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대정맥으로 침습해 혈전 형성한 반려견 부신종양도 수술 가능”
해마루동물병원, 수술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후대정맥 침습 부신종양 수술 성공
반려견의 부신종양은 크게 피질(겉질) 유래 종양과 수질(속질) 유래 종양으로 구분되며, 수질 유래 종양의 경우 심한 고혈압을 유발해 적절한 술 전 처치가 없다면, 수술 중 사망률이 50%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위험한 종양이다.
특히, 일부 악성 부신종양은 후대정맥으로 침습해 혈관 내 혈전을 생성시켜 수술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후대정맥의 침습소견이 있거나 후대정맥 내 혈전이 생긴 경우에는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게 일반적인 판단이었다.
그런데 최근 5년 사이에 여러 연구를 통해 ‘후대정맥 침습·혈전생성 부신종양’도 수술이 가능한 범주에 포함됐다.
국내에서도 해마루이차진료동물병원이 최근 두 차례 수술에 성공해 관심을 받고 있다.
첫 번째 환자는 10살의 비기능성 우측 부신종양 환자였다. 종양혈전이 간내 후대정맥 수준으로 침습한 경우였는데, 부신을 제거하면서 동시에 혈전의 제거도 요구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부신만 제거하고 혈전을 남기면 혈전이 탈락하며 환자가 언제든지 급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해마루동물병원 측은 부신을 분리한 뒤, 후대정맥 분절의 혈류를 차단한 뒤 혈관절개술(venotomy)을 통해 혈전까지 제거했다. 환자는 재검에서 재발이 확인되지 않았고, 초음파 검사를 통해 후대정맥 절개부에 정상적으로 혈류가 흐르고 있음이 확인됐다.
조직검사 결과 부신종양은 부신피질암종(Adrenocortical carcinoma)이었다.
두 번째 환자는 11살의 후대정맥 침습 부신종양 환자였다. 내원 시 고혈압과 혈액검사상 노르메타네프린 농도가 정상의 10배 이상 높아 부신수질종양인 크롬친화성세포종(pheochromocytoma)이 의심되는 환자였다.
해마루동물병원 CT 촬영을 통해 3cm 크기의 좌측 부신종괴의 종양혈전이 phrenicoabdominal vein을 거쳐 후대정맥까지 침습한 것을 확인됐다. 특히, 혈전이 신장정맥의 후대정맥 합류부까지 막을 위험성이 있어 종양의 완전한 절제를 위해 수술을 결정했다.
첫 번째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부신종양을 분리하고 일시적으로 해당 혈관 분절의 혈류를 차단한 뒤, 혈관을 절개해 혈전을 제거했다. 제거한 종양은 조직검사 결과 크롬친화성세포종이 맞았으며, 환자는 정상 혈압 및 혈당으로 회복 후 퇴원했다.
후대정맥 혈전 침습 부신종양 절제술을 시행한 해마루동물병원 손형락 외과과장(사진)은 “노령견이 증가하고 부신종양 진단 케이스가 늘어남에 따라 부신종양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이제까지 혈관 침습이 발생한 환자는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본원에서는 해외 연구를 바탕으로 부신종양 제거와 함께 후대정맥 절개를 통한 혈전 제거를 실시했고 그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침습이 없는 부신종양과 다르게 혈관침습 부신종양 수술은 사망률이 2~3배 정도 높기 때문에 마취과, 외과, 중환자 팀의 협진을 통해 수술 전후 사망률을 낮춰야 하며, 앞으로도 해마루동물병원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부신종양 치료를 특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