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발생지역 주변 철새 폐사체에서 동일 바이러스 검출
금강하구, 삽교호 일대 폐사체도 AI 가능성 높아
가창오리, 발생지역 인근으로부터 충남 금강 일대로 북상 확인
고병원성 AI 발생지역 인근 동림저수지의 철새에서 H5N8형 고병원성 AI가 검출되고, 이들의 이동이 확인됨에 따라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철새 폐사체는 모두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발견됐다. 대부분 가창오리이며 큰기러기도 포함되어 있다.
21일 이후부터는 가창오리의 또다른 도래지인 금강하구와 삽교호 일대에서 가창오리 폐사체가 연이어 발견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부검소견이 동림저수지의 양성개체와 유사해 AI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 정밀검사결과는 이르면 오늘(24일) 나올 예정이다.
한편, 환경부는 “21, 22일 고창∙부안 지역의 폭설로 인해 동림저수지에서 머물던 철새 7만여마리가 금강호 일대로 북상했다”고 밝혔다.
23일까지 전국 8개 시∙도에서 32건의 야생조류 폐사체가 접수되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철새도래지 중심으로 방역대 추가, 이동현황 모니터링해 경보 제공
‘철새가 전염원 아냐’ 주장도..농가 단위 방어가 가장 중요 지적
고병원성 AI 발생농가 9곳과 주변 위험지역에 대한 살처분조치가 24일 중으로 마무리되고 추가 의심신고가 접수되지 않자, 방역당국은 철새로 인한 전염 방지에 보다 주력할 방침이다.
철새도래지를 중심으로 방역대를 추가로 설치하고, 철새 이동현황을 모니터링해 그에 따른 경보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이다.
21∙22일 가창오리 폐사체가 발견된 충남 서천 금강 유역은 23일 반경 10km를 관리지역으로 설정, 이미 가금사육농가 이동제한을 실시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철새도래지를 중심으로 최대 먹이활동 반경까지의 이동경로를 방역대로 설정해 예찰 및 소독을 집중할 방침이다.
철새의 이동은 환경부가 감시한다. 기 설치된 철새GPS나 탐사인력감시를 통해 철새 이동현황을 파악하고, 인근 지역 가금농가에 경보를 발송하여 소독 등 방역조치를 적시에 유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37개소와 과거 AI발생지역은 물론, 1만7천여 곳에 달하는 주요 저수지도 관리대상에 포함시켜, 사람∙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상시 소독한다. 해당 지역에 대한 예찰∙수거검사도 2월까지 70% 확대한다.
한편, 철새가 H5N8형 고병원성 AI를 국내에 유입시킨 주범이냐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방역당국은 최초 발생농장 인근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에서 동일한 바이러스가 발견된 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류단체를 중심으로 오히려 철새가 농장에서 감염됐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가창오리가 국내 도래 전 머물렀던 시베리아에는 AI가 발생하지 않았고, 지난해 12월까지 머물렀던 영암호 일대에서는 AI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의아하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어떤 경로가 원인이든 AI 바이러스 전파는 결국 접촉에 의한 것”이라며 “농가 단위의 소독과 통제를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