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만의 수의사 현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대만의 수의사는 2023년 현재 4,538명이며 총 5개의 대학에 수의학과가 있습니다.
국립 타이완 대학교(National Taiwan University)
국립 중흥 대학교(National Chung Hsing University)
국립 가의 대학교(National Chiayi University)
국립 병동과기대학교(National Pingtu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아시아 대학교(Asia University)
이 중 아시아 대학교는 2016년에 수의학과를 설립했으며, 유일하게 학사 수의학과”만” 있는 대학입니다.
과거 대만 수의학 과정은 5년이었습니다.
1학년은 일반 공통 과목을 배우고, 2학년부터 4학년은 전문 과목을 중심으로 배우며, 5학년은 임상실습을 했죠.
그러다 지난 2018년에 국제 표준에 맞추기 위해 한국과 동일한 6년제로 변경되었습니다.
학습 과정은 한국의 ‘예과 2년+본과 4년’ 제도와 다릅니다. 4년 졸업 후 기본 의학 시험을 치르고, 5학년부터 전공 진료 실습을 시작합니다. 6학년에는 대학 외 실습을 거쳐 6년 만에 학위를 받게 되죠.
아시아 대학교의 학사 후 수의학은 특이하게 4년 과정입니다.
세계 수의과대학 순위를 알려주는 QS World University Rankings Veterinary Science에 따르면, 2023년 서울대학교 수의과는 전 세계에서 49위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대만의 수의학과는 순위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로 보아 전반적으로 한국의 수의학 기술과 역량이 대만을 앞선 것으로 보이지만, 대만은 최근 몇 년간 세계 및 아시아의 대규모 국제 수의학회를 주최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강력한 학습 발전 욕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4월 필자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제38회 WVAC에 참석하여 서울대학교 수의안과학 서강문 교수님의 안과 강의를 통역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이때 강의를 대하는 대만 수의사들의 학구열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대만에서 수의사로 활동하려면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만의 수의사 면허를 따로 취득해야 합니다. 대만 교육부에서 승인한 국외 전문대학 이상의 수의과 및 축산 수의과 학과를 졸업한 사람은 졸업증명서를 소지하고 있으면 해당 자격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10개 대학에서 수의과를 졸업한 경우 대부분 해당 자격시험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수의사 국가시험 과목은 총 여섯 과목으로 ▲수의병리학 ▲수의약리학 ▲수의실험진단학 ▲수의일반질병학 ▲수의전염병학 ▲수의공중보건학입니다.
이 여섯 과목은 모두 객관식 문제로 출제되며, 2023년의 평균 합격률은 43.83%입니다. 과목 수는 한국에 비해 적지만 합격은 쉽지 않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대만의 수의사법 제30조에는 未取得獸醫師資格或不具第十六條第二項規定資格之獸醫佐擅自執行獸醫師業務者，處新台幣三萬元以上十五萬元以下罰鍰，其所用之藥械沒入之。但在獸醫師指導下之獸醫、畜牧獸醫料系學生或畢業生協助執行獸醫師業務者，不在此限。(수의사의 자격을 취득하지 않았거나 제16조 제2항에 규정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수의사는 30,000대만달러 이상 150,000대만달러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그가 사용한 의약품 및 장비는 몰수한다. 그러나 이 제한은 수의사의 지도 하에 수의학 업무 수행을 지원하는 수의사, 축산 및 수의학 학생 또는 졸업생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라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만에는 아직 수의사 면허를 취득하지 못한 많은 수의학과 졸업생들이 동물병원에서 일하고 있으며, 이를 일컬어 ‘무면허 수의사’라고 합니다.
대만 수의사 급여가 궁금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만 취업 웹사이트(104)에 따르면, 대만의 수의사는 졸업 후 다음과 같은 급여를 받습니다:
경력 1년 미만: 평균 30,000대만달러(한화 약 1,250,000원)
경력이 증가함에 따라 급여가 증가합니다.
대만의 일반 기업체 평균 급여는 48,000대만달러(한화 약 1,990,000원)로 한국보다 다소 낮은 편입니다.
졸업 직후의 수의사들은 급여가 한국과 마찬가지로 높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수의사들이 독립적으로 진료를 시작하거나 자신만의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선택을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대만 동물병원의 현황에 대해 더 알아보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왕태미의 대만 펫비즈 이모저모]는 ‘개와 고양이를 위한 반려동물 영양학’, ‘당신의 반려동물은 잘 먹고 있나요?’ 두 권의 책을 출간한 왕태미 수의사가 데일리벳 독자를 위해 대만 반려동물 산업과 수의학 분야에 대한 현지의 생생한 정보를 전달해드리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