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살처분된 돼지가 41만마리에 달하는 가운데, 이중 84% 예방적 살처분으로 인한 피해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 받은 ASF 살처분 현황에 따르면, 국내 사육돼지에서 발생한 ASF는 27건이다. 발생농가에서만 65,404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됐다.
반면 확산 방지 명목으로 이어진 예방적 살처분 피해가 훨씬 컸다. 예살 피해는 발생농가 살처분의 5배가 넘는 343,136마리를 기록했다.
특히 발생초기였던 2019년 김포, 파주, 연천의 행정구역 내 모든 돼지를 도태시키면서 피해 규모가 커졌다. 살처분에 따라 소요된 보상금도 3년간 1,384억원에 달했다.
다만 이후로는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줄였다. 제정을 준비 중인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실시요령안도 발생농장 반경 500m를 원칙으로 삼았다. 돼지수의사회 등 전문가 측은 아예 발생농장만 살처분해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윤준병 의원도 예방적 살처분으로 과도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만큼 초동방역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달 평택에서 ASF 양성 판정이 나왔다가 실험기자재 오염으로 뒤늦게 번복됐지만, 실제로 발생했다면 최대 양돈단지인 홍성을 비롯해 피해가 커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ASF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예방적 살처분을 어느 범위까지 할 것인가의 문제와 함께 초동방역 조치를 강화해 ASF를 차단할 수 있는 체계적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면서 명확한 기준과 심의를 거친 예방적 살처분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