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출신 서영석, 동물병원에 판매한 인체약 전산보고법안 또 발의

의약품관리종합센터에 판매내역보고 의무화..21대 국회 법안소위 통과했던 법


0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약국이 동물병원에 판매한 인체용의약품 내역의 전산보고를 의무화하는 법안이 또 발의됐다.

지역 약사회 회장을 역임한 약사 출신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사진, 경기 부천시갑)이 약국 개설자가 동물병원에 인체용 전문의약품을 판매한 경우 의약품관리종합센터에 판매내역을 보고하도록 하는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12일 대표발의했다.

동물병원 개설자는 약국으로부터 동물을 진료할 목적으로 인체용 전문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다. ‘약사법’에 따라 약사는 동물병원에 인체용의약품을 판매한 경우, 동물병원 명칭, 연락처, 약품 명칭, 수량, 판매일을 관리대장에 기록해야 한다.

이러한 대장만으로는 동물병원으로의 인체용의약품 유통을 제대로 감시할 수 없다는 게 서영석 의원의 판단이다.

개별 약국에서 작성하는 기록은 단순한 수불대장에 불과하여 인체용 전문의약품의 판매내역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고, 체계적인 의약품 관리가 쉽지 않으므로 전산보고(의약품관리종합센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행 약사법에 따른 관리대장

서영석 의원은 “약국개설자가 동물병원 개설자에게 인체용 전문의약품을 판매한 경우 의약품관리종합센터에 판매내역을 보고하도록 하는 명시적인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의약품의 오·남용을 예방하기 위한 의약품 유통관리체계 구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을 통해 의약품 유통관리 체계가 마련되면, 일부 약국과 동물병원의 인체용 의약품 불법판매 행태를 근절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법안은 지난 21대 국회 때 서영석 의원이 발의했던 법안이다.

당시 서 의원은 “동물병원의 인체용의약품 사용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동물병원에서 인체용 전문의약품을 사용할 때마다 수의사처방관리시스템(eVET)에 사용내역 입력을 의무화하는 ‘수의사법 개정안’과 약사가 동물병원에 인체용 전문의약품을 판매할 때 의약품관리종합센터에 보고하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동시에 발의했다.

그중 약사법의 경우, 법안소위까지 통과했지만 최종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임기만료 폐기됐는데, 폐기된 약사법을 22대 국회 들어 재차 발의한 것이다.

서영석 의원이 약사법을 또 발의하자 수의사처방관리시스템(eVET) 입력을 의무화하는 수의사법 개정안도 다시 발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동물병원은 인체약을 구입해 사용할 때 ‘인체용의약품 출납대장’을 비치하고 출납 현황을 기록해 1년간 보존해야 한다. 서 의원이 발의했던 수의사법 개정안은 여기서 더 나아가 아예 인체약 사용 내역을 처방관리시스템에 의무적으로 입력하고, 「약사법」에 따른 의약품유통정보와 연계하도록 했다. 인체용의약품의 사용량과 재고량을 출납대장에 기록하는 것도 동물병원의 현실에 맞지 않은 과도한 규제인데, 더욱 강력한 규제를 만드는 법안이다.

서영석 의원은 22대 국회의 유일한 약사 출신 의원이며, 약사법을 논의하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다.

한편, 서영석 의원의 약사법이 통과되면 동물병원에서 인체용의약품 사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매상에서 직접 약을 공급받는 병의원과 달리, 동물병원은 소매상(약국)을 통해서만 인체약을 구매해야 하는 불합리한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약국이 동물진료에 필요한 약품을 모두 구비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전국 동물병원이 소수의 약국을 통해 동물진료에 필요한 인체용의약품을 공급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도 동물진료에 필요한 약품을 갖춘 약국이 소수인데, 판매내역을 전산보고 하는 의무까지 생기면, 동물병원으로 인체용의약품을 판매하는 약국이 더 줄어들 우려가 있다. 이는 원활한 동물진료·치료에 영향을 미쳐 결국 동물이 피해를 입고 동물복지가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추가 규제를 만들기 전에 동물병원에서 인체용의약품을 약국이 아니라 병·의원처럼 인체용의약품 도매상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하면, 서 의원이 우려하는 ‘안전한 의약품 유통관리체계 구축’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힘을 받고 있다.

약사 출신 서영석, 동물병원에 판매한 인체약 전산보고법안 또 발의

Loading...
파일 업로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