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반려묘 기대수명 11.74세..약간 과체중이어야 오래 산다?

1년간 진료기록 남긴 고양이 125만수 중 사망사례 8천여건 추려 분석..암컷, 교배종, 중성화가 더 긴 기대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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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왕립수의과대학 연구진이 영국 내 반려묘의 연령별 기대수명을 산출한 결과 0세 고양이의 기대수명은 11.74세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미국에서 조사된 11.18세와 비슷한 수치다.

교배종(crossbred)이 순종보다, 0세 암컷이 0세 수컷보다 기대수명이 길었다. 권장 체중·BCS에 비해 조금 더 과체중인 편인 고양이들이 더 오래 살 것으로 기대됐다.

영국 반려묘의 연령별 기대수명과 사망확률
(Teng KT, Brodbelt DC, Church DB, O’Neill DG. Life tables of annual life expectancy and risk factors for mortality in cats in the UK. 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 2024;26(5). doi:10.1177/1098612X241234556)

연구진은 VetCompass 프로그램에 참여한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반려묘를 대상으로 사망사례를 추출해 분석했다.

2019년 한 해 동안 이들 동물병원에서 1차 진료를 받은 고양이 1,254,484마리의 전자환자기록(EPR)을 대상으로 euth, pts(put to sleep), 화장, 사망, 가정 매장, 관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 사망 후보 사례를 추렸다.

1차 후보군 159,590마리를 수작업으로 걸러내 7,936건의 사망 사례를 확보했다. 2019년 1월 1일부터 2021년 3월 31일 사이에 고양이가 사망했다는 확고한 증거가 EPR 상에 남아 있는 케이스들이다.

분석 결과 영국 반려묘 0세령의 기대 수명은 11.74세로 나타났다. 이는 로얄캐닌과 미국 동물병원 프랜차이즈 밴필드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152개 밴필드 반려동물을 방문한 고양이 239만수를 분석해 도출한 기대수명 11.18세와 유사한 수치다.

연구진은 “수의학적 치료를 포함한 반려동물 관리가 발전함에 따라 최근 연구에서는 더 긴 기대수명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성별, 품종, 체중 등의 요소가 기대수명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했다.

그 결과 0세령 암컷 고양이의 기대수명(12.51년)은 수컷(11.18년)에 비해 1.33년 더 길었다. 다만 성별에 따른 기대수명 차이는 연령이 올라감에 따라 줄어들어 15~16세가 되면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0세령 교배종의 기대수명(11.89년)은 순종(10.41년)보다 1.5년 이상 길었다. 순종 품종묘 중에서는 버미즈(Burmese)와 버만(Birman) 고양이의 기대수명이 14세 이상으로 가장 길었다. 반면 스핑크스(Sphynx)는 6.68세로 가장 짧은 기대수명을 보였다.

중성화된 고양이의 평균 수명도 더 길었다. 중성화된 고양이는 전체 고양이보다 평균 1년 더 살았다. 이번 분석에 포함된 7,936건 중 폐사 전 중성화됐던 개체는 5,630건으로 70%가 넘었다.

체중과의 연관성은 다소 특이했다. 이번 조사에서 모든 고양이의 성체 체중 중앙값은 5.5kg으로 반려동물비만예방협회가 권고하는 건강 체중 범위(3.6~4.6kg)를 상회했다. 이 중앙값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수명이 짧아지는 경향을 보였는데, 바꿔 말하면 ‘가벼운 과체중’인 경우가 기대수명이 가장 긴 셈이다.

연구진은 호주, 미국 등에서 전자환자기록을 활용한 선행연구에서도 BCS 9점 척도에서 6~8점, 5점 척도에서 4점인 고양이의 평균 수명이 가장 길었다는 점을 지목하면서 ‘BCS 시스템의 현행 유효성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연구진은 기대수명이 지역별로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특히 이번 연구와 미국 밴필드 연구는 교배종·순종 여부에서 차이를 보였다. 이번 영국 연구에서는 교배종 반려묘가 순종 반려묘에 비해 기대수명이 길었지만, 미국 밴필드 연구에서는 그 반대였다.

연구진은 “각국에서 인기 있는 고양이 품종의 구성과 건강 상태, 수의학적 치료나 안락사 결정 등 여러 요인이 복잡하게 작용한다”면서 “한 지역의 수명표(life table)를 다른 지역으로 일반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Life tables of annual life expectancy and risk factors for mortality in cats in the UK)는 국제학술지 JFMS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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