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검역 제도화 3개월..도마뱀·거북 2만7천마리 검역

야생동물 포유류보다 파충류가 더 많이 수입된다..야생동물질병관리원·대수 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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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수입검역 제도가 시행된지 3개월여만에 도마뱀, 거북 등 2만7천여마리가 검역을 거쳤다. 야생동물 검역관 9명으로 거둔 성과다.

환경부 산하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과 대한수의사회는 야생동물 검역과 질병진단·치료에 협력하기로 했다. 앞으로 전시·사육 목적의 야생동물 수입이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신동인 야생동물질병관리원장과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16일 서울 LW컨벤션센터에서 업무협약(MOU)을 맺고 이 같이 합의했다.

야생동물 수입단계에서의 검역뿐만 아니라 들어온 이후 반려동물로 양육하다 아프게 돼 동물병원에 오는 ‘특수동물’ 질병에 대한 협력 필요성도 제기됐다.

(왼쪽부터) 신동인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장,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

야생생물법이 개정되면서 올해 5월 19일부터 야생동물 수입검역 제도가 시행됐다. 파충류 등 야생동물을 반려목적으로 기르거나(특수동물) 전시·판매 목적으로 수입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신종 인수공통감염병 유입으로 인한 보건 위협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가축이 아닌 야생동물 중 포유류·조류는 농식품부(검역본부)가, 파충류는 야생동물질병관리원(야생동물검역센터)이, 양서류·어류는 해수부가 검역을 담당한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로 수입된 파충류는 119만마리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에는 가축 외 포유류(17만수)보다 파충류(20만수)의 수입이 더 많았다.

이날 야생동물검역센터 현황을 소개한 정흥일 팀장은 “이미 국내에 수입되는 파충류의 마릿수가 가축이 아닌 포유류나 조류에 비해 더 많다”면서 “앞으로 전시·반려 사육 목적으로 수입이 더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야생동물검역센터가 담당하는 파충류 검역은 인천공항에서만 진행된다. 검역센터도 영종도에 위치하고 있다.

5월 19일부터 8월 13일까지 86일간 진행된 검역은 119건이다. 매일 1건 이상 파충류 검역이 진행된 셈이다. 수입된 화물에 대한 검역뿐만 아니라 CIQ(Customs, Immigration, Quarantine)에서 여행객들이 휴대한 파충류 동물 등을 적발하기도 했다.

이 기간 수입된 파충류 동물은 2만7천여수에 달한다. 거북이 1만8천여수로 가장 많고, 도마뱀이 8천여수로 뒤를 이었다. 식용자라가 다량 포함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야생동물검역센터 유정선 센터장은 “상업용으로 수입되는 경우 수출국 수의사가 발행한 검역증명서가 있지만, 문제는 개인이 휴대하여 들여오는 것”이라면서 “(반려목적으로) 본인이 키우려고 가지고 오는 경우도 있지만 소규모 밀수로 의심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흥일 팀장은 그간 검역이 불합격된 사례도 대부분 검역증명서 없이 여행객들이 들여오다 적발된 경우라고 덧붙였다.

현재 영종도내 임시검역시행장을 사용하고 있는 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내년을 목표로 정식 야생동물검역시행장을 건립하고 있다. 인천공항 인근 1만평 부지에 대인소독·터널소독 등 검역·방역에 필요한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야생동물질병관리원과 대한수의사회는 이번 협약에 따라 야생동물 검역업무 추진과 검역관 양성, 야생동물 건강증명서 발급 수의사 진위여부 확인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대한수의사회는 명목상의 협약 체결을 넘어서 보다 실질적인 협력에 기대감을 표했다.

대수가 지난해 질병관리청과 맺은 업무협약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대응 협조체계로 발전했다. 올해 7월까지 반려동물에서 100여건의 SFTS 감염사례를 발견해내 이와 접촉한 사람까지 질병청이 대응할 수 있도록 협력했다.

그에 앞서 국가유산청(구 문화재청)과 협력하는 천연기념물 동물 치료사업은 2005년부터 20년간 진행됐다. 매년 교육을 통해 증례를 공유하고 치료 역량을 높이고 있다.

허주형 회장은 “국내에 들어온 야생동물도 아프면 결국 동물병원을 찾아오게 되어 있다”면서 “추후에는 야생동물질병관리원과 함께 동물병원에서 치료하는 야생동물(특수동물)의 질병·치료 현황도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날 협약식에 자리한 야생동물검역센터 김용관 수의연구관도 최근 관련 전문 동물병원을 방문했다면서 조사연구에 필요한 동물 시료를 얻거나 일선 진료 현황 등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특수동물의학회가 창립하는 등 반려목적으로 기르는 야생동물에 대한 동물병원 진료의 발전 상황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동인 야생동물질병관리원장은 “미처 예상치 못한 다양한 검역 사례가 나타나고 있고, 전세계적인 야생동물 질병 발생 증가와 전시·반려용 수입 증가를 감안하면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수의사회를 통해 향후 야생동물검역관 양성, 야생동물 진료·치료 지원 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개원 5년차를 맞이한 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세계적인 원헬스 흐름에 부합할 수 있는 조직”이라며 야생동물 검역과 아프리카돼지열병 멧돼지 백신 개발 등 주요 현안을 원활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야생동물 검역 제도화 3개월..도마뱀·거북 2만7천마리 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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