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전문가가 알려주는 반려견의 촉각

미국동물행동의학전문의(DACVB) Amy Learn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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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y Learn 미국동물행동의학전문의(DACVB), 국제동물행동컨설턴트협회(IAACB) 인증 동물행동컨설턴트(CABC)

개의 촉각은 인간의 촉각과는 매우 다릅니다. 학문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촉각은 촉감, 온도, 압력, 유해한 자극과 관련이 있으며, 신체 각 부위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뇌가 결정하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피부와 기타 조직의 수용체는 특수한 통각 경로를 거쳐 신경과 척수를 통해 뇌로 정보를 전달합니다. 이를 통해 각 개인은 감각을 해석하고 어떻게 반응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인간은 개보다 촉각 수용체(touch receptors)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촉각, 특히 손끝의 감각이 더 정교하게 발달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개의 촉각은 더 평범합니다. 개는 발로 물건을 집어 올려서 파악하는 대신, 물건을 입으로 물어서 들어 올립니다. 그리고 수염 등 다른 경로를 통해 얻은 감각과 결합하여 정보를 해석하죠. 그러나, 이것이 개가 통각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개도 감각이 있는 존재입니다. 비록 개의 촉각이 사람보다 떨어질 수 있지만, 개도 다른 모든 생물과 마찬가지로 고통과 감정을 느낍니다. 물론,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인내심이 더 크기 때문에, 통증의 정도는 개체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이마저도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요.

질병과 부상이 야생에서 개의 생존 가능성을 줄이기 때문에, 개들이 본능적으로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때까지 통증을 숨긴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이 역시 여전히 논쟁거리입니다. 통증을 느끼는 개는 활동량 감소, 숨기, 상호작용 빈도 감소, 헐떡거림, 흥분, 공격성을 보일 수 있습니다.

개가 유전적인 이유로 사람과 다르게 통증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연구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인간의 경우 melanocortin-1 receptor gene(MCIR 유전자)이 피부 색소, 머리카락 색, 햇빛에 대한 민감도를 조절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 유전자에 특정 변이가 있는 사람은 통증에 대한 역치가 낮아서 마취의 필요성이 더 높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이 유전자가 래브라도 리트리버 일부 계통에서 확인됐습니다. 현재, 개의 품종과 감각, 통증 민감도 사이의 유전적 연관성을 찾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개가 세상을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은 전정계(vestibular system)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전정계는 자세와 균형을 유지하는 신체 메커니즘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개들이 나무나 다른 장애물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 쫓고 쫓기는 걸 보면 마치 강인한 운동선수 같습니다. 개들은 이런 퍼포먼스를 위해 타고났습니다. 척추가 유연해서 다양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고, 꼬리는 방향타 역할을 해서 올바른 경로를 유지하게 하죠.

포유류는 외이도 안쪽 깊숙한 곳에 전정기관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특별한 액체가 들어 있는 3개의 반고리관(semicircular ducts)도 포함됩니다. 이 관 안에 있는 액체의 움직임이 개의 균형 감각을 결정합니다.

사람의 손가락 끝과 마찬가지로 개의 코끝에 털이 없는 부분은 몸에서 신경이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최근 개의 코 촉각에 특별한 기능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가 시작됐습니다. 다른 척추동물들은 코를 통해 열과 화학적인 자극을 감지함으로써 먹이를 구별하고 심지어 움직임을 안내받기도 합니다. 개는 코를 통해 약한 열복사를 감지한다고 밝혀졌지만, 이 정보를 어떤 목적으로 활용하는지는 아직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인간은 황무지에서 길을 찾기 위해 자기장을 사용했습니다. 별을 보고 방향을 찾는 방법을 제외하면, 이것이 탐험가들이 길을 찾는 최초의 방법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자기장은 개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에 대한 또 다른 해답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많은 포유류가 자기장을 이용해 길을 찾고 있으며, 개는 자기장을 감지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이용해 주변 환경에 적응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인간의 촉각과 반려동물의 촉각은 확연히 다릅니다. 사람은 감각적인 자극을 인식하기 위해 잘 발달된 손끝의 촉각을 활용합니다. 하지만 개는 사람과 달리, 발의 촉각을 통해 정보를 탐색하지 않습니다. 대신 코의 발달된 신경, 전정계, 자기장을 해석하는 능력 등 다른 전문적인 기술을 이용합니다.

비록 개의 촉각은 사람과 다르지만, 개는 분명 통각을 느끼고, 인간이 촉각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정서적 고통도 느낀다는 점을 기억하는 게 중요합니다.

[Additional Resources:]

Carlson, N. R. (2012). Physiology of behavior. Pearson Higher Ed.

De Lahunta, A., Glass, E. N., & Kent, M. (2014). Veterinary Neuroanatomy and Clinical Neurology-E-Book. Elsevier Health Sciences.

England, R. W. (2008). W. Lowrie 2007. Fundamentals of Geophysics, x+ 381 pp. Cambridge, New York, Melbourne: Cambridge University Press. Price£ 70.00, US 70.00 (paperback). ISBN 9780 521 85902 8; 9780 521 67596 3 (pb). Geological Magazine, 145(4), 601-602.

Hart, V., Nováková, P., Malkemper, E. P., Begall, S., Hanzal, V., Ježek, M., … & Burda, H. (2013). Dogs are sensitive to small variations of the Earth’s magnetic field. Frontiers in Zoology, 10(1), 1-12.

Perez TE, Mealey KL, Burke NS, Grubb TL, Court MH, Greene SA. Relationship between the melanocortin-1 receptor (MC1R) variant R306ter and physiological responses to mechanical or thermal stimuli in Labrador Retriever dogs. Vet Anaesth Analg. 2017 Mar;44(2):370-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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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전문가가 알려주는 반려견의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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