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학교육 기본임상실기지침, 올해 마무리해 내년 현장보급 목표
실기지침을 대본으로 교육동영상 제작 이어져..향후 실기평가 루브릭도 필요
한국수의과대학협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이기창)가 수의과대학 임상실기지침 작성 심화연구에 나선다.
이기창 교수가 계속 이끄는 이번 연구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기본임상실기지침 작성을 마무리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18일 서울역 KTX 회의실에서 제2차 회의를 열고 실기지침안 추가작성 및 수정방향을 논의했다.
54개 항목 임상실기지침, 올해 안에 만든다
지침 매뉴얼 = 시범 동영상 대본
연구진이 수의과대학 졸업생이 반드시 익혀야 할 임상실기 54개 항목을 확정한 것은 지난 2020년이다. 2022년에는 해당 항목들의 임상실기지침을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연구를 개시했다.
연구진은 54개 항목을 진료과목별로 내과, 외과, 영상진단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산과, 안과로 구분했다. 각 진료과목별 교수협의회를 통해 임상교수 60여명이 지침 작성에 참여했다.
54개 항목에는 보정과 각종 신체검사부터 채혈, 주사, 방사선촬영, 각종 진단검사 등 기본적인 실기가 포함됐다.
대상 축종은 개가 기본이다. 다만 체온측정, 외부 생식기 검사, 직장 검사 등 일부 실기항목은 소에서의 수행도 함께 다뤘다.
기본임상실기지침 초안의 각 항목은 학생들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와 준비물, 실행과정과 주의사항, 필수 관련 지식을 기술했다.
이중 핵심은 ‘실행과정과 주의사항’이다. 학생들이 읽고 따라하는 매뉴얼이다.
이기창 교수는 “실기지침에 따라 실습교육을 할 때 학생들이 보고 잘 수행할 수 있을지, 교육 동영상 제작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수의임상교육협의회(회장 서강문)는 기본임상실기지침을 바탕으로 교육 동영상을 제작한다. 지침을 실제로 작성한 교수팀이 시범을 보이면, 엠서클 베터빌이 촬영·편집을 맡는 방식이다.
지난 2월 열린 정기총회에서 안검사, X선 프레젠테이션 항목에 대한 교육동영상을 시범 제작해 발표하기도 했다.
지침을 글로만 읽는 대신 5~10 분량의 시범 영상을 활용하면 학생들이 따라하는데 더 편리하다.
이기창 교수는 “기본임상실기지침의 ‘실행과정과 주의사항’ 본문이 교육동영상 촬영의 대본이 되는 셈”이라며 “동영상을 촬영하기에 적합치 않다면 학생들이 보고 따라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지침의 내용이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기창 교수는 “지난해 작성된 초안 일부는 상당한 수정이 필요하다”면서 “작성자가 실기 내용을 스마트폰으로만 간단히 촬영해봐도, 지침을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내년 현장 보급이 목표
실기평가 루브릭도 필요하다
올해 연구진은 지난해 작성과정에 누락된 일부 항목의 지침 작성을 비롯해 기존 초안의 수정작업도 병행한다.
교수진 60여명이 참여하면서 작성자가 다양하다 보니 난이도나 지침의 구체성 부분에서 편차가 있었기 때문이다.
10월까지 지침안 초안을 확정하고 11월 공청회를 거쳐 연구가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기본임상실기지침을 현장에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마무리단계에서는 수의학용어에 대한 감수도 추진할 방침이다.
지침 제작 이후에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단순히 실습교육에 활용하는 것을 너머, 학생들이 해당 기본임상실기 역량을 갖췄는지 확인할 수 있는 평가 체계(루브릭)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기창 교수는 “임상실기 교육은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추후 국가시험 실기시험에도 활용할 수 있는 형태여야 한다”면서 “올해 연구는 지침서 완성에 집중하겠지만, 향후 평가를 염두에 두고 작성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