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 38] 케어덴 동물치과&내과병원

수의사+치과의사 복수면허자 김수미 치과원장과 이민지 내과원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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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벳은 특정 진료과목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를 시리즈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물병원이 늘어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보호자의 기대수준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기보다 특정 진료과목에 집중하는 동물병원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진료과목별 학회가 전문의 제도를 이미 도입했거나 준비 중입니다.

201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 시리즈의 38번째 주인공은 치과 특화 ‘케어덴 동물치과&내과병원’의 김수미 치과원장(사진 왼쪽)과 이민지 내과원장(사진 오른쪽)입니다.

특히, 김수미 치과원장은 수의사와 치과의사 면허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데일리벳에서 수의대 동기인 케어덴 동물치과&내과병원의 김수미, 이민지 원장을 만나 어떻게 동물치과병원을 열게 됐는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강남구 신사동 대로변 3층에 위치한 케어덴 동물치과&내과병원

Q. 반갑습니다. 수의사 공통질문입니다. 어떻게 수의사가 되셨나요?

김수미(이하 김) : 원래 어릴 때 꿈은 사육사였습니다. TV동물농장을 보면서 막연히 사육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중학생이 되면서 수의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죠. 의학계열로 전공을 선택하고 싶었는데, 어릴 때부터 동물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수의대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이민지(이하 이) :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수의사가 꿈이었습니다. 어릴 때 버려진 강아지를 발견해서 동물병원에 데려간 적이 있었는데 모낭충 말기였어요. 또 돌보던 길고양이가 로드킬을 당하기도 했는데, 그런 경험을 하면서 ‘수의사가 되어서 아픈 동물을 돌봐줘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편입을 통해 수의대에 입학했죠.

Q. 충북대 수의대를 졸업하셨는데, 두 분이 동기인 건가요? 수의대 다닐 때 서로 사이가 좋았는지도 궁금합니다.

김 : 네, 06학번이고, 본과 4년을 같이 다닌 동기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사이가 좋지 않았어요. 제가 수의대를 수석 졸업할 정도로 예과 때부터 나름 공부를 잘했는데요, 본과에 올라가자마자 시험을 봤는데, 갑자기 편입으로 들어온 사람이 1등을 한 거예요. 그게 바로 이 언니(이민지 원장)였어요(웃음). 그렇게 처음에는 경쟁의식을 가졌지만, 나중에는 많이 친해져서 같이 공부를 열심히 했답니다. 공부 잘하는 사람들끼리 함께 공부하니 얼마나 잘했겠어요. 저희가 옛날에 공부를 좀 잘했었습니다.

이 : 제가 들어가자마자 1등을 하니 수미(김수미 원장)가 저를 의식하고 경계(?)하더라고요? 하하. 그런데, 저희가 졸업 동기도 적고, 여학생은 특히 더 적어서 본 2때부터는 많이 친하게 지내고 같이 공부를 했어요. 저희 둘에 여자 동기 1명을 더해 3명이 1~3등을 했답니다(웃음).

Q. 두 분다 공부를 엄청 잘하셨군요. 이민지 원장님은 수의사라는 꿈을 이루셨잖아요, 수의대 졸업 후 수의사로서 어떤 일을 해오셨나요?

이 : 수의대생일 때 로컬 동물병원 실습을 하면서 ‘더 전문적인 실력을 쌓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졸업 후 바로 임상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원래 꿈은 외과수의사였는데, 여러 상황상 내과대학원에 가게 됐죠.

대학원 생활을 하다 보니, 다른 과목도 할 줄 알면서 내과를 더 잘하는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과만 하는 바보가 되기 싫었달까요? 원래 외과수의사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갈증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대학원 과정 중간에 양해를 구하고 로컬동물병원에서 진료수의사 생활을 한 뒤에 다시 대학원으로 돌아가 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박사에 대한 니즈도 있어서 박사과정에도 진학했죠. 개인적으로 영상에도 관심이 많아서 초음파까지 열심히 공부했어요. 심장초음파까지 가능한 내과전공자로서 여러 병원에서 근무했습니다.

현재 고양이수의사회 홍보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입니다.

Q. 김수미 원장님은 수의대 졸업 후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에 진학해 치과의사가 되셨는데요, 왜 치전원에 진학하셨나요?

김 : 수의대 본과 진입 후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동물을 좋아하기도 했었지만, 여러 의학계열 전공 중에 수의대를 선택했던 터라 다른 전공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당시 치전원, 의전원 붐이 불었는데, 개인적으로 그게 기회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수시를 통해 서울대 치전원에 합격하게 됐죠. 수의대에서 배웠던 것을 다시 배우니까 치전원에서도 성적이 잘 나왔습니다.

Q. 치전원을 졸업하고 치과까지 개원하셨었는데?

김 : 네 서울대학교 치과병원에서 수련의도 했고, 여러 치과에서 근무한 뒤 제 치과를 개원했습니다.

Q. 그런데 왜 동물치과병원을 개원하게 되셨나요?

김 : 예전에 우연히 도서관에서 수의치과학 책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 놀랐습니다. 막연히, 동물은 스케일링이나 발치만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크라운까지 소개되어 있는 걸 보고 친구들에게 반농담으로 ‘나 나중에 동물치과 할거야’라고 얘기하고 다녔습니다. 치과의사 생활을 할 때도 수의치과에 관심이 많아 한국수의치과협회(KVDS)에 가입하고 학회에 참석하기도 했었어요.

개인적으로 치과의사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고, 직업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치과도 잘됐죠. 그런데 제가 치과를 개원했던 그해 겨울 수의사+치과의사 복수 면허를 가진 병원(편집자 주 : 리덴동물치과병원)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소식을 접했을 때 ‘아~내가 농담처럼 얘기하고 생각만 했던 걸 실제로 한 분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매우 놀랐어요. 아무리 복수면허자라 하더라도 그런 결정을 내리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고민 끝에 ‘나도 이제 말만 하지 말고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하고 싶은 걸 하자’는 생각에 동물치과 개원을 결정했습니다.

Q. 이민지 원장님께서 동물치과 개원을 많이 말리셨다고 들었는데.

김 : 제가 치과의사를 할 때도 언니를 만날 때마다 동물치과 하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그때마다 끊임없이 말리더라고요(웃음).

이 : 3년 동안 정말 수백 번은 말렸을 거예요.

치과를 전문적으로 하는 동물병원도 이미 많이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과 동물은 치아도 다르고 질병도 다르잖아요? 동물들은 심미치료도 없고 통증치료도 사람만큼 많지 않아요. 그런데 힘들게 서울대 치전원까지가서 치과도 잘하고 있는데 왜 굳이 동물치과를 하냐고 반대했었죠. ‘아무리 치과의사지만, 네가 동물에 대해 뭘 알아?’라며 말렸습니다. 그리고 수미가 제 주치의였는데 제 치아를 봐줄 사람이 없어질까 봐 걱정도 됐어요(웃음).

김 : 수의사 면허도 있지만, 동물에 대해 잘 모르는 건 사실이에요. 그건 분명 인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욱 겸손한 자세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면서 보완해나가야겠죠. 반대로, 수의학이 점점 발전하고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기대 수준이 올라갈수록 제가 할 수 있는 역할도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미국에서도 굉장히 전문적인 (동물) 치과 치료가 이뤄지잖아요, 우리나라도 점점 그렇게 될 텐데 그때 제가 기여하고 싶어요.

Q. 이민지 원장님께) 그렇게 동물치과 개원을 반대하셨었는데, 같이 참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 수미의 의지가 워낙 강했어요. 처음에는 ‘그래~ 네가 정녕 그렇게 하고 싶다면, 수의 마취전공자와 같이하라’고 추천했어요. 수의치과 치료는 마취가 기본이잖아요? 그래서 마취전공자가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가만히 고민해보니 마취 전 검사와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내과전공자가 내재된 내과 질환까지 미리 검사하고 관리를 해줘야 마취 사고도 줄이고 더 나은 치과치료가 가능할 것 같더라고요.

김 : ‘삶의 질 보장’으로 언니를 꼬셨어요(웃음). 100% 예약제로 운영되고, 주 5일 근무를 하고 있거든요. 제 부족한 점을 언니가 잘 메워주고 보완해줄거라고 생각해요.

Q. 병원 이름이 동물치과&내과병원이지만, 내과진료를 주로 하는 것은 아니군요.

김&이 : 수의치과전문 동물병원이고 치과를 제대로 서포트하기 위해 내과진료를 한다고 보면 됩니다. 특히, 노령 반려동물은 심장질환 등 다른 질병도 많잖아요? 자연스럽게 마취사고가 날 확률이 커지죠. 기본적인 마취 전 검사는 물론, 다양한 내과진료와 심장초음파 등 추가적인 검사를 통해 중증질환 환자, 노령 반려동물도 최대한 안전하게 치과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 내과전공자로서 중증질환 환자 관리를 많이 해왔는데, 그런 제 경험이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또한, 고양이 환자는 치아 문제와 내과질환이 같이 있는 환자가 상당히 많잖아요? 그래서 고양이 진료를 많이 본 제 역할이 중요할 것 같아요.


Q. 그래서 그런지 검사장비, 의료기기에 많은 투자를 한 것 같습니다.

김 : 수의치과 치료는 마취를 해야하니 충분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환자에 따라 필요한 검사를 다 할 수 있도록 혈액검사 장비를 최대한 갖췄어요. 또한, 엑스레이, 초음파, 내시경, CT도 갖췄고, 안전한 마취를 위해 드래거(Dräger)사의 호흡마취기를 구비했습니다. 마취가스도 sevoflurane을 사용합니다. (마취)사고가 아예 없을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 장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어요.

이 : 제가 있던 대형동물병원에서 쓰던 장비들을 그대로 들여왔어요. 반려동물 건강검진을 많이 했었는데, 전체 건강검진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검사가 가능하도록 장비를 갖췄습니다.

국내 최초 치과 전용 CT인 우리엔의 myvet CT D

Q. 주로 하는 진료는 무엇인가요?

김 : 스케일링, 검진, 발치, 잇몸치료가 기본이고, 추가로 신경치료, 보철치료도 할 수 있습니다. 치과의사로 8~9년간 근무하면서 많은 환자를 봤고 임플란트도 많이 했어요.

Q. 임플란트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최근 치아 임플란트에 대한 논란이 좀 있었잖아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 : 미국에서도 치아 임플란트가 과연 필요한 진료인가에 대해 논란이 있습니다. 한국수의치과협회의 의견(반려동물 치아 임플란트를 권장하지 않는다)도 존중해요. 사람과 동물은 치아 구조도 다르고 이빨의 기능과 역할도 다르니까요.

그런데, 특수한 경우도 있다고 봅니다.

해외에서도 반려동물에 치아 임플란트를 심은 사례가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사례가 있는데, 제가 확인한 국내 사례는 군견에 임플란트를 심은 경우였어요. 군견은 이빨이 없으면 군견으로 더 이상 활동할 수 없고 안락사될 수 있어서 임플란트를 심었다고 하더라고요. 또한, 쇼독(show dog)도 치아가 없으면 도그쇼에 출전하지 못하거나 감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임플란트가 필요할 수 있어요.

사람처럼 ‘이빨이 빠졌으니 임플란트를 심으세요’라고 루틴하게 권장하는 건 당연히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특수한 케이스에서 치아 임플란트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게 조심스러운 제 생각이에요. 저도 (반려동물 치아 임플란트에 대해) 앞으로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볼 계획입니다.

(편집자 주 : 한국수의치과협회는 최근 해외 수의치과전문의들도 치아 임플란트를 권장하지 않고 있으며, 개·고양이에서 치아 임플란트를 권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한국수의치과협회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Q. 김수미 원장님께) 수의치과에 대한 수의사들과 수의대생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치과의사 출신으로서 수의치과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김 : 아무래도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의대에 치과 강의와 실습이 더 많아져야 할 것 같아요.

수의대에서 치과를 제대로 배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졸업 후 개인적인 노력을 통해 수의치과 진료를 정말 잘하는 원장님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수의치과가 전반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학 교육이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봐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김 : 전문적인 진료와 치료를 통해서 반려동물의 치아 통증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또한, 수의계와 보호자분들에게 수의치과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데에도 작게나마 일조하고 싶습니다.

이 : 치과질환은 생명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치료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다양한 질환 및 증상(심장질환, 위장관질환, 패혈증 등)이 치과와 연관되어 있고, 무엇보다 치과질환을 잘 관리하면 환자와 보호자들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고 행복해집니다.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 38] 케어덴 동물치과&내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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