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는 신장병 환자에게 사용되는 ‘인 결합제’(예: Lanthanum carbonate)가 건강한 반려동물에게 먹을 수 있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반려동물의 신장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러한 부원료를 첨가한 반려동물 사료를 쉽게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한국과 대만의 반려동물 사료 관련 법규가 기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포지티브 규제 vs 네거티브 규제
한국의 반려동물 사료 규정은 주로 ‘포지티브 규제’로 이루어져 있고, 대만의 규정은 ‘네거티브 규제’로 되어 있습니다.
포지티브 규제는 ‘추가할 수 있는 성분’을 명시하기 때문에 명시되지 않은 다른 성분은 추가할 수 없습니다. 추가하려면 별도의 신청이 필요하며, 관련 기관의 토론 및 심사에서 이를 수용하고 규정을 개정해야 합니다.
반면, 대만의 반려동물 사료 규정은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하며, ‘네거티브 규제’로 되어 있어 ‘사용할 수 없는 성분’만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명백히 건강한 반려동물에게 먹이면 안 되는 인 결합제가 대만에서는 ‘신장 보호 제품’으로 제조사에 의해 소개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대만에는 많은 반려동물 보호자들이 ‘인’을 신장병의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인을 줄여야 한다’고 믿으며, 제조사의 영향으로 건강한 반려동물도 ‘인 결합제’를 사용하여 반려동물의 인 섭취를 더 줄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인은 ‘필수 영양소’이며 뼈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몸속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매일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골절 및 근육 약화와 같은 질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기(단백질)’를 주 식품으로 먹는 경우에는 인을 너무 많이 섭취하고 동시에 칼슘이 부족할 수 있지만, 이미 영양이 계산된 ‘주식’을 먹는 경우, 칼슘과 인의 함량은 안전하고 건강한 범위로 조절되어 있으므로 칼슘이 너무 적고 인이 너무 많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때 ‘인 결합제’를 추가로 섭취하면 실제로 몸속의 인이 부족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때 몸은 정상적인 대사를 유지하기 위해 뼈에서 인을 가져옵니다. 결과적으로 뼈가 계속 줄어들어 골절이 올 수 있으며 칼슘이 너무 많아져 몸 밖으로 배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인 결합제는 실제로 인 결핍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한 반려동물을 위한 보조 음식’으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보면 한국의 반려동물 사료 규정은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하지만 ‘포지티브 규제’도 단점이 있습니다. 안전한 성분만 사용하도록 하는 ‘포지티브 규제’는 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국 계열의 사료 회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반려견용 다이어트 사료의 일부 성분이 명시되지 않은 성분(lipoic acid)을 포함하여 수입 금지 판정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성분은 고양이에게는 독성이 있지만 개에게는 안전합니다. 관련 증명을 많이 제출했지만, 최종적으로 한국에서는 개고기를 먹는 문화가 있어 이 성분이 간접적으로 인간에게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을 방지해야 한다며 수입이 금지되었습니다.
이것이 당시 사료 회사와 저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전 세계 수십 개국에 수출되는 사료가 ‘오로지’ 한국에서만 판매 중지되었다는 사실이 충격이었습니다.
이는 한국의 사료 규정이 안전하지만 혁신적인 성분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반면 대만처럼 최신 제품을 완전히 방치하여 판매하는 방식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안전 검증을 거치지 않은 성분들이 제품의 부원료로 너무 많이 사용되고 있어, 과장 광고와 홍보가 따라오게 됩니다. 이러한 불안전한 제품으로 인해 반려동물의 건강 문제가 발생할까 걱정됩니다.
그러나 대만도 최근 몇 년 동안 반려동물 사료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있으며, 올해 1월 농림부는 과장된 광고에 대한 추가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반려동물 사료 표시 및 광고가 거짓 혹은 과장되어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경우의 원칙’을 고시했습니다(農業主管法規共用系統-法規內容-寵物食品標示宣傳廣告涉及不實誇張或易生誤解認定原則).
대만으로 반려동물 사료를 수출할 때 작성한 광고 내용이 새로 신설된 규정에 부합하는지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더 많은 업데이트가 있다면 공유하겠습니다.
[참고] 인 결합제 보충 설명 :
신장 질환 환자는 신장 기능 감소로 인해 체내의 과다한 인을 건강한 반려동물처럼 배출할 수 없게 됩니다. 이로 인해 혈액 중 칼슘(적음)과 인(많음)의 균형이 깨지게 되며, 이에 따라 몸은 뼈(칼슘)와 인 비율을 조절하기 위해 뼈조직을 빌려오지만, 뼈는 ‘칼슘’뿐만 아니라 ‘인’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신장은 남은 인을 제거하지 못하고, 최종적으로 남은 인은 연부조직과 혈관에 침착되어 신장 기능이 더욱 감소하는 악순환을 만들어 냅니다.
신장 질환 환자는 먼저 ‘음식’에 함유된 ‘인’을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물론 단백질 등 다른 영양소도 함께 조절해야 합니다). 식품 중 인 함량을 최대한 낮추어 혈액 중 인의 수치를 안전한 범위로 유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음식에서 인을 충분히 제거했음에도 혈액 중 인 수치가 여전히 정상 범위 내에 유지되지 않을 때는 ‘인 결합제’를 사용하여 신장의 과다한 인의 양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모든 신장 질환 환자의 신장 상태와 혈중 인 농도는 각각 다릅니다. 음식으로 통제할 수 있는 혈중 인 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인 결합제를 먹을 필요가 없을 수 있습니다.
인은 필수 영양소이며, 결코 ‘덜 먹을수록 좋다’는 원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인 결합제를 먹을지 말지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요? 또 얼마나 섭취해야 할까요? 이를 위해서는 음식 내 칼슘과 인 상태 및 혈액 검사로 칼슘과 인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수의사들은 인 결합제 처방 전에, 반려동물의 식이 상태를 고려하고, 인 결합제가 필요하다면 지속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적절한 음식과 인 결합제 용량을 찾아야 합니다.
[왕태미의 대만 펫비즈 이모저모]는 ‘개와 고양이를 위한 반려동물 영양학’, ‘당신의 반려동물은 잘 먹고 있나요?’ 두 권의 책을 출간한 왕태미 수의사가 데일리벳 독자를 위해 대만 반려동물 산업과 수의학 분야에 대한 현지의 생생한 정보를 전달해드리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