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마당개 전염병, 1위 심장사상충 2위 지알디아
바이오노트, 국경없는 수의사회 심포지엄에서 신속진단키트 검사 결과 공개
(사)국경없는 수의사회가 20일(일)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국경없는 수의사회 봉사활동에 동참해 동물 전염병 검사를 시행한 바이오노트의 검사 결과가 공유됐다.
유기동물 및 마당개 대상 신속진단키트 검사 결과, 심장사상충 감염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사상충 양성률 15.4%
수의 진단분야 선도 기업 바이오노트는 지난해부터 국경없는 수의사회 봉사활동에 동참하며 신속진단키트를 활용한 동물 전염병 검사를 시행했다.
총 10곳(2021년 4곳, 2022년 6곳)의 사설 유기동물보호소 및 마당개 중성화프로젝트 동물이 대상이었다.
바이오노트는 현재 개 33종, 고양이 14종 등 47종 이상의 신속진단키트를 보유 중인데, 그중에서 개 6종(파보, 코로나, 지알디아, 디스템퍼, 바베시아, 심장사상충), 고양이 2종(FIV, FeLV)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심장사상충 양성률이 15.4%로 가장 높았다(345마리 중 53마리 양성).
발표를 맡은 바이오노트 나도성 수의사는 “기존의 다른 보고와 마찬가지로 심장사상충 감염이 가장 많았다”며 “(보호 동물 및 실외사육견의) 심장사상충 예방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기존 연구에서도 유기견에 심장사상충 감염이 높다는 점이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광주동물보호소에 2008년 입소된 유기견 1,143마리를 검사한 결과 130마리가 심장사상충 양성(11.4%)을 보였으며, 2009년 울산 동물보호소에서 유기견 100마리 중 8마리가 심장사상충 양성을 보인 바 있다(양성률 8%).
2015~2019년 제주동물보호소에 입소된 개 중에서 9,459마리를 검사한 결과 2,071마리(21.9%)가 사상충 양성을 보였다는 보고도 있다.
지알디아 양성률 6.9%
심장사상충에 이어 지알디아 감염이 2번째로 많았다. 총 379마리 중 26마리가 양성을 나타냈다(양성률 6.9%).
파보장염 양성은 400마리 중 2마리, 코로나장염 양성은 400마리 중 3마리였다. 디스템퍼 양성을 나타낸 개체는 없었다.
바이오노트 나도성 수의사는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파보 및 디스템퍼는 다행히 많지 않았다”며 “꾸준한 예방접종이 앞으로도 중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물의료봉사활동 때 수의사들의 백신 접종으로 파보, 디스템퍼 감염을 많이 예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 수의사는 이어 “코로나, 지알디아는 그 자체만으로는 심각한 증상을 나타내지 않지만, 복합감염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일부 개체에서 진드기매개질환 발견
일부 개체에서는 진드기매개질환이 발견됐다. 123마리 중 3마리가 아나플라스마증 양성(양성률 3.3%), 1마리가 라임병 양성(양성률 0.8%)을 보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많이 발생 중인 ‘바베시아증’의 경우, 양성 개체가 없었다. 단, 실제 유기견·마당개에 바베시아증이 없다기보다 (빈혈 등) 증상이 빨리 나타나 조치를 취했을 확률이 높고, 항체검사 키트 결과이기 때문에 정밀검사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바이오노트 측은 “사설보호소(민간동물보호시설)와 마당개에 대한 진단 검사 결과를 통해 봉사활동을 할 때 혹은 동물을 관리할 때 어떤 질병 관리에 중점을 둬야 할지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국경없는 수의사회 동물의료봉사활동에 진단 검사를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심포지엄 위원장을 맡은 서울대 수의대 이인형 교수는 “사설보호소·마당개 전염병 검사 결과 공개가 자칫 유기견·실외사육견에 대한 오해로 이어질 수 있으나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기동물 관리 방안을 마련하길 바라며 공개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이승철 국경없는수의사회 사무국장 역시 “유기동물보호소 봉사를 하면서 체계적인 병리검사를 시행한 단체는 처음일 것”이라며 “이 자료가 수의사들에게는 집단관리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 보호소에는 동물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정책을 마련하는 분들에게는 과학적인 정책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