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통한 사료 유통 비율 단 7%…처방식·영양제 시장 성장은 기회

유로모니터, 국내외 반려동물 시장 현황 및 트렌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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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을 통한 반려동물 사료(펫푸드) 유통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7% 수준에 그쳤다. 단, 처방식과 영양제 시장 성장이 동물병원(수의사)에 기회가 될 수 있다.

국내 반려동물 펫케어(사료, 간식, 용품) 시장, 처음으로 3조원 돌파

반려견 펫푸드 시장 정체, 반려묘 펫푸드 시장은 성장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한국지사장 최승용)이 11일(목) 2023년 펫케어 시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펫케어 시장은 높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1% 성장해 약 3조 500억원을 기록했다(판매액 기준). 첫 3조원 돌파다. 올해는 3조 2,5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로모니터의 펫케어(Pet Care) 카테고리는 펫푸드(Pet Food)와 반려동물용품(Pet Products)으로 분류되며, 펫푸드는 다시 ▲Cat Food(고양이 사료) ▲Dog Food(개 사료) ▲Other Pet Food(기타 사료)까지 3가지로 나뉘며, 각각 건식 사료, 습식사료, 간식이 포함된다.

펫푸드(용품 제외) 시장만 보면 2022년 1조 9천억원, 2023년에는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개·고양이 시장(Dog and Cat Food)만 따로 분석하면 2022년 기준 1.85조원 규모였으며, 올해는 약 6% 성장해 약 1조 9700억원(개 1조 1600억, 고양이 8150억)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특징은 개 펫푸드 시장이 정체 중인 반면, 고양이 펫푸드 시장은 지속 성장한다는 점이다.

유로모니터는 “반려견 펫푸드 시장은 지난해 6% 성장했으나 올해는 1.6%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특히 건사료 시장은 올해 가격 인상에도 불구 0.2% 수준의 성장에 그쳐 71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설명했다.

반려견 펫푸드 시장 중에서도 그나마 습식사료 시장은 나홀로 성장 중이다. 2022년 13% 성장했고, 올해는 9% 성장이 예상된다(시장규모 약 2580억원).

반려견 펫푸드 시장 정체의 주요 이유로 강아지 증가율 정체가 꼽힌다.

유로모니터는 “동물보호법 개정 등 관련 규정이 더욱 엄격해지면서 동물생산농장(breeder) 산업이 영향을 받음에 따라, 반려동물 두수 성장률 역시 주춤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028년까지 국내 반려견 수가 연평균 1% 수준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반려견 전문 사료 급여율은 71%로 미국(78%), 일본(92%)보다는 낮지만, 독일(69%), 프랑스(67%), 영국(60%), 호주(40%)보다는 높았다. 양육 비율은 높지 않지만, 전문 사료 급여율은 이미 선진국 수준인 것이다. 사료 업계 관계자들은 이 결과를 보고 “반려견 숫자가 늘어나지 않으면, 시장 성장률도 계속 정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와 달리 반려묘 펫푸드 시장은 올해 12% 성장이 예상된다. 반려묘 숫자도 2028년까지 연평균 4% 성장하며, 반려동물 중 고양이가 자치하는 비율이 2022년 30%에서 2028년 34%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유로모니터는 “2022년에 강아지 펫푸드 시장은 6%, 고양이 펫푸드 시장은 16% 성장을 보이며 두 시장이 확연한 성장 차이를 보였다”며 “고양이 펫푸드 시장이 전체 펫푸드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 셈”이라고 전했다.

고양이 펫푸드 시장에서도 습식사료의 성장률이 엄청났다. 반려묘 습사료 시장은 전년 대비 16.2% 증가해 1800억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반려묘 펫푸드 시장에서 습식사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21%에서 2028년에 26%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는데, 10년 전만 해도 한 자릿수였다.

펫푸드 온라인 유통비율 전 세계 최고

동물병원을 통한 유통비율 단 7%

국내 펫푸드 유통채널 1위는 온라인(이커머스)이었다. 2018년 50%였던 온라인 채널 점유율은 코로나를 거치며 폭발적으로 성장해 2023년 기준 69%까지 높아졌다(개 펫푸드 65%, 고양이 펫푸드 74.4%).

펫푸드 유통채널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미국은 30%대(개 32%, 고양이 35%), 일본은 20%대(개 28%, 고양이 20%)에 그치며, 이커머스 시장이 크게 발달한 중국도 우리나라보다는 점유율이 낮다(개 63%, 고양이 68%).

동물병원을 통한 유통비율은 2018년 8.4%에서 올해 7%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수의사의 영향력은 있다는 게 유로모니터 측 설명이다.

문경선 유로모니터 한국 리서치 총괄은 “전체적인 오프라인 시장은 하락세인데, 동물병원에서 수의사가 제품을 추천하는 영향력은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에서 수의사가 추천하는 사료를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문 연구원은 “(온라인을 주요 유통채널로 생각하더라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보여주는 전략이 필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처방식·영양제 시장 커지는 건 수의사에게 기회

반려동물 처방식 시장, 전년 대비 21% 성장해 ‘1800억원 규모’

반려동물 영양제 시장, 전년 대비 15% 성장해 ‘224억원 규모’

비록 펫푸드 유통채널에서 동물병원 점유율이 계속 줄고 있지만, 처방식 시장이 커지는 것은 수의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처방식 시장은 전년 대비 21% 성장해 1800억원 수준까지 커졌다(2022년 기준). 전체 펫푸드 시장 성장률을 훨씬 웃돈다. 참고로, 유로모니터는 국내 주요 처방식 사료회사의 매출을 조사해 처방식 시장 규모를 추정한다.

처방식 시장이 성장하면서 전체 펫푸드 시장에서 처방식이 차지하는 비율도 6.9%까지 늘어났다(2019년 5.8%→2020년 6.4%→2021년 6.7%→2022년 6.9%). 반려동물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치가 아니다(일본 11%, 프랑스 8%, 미국 6%, 영국·독일 3%).

노령동물 사료 시장과 영양제 시장이 성장하는 것도 기회요인이다.

반려견 펫푸드 시장에서 노령동물 사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12%에서 2023년 15.4%로 늘었으며, 반려묘 펫푸드 시장에서도 2018년 8%에서 14%로 증가했다.

영양제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인데, 2022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영양제 시장은 전년 대비 15% 성장한 224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역시 10% 이상 성장해 약 250억 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됐다.

유로모니터는 ▲시니어 반려동물의 증가 ▲반려동물 인식 선진화에 따른 예방 문화 확산 ▲동물병원 정기 방문 횟수 증가 등으로 영양제 시장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양제 시장이 성장할 수록 수의사의 영향력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의사의 추천이 영양제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문경선 총괄은 “반려동물 영양제 선택 기준을 보면 수의사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수의사에게 물어보고 추천받아 구매하는 경향이 가장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로모니터는 반려동물 영양제(Pet dietary supplement)를 100% 유효성분으로 이뤄진, 블러스터(blister) 포장된 태블릿 및 가루형태 제품으로, 기호성 원료가 들어있지 않은 영양제로 포지셔닝 된 제품으로 정의한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영양제까지 고려하면 실제 반려동물 영양제 시장 규모는 더 커진다.

동물병원 통한 사료 유통 비율 단 7%…처방식·영양제 시장 성장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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