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진료하는 순서대로 임상 배운다’ 수의기본진료수행 지침 개발 본격화

머리로 생각하고 말로 설명하는 동물진료의 뼈대..실기시험 도입 기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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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대생이 졸업 후 환자·보호자를 만나 실제 진료하는 순서대로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진료수행 지침 개발이 본격화된다.

보호자의 주호소나 신체검사상 이상소견을 발견하는 것으로 시작해 병력청취, 감별진단을 위한 추가 검사와 치료계획 수립, 보호자 교육 등으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한국수의과대학협회·한국수의교육학회 이기창 교수팀은 21일 온라인으로 첫 회의를 열고 ‘WOAH(OIE) 권고 수의학교육 강화를 위한 수의기본진료수행 연구’를 시작했다.

올해 말까지 61개 항목에 대한 진료수행 지침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세부 지침을 개발할 진료수행 61개 항목. 진료의 출발점이 되는 주증들이다.

실제 진료하는 순서대로 배운다

주호소에서 출발해 병력청취·신체검사·추가검사·치료계획으로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 지원으로 매년 진행되고 있는 수의학교육 개선 연구는 2016년 졸업역량 설정을 시작으로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현재는 수의대생이 수의과대학에서 익혀야 할 진료역량을 크게 ‘진료수행’과 ‘임상술기’로 나누고 이를 교육하기 위한 지침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진료수행’은 머리로 생각하고 말로 설명하는 역량이다. 환자의 증상에서 출발해 문진 및 신체검사, 감별진단, 치료계획 수립으로 이어지는 진료의 뼈대다.

‘임상술기’는 손으로 하는 역량이다. 동물을 보정하고, 주사·채혈하고, 각종 검사와 기본적인 수술을 실시할 수 있는 능력이다.

연구진은 2022~2023년에 걸쳐 수의기본임상술기 54개 항목에 대한 지침서 개발을 완료했다. 한국수의임상교육협의회와 엠서클 베터빌이 지침서에 기반한 동영상 자료도 만들고 있다.

남은 과제는 ‘진료수행’ 지침을 개발하는 것이다. 올해 연구진은 기존에 수립한 61개 진료수행 항목에 대한 세부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진료수행 항목 61개는 보호자의 주호소(chief complaint)나 주요 증상으로 구성된다. ‘기침을 해요’, ‘토해요’ 등 실제 진료실에서 만나는 출발점이다.

올해 개발할 진료수행 지침은 주증의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 필요한 병력청취, 신체검사 및 추가검사를 지시한다. 연습문제가 될 증례와 참고문헌도 함께 적시한다.

가령 ‘숨 쉬는 게 이상해요’라고 호소한 보호자에게는 숨소리가 어떻게 이상한지 묻고 환자의 호흡곤란 양상을 진찰해야 한다. 이전에 심장질환을 진단받은 적이 있는지, 기침이 동반되는지도 체크해야 한다.

여기에는 수의사가 주증에 대한 감별진단목록을 산정하고 진단 과정과 치료계획을 구조화(scheme)하는 역량도 요구된다.

진료수행지침 개발 예시.
문제해결 구조와 함께 보호자·환자에게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사항들을 담고 있다

추후 실기시험 도입 기반

10월까지 초안 만들어 공청회

이처럼 진료수행 지침은 수의대생이 졸업 후 동물병원 진료실에서 겪을 진료과정을 순서대로 재현한다. 병원체나 질병명으로 단원을 구분해 병인론-진단-치료 등을 차례로 가르쳤던 고전적인 수의학교육의 구성을 뒤집는다. 실제 진료에 더 가깝다.

의학교육은 이 같은 진료수행지침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의사 국가시험에서 환자 역할을 하는 배우를 진료하는 실기시험(CPX)으로 평가하고 있다.

수의학교육에서도 진료수행 지침은 학생들의 임상 역량을 높일 핵심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추후 국가시험에 실기시험이 도입될 수 있는 기반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에는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산과 등 진료과별 교수협의회가 참여한다. 진료수행 항목의 특성상 내과교수협의회가 지침 개발에서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가 발간한 ‘기본진료수행지침’과 유사한 틀로 진료수행지침을 개발할 계획이다.

연구책임자인 이기창 교수는 “국내 모든 임상교수진이 진료수행지침의 저자가 되길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오는 10월까지 진료수행지침 초안을 개발해 전국 수의과대학 및 학생단체에 회람하고, 10월말 공청회를 거쳐 연말까지 최종보고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박인철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장은 “수의학교육 발전을 위한 진료수행 지침 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다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실제 진료하는 순서대로 임상 배운다’ 수의기본진료수행 지침 개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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