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의인물사전 114] 보건후생부 수의국 기여 ‘디트리히 윌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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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의인물사전 114. 디트리히 윌리엄(Diet(e)rich, William H., 1917~1980). 캔자스수의과대학 졸업, 美태평양사단 수의병과팀 근무, 보건후생부 수의국 유지에 기여, 美육군 퍼시픽의학연구소 근무

1937년 미국 캔자스대학교에서 축산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고 1939년 같은 대학에서 수의학사 학위(DVM)를 취득하였다. 캔자스 수의과대학 졸업 사진에는 그의 성이 Dietrich(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기록에 이렇게 표기됨)로 표기되어 있으나, 그 이후 미국에서의 모든 기록에는 중간에 ‘e’가 추가된 Dieterich로 표기되어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1942년까지 임상을 하였고, 이후 13년 동안 한국, 뉴기니, 오스트레일리아, 미얀마(버마) 등지에서 군복무를 하며 수의를 비롯한 여러 분야의 임무를 수행하였다. 1945년 후반에는 도쿄에서 근무하였고 같은 해 12월 말 한국에서 근무하라는 미 태평양사단(미8군) 본부의 명령을 받았다. 이때 수의병과팀(Veterinary Corps)에는 러셀 매디슨(Russell M. Madison) 소령, 조지 핼핀(George O. Halpin) 대위, 월터 캐럴(Walter D. Carroll) 중위도 함께 있었다.

미 군정청의 수의 정책은 두 갈래로 시작하였다. 보건 분야의 수의는 보건후생부 수의국(처음에는 수의과)으로, 축산 분야의 수의는 농산국 축산과(수의계)로 양분하여 실시하였다. 그 일환으로 미 군정청은 먼저 미군정법령 제1호 “위생국 설치에 관한 건”(1945. 9. 24.)을 발표하여,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경무국 위생과를 폐지하고 별도의 위생국을 설치하였다. 그러고 나서 미군정법령 제18호에 따라 위생국의 명칭을 보건후생국으로 변경(1945. 10. 27.)하였으며 미군정법령 제25호에 의거해 보건후생국에 수의과를 설치(1945. 11. 7.)하였다.

또한, 1946년 3월 29일 미군정법령 제64호에 따라 “조선 정부의 각 부서 명칭”으로 보건후생국이 보건후생부로 변경되었으며 한국인 이용설이 장관에 해당하는 자리에 임명되었다, 1946년 5월 31일 보건후생부에 위생국, 보건국, 실험국이 설치되었으며 나중에 수의국을 포함한 18개국이 개설되었다. 이후 기구(局) 축소가 있었지만 수의국(위생과, 수의과, 방역과)은 유지되었다.

미 군정이 끝나고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후에는 농림부 훈령 제1호(1949. 4. 8.) “남조선 과도정부 기구 인수에 관한 건” 제3조 2항 “수의과는 보건후생부 수의국을 인수한다.”에 따라 보건후생부 수의국이 농림부 축정국 수의과로 축소 이관되었다. 이로 짐작건대, 미 군정의 보건후생부 수의국이 자리 잡아 유지된 것은 디트리히가 주축이 된 수의병과팀의 역할로 봄이 타당할 것이다.

한편, 서울대학교 설립 과정을 살펴보면, 1946년 8월 22일 미군정법령 제102호 “국립대학교 설치령”이 공포됨에 따라, 같은 해 10월 15일 서울대학교가 탄생하였다. 그러나 좌익 교수들과 그 추종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국대안(국립 서울대학교 설립안)’ 반대 운동을 전개하여 학사 일정이 마비되다시피 하자 1947년 5월 말에 미 군정 당국이 국대안에 관한 수정법령을 공포하였다.

그래서 수의축산의 경우 1946년 9월 입학생은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전문부(수원농림전문학교) 수의축산학과로 선발되었다. 1947년 7월 8일 서울대학교 이사회에서 수의축산학과를 수의학과와 축산학과로 분리하기로 결정하고 수의학과(수의학부)를 서울시 종로구 연건동(현 홍익대학교 대학로 캠퍼스)으로 이전시켰다. 종로구 연건동에서 벤저민 블러드(Benjamin Donald Blood)가 진두지휘한 동물병원 보수 공사가 1947년 7월(『이방환 회고록』)부터 시작되었으니, 그전에 경성의학전문학교 부지 인수를 비롯한 사전 물밑 작업이 있었을 것이다. 이로 추측건대, 블러드는 대학에, 디트리히는 보건 행정에 치중하면서 서로 협조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디트리히는 미시간대학교에서(1954~1955) 공중보건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사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간의 관계”를 연구하기도 하였다. 그 후 하와이에 있는 미 육군 퍼시픽의학연구소(Pacific Medical Laboratory)에서 근무하였으며(1955~1958), 1960년에는 텍사스주 포트샘휴스턴에 있는 육군연구소 수의·바이러스·방사성동위원소과 과장으로 일하기도 하였다. 이후 3년간 이스트파키스탄(East Pakistan) 농업대학교에서 수의고문으로 있다가, 헤이즐턴 연구소(Hazleton Laboratories) 연구 코디네이터, 스미스클라인프렌치 연구소(Smith Kline & French Laboratories) 실험동물과학 실장, 애니멀리소스(Animal Resources) 사장 등을 역임하고,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 보건과 수의공중보건 책임자로 근무하였다. 아울러 APHA(미국공중보건협회) 수의보건분과에서도 활동하였다. 1980년 3월 22일 63세에 세상을 떠났다. 글쓴이_양일석

*이 글은 한국 수의학 100여년 역사 속에서 수의학 발전에 기여를 한 인물들의 업적을 총망라한 ‘한국수의인물사전’에 담긴 내용입니다. 대한수의사회와 한국수의사학연구회(회장 신광순)가 2017년 12월 펴낸 ‘한국수의인물사전’은 국내 인사 100여명과 외국 인사 8명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요, 데일리벳에서 양일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를 비롯한 편찬위원들의 허락을 받고, 한국수의인물사전의 인물들을 한 명 씩 소개합니다. 

– 한국수의인물사전 인물 보기(클릭)

[한국수의인물사전 114] 보건후생부 수의국 기여 ‘디트리히 윌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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