를 지르는 것으로 보아 상당히 불편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항 교수는 "호랑이는 사방 100리 정도 되는 영역을 자기 영역으로 가질 정도로 아주 행동범위가 넓은 동물"이라며 "이전보다도 더 좁은 데로 가게 되어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수 있고, 미쳤을 수도 있다고 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항 교수는 이어 "우리는 동물원 동물을 몇 초 보지만, 동물들은 좁은 공간에 평생을 있어야 한다"며 "살아있는 생명체, 동물을 데리고 있는다는 것에 굉장한 책임감을 느껴야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