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한호재 교수팀, 뷰티르산 통한 당뇨병성 인지 장애 예방·완화 기전 규명
국제학술지 Autophagy에 게재...제1저자 조지현·채창우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수의생리학 한호재 교수 연구팀이 뷰티르산에 의한 미토콘드리아의 자가포식 조절 기전 회복을 통해 당뇨병으로 인한 인지 장애를 예방·완화하는 기전을 규명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한호재 교수팀의 이 같은 연구 성과를 소개하며 “장내미생물의 대사산물인 뷰티르산이 당뇨병성 인지 장애를 예방·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당뇨병 환자에서 만성적인 고혈당 환경은 신경세포 사멸 등을 일으켜 신경 퇴행성 질병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자가포식 기능의 장애는 신경세포 사멸에 의한 인지 장애의 유발 요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분자·세포적 측면에서의 기전 연구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었다.
이에 한호재 교수 연구진은 당뇨병 질환 모델 동물 및 세포를 활용해 장내미생물 및 관련 대사산물의 변화를 조사하여, 이들 변화와 당뇨병성 인지 장애 발생과의 상관관계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당뇨병 질환 모델 동물의 대변에서 장내미생물 구성 및 대사체를 분석한 결과, 단쇄지방산 중 뷰티르산을 생산하는 장내미생물의 수와 혈장 뷰티르산의 농도가 유의성 있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당뇨병(고농도 포도당)은 장내미생물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신경세포에서 p65-HDAC8 복합체 형성을 유도하여 Parkin 발현을 감소시킨다. Parkin의 발현 억제는 미토콘드리아 자가포식의 기능 부전을 유발하여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축적됨으로써 신경세포 사멸 및 인지 장애를 유발한다. 뷰티르산은 p65-HDAC8 복합체 형성을 억제함으로써 Parkin 발현을 회복시켰고, 그 결과 뷰티르산은 당뇨병(고농도 포도당)으로 인한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하여 인지 장애를 완화했다고 한다.
서울대학교 한호재 교수(사진 오른쪽)는 “연구진이 증명한 당뇨병에서 뷰티르산의 Parkin 매개 미토콘드리아 자가포식 과정 정상화를 통한 인지 장애 완화 효과는 당뇨병성 인지 장애의 치료 전략으로 높은 잠재력을 가질 수 있다”며 “향후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활용한다면 대사성 질환에 기인한 다양한 신경퇴행성 질병의 예방 및 치료 방법을 제시하여 국민 건강 증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 분야 기초연구사업(중견후속연구)으로 진행됐으며, 국제학술지인 ‘오토파지(Autophagy)’에 논문*으로 최근 게재됐다(제1저자 조지현, 채창우). Autophagy는 2023년 IF 13.3으로 세포생물학 분야 상위 10% 이내의 저명한 학술지다.
한편, 한호재 교수팀은 이에 앞서 2020년 6월 Cell Death Dis에 발표한 논문(Sodium butyrate inhibits high cholesterol-induced neuronal amyloidogenesis by modulating NRF2 stabilization-mediated ROS levels: involvement of NOX2 and SOD1)과 2023년 10월 Autophagy에 발표한 논문(TRIM16-mediated lysophagy suppresses high-glucose-accumulated neuronal Aβ)을 통해 대사성 질환 환자에서 많이 발생하는 인지 장애에 장내미생물 대사체 및 자가포식이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원천 자료를 제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