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병원성 AI·닭전염성기관지염 복합감염, 육계 피해 반복될까 예의주시

육계선 Y280 백신 없어 종계면역에 기대야..올 겨울 전후 복합감염 재출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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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열린 한국가금수의사회 2024년도 하반기 세미나에서 닭전염성기관지염(IB)과 Y280계열 H9N2형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LPAI)의 복합감염 문제를 조명했다.

지난 봄 육계를 중심으로 큰 피해를 일으켰던 IB+LPAI 복합감염이 이번 겨울을 지나면서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Y280 LPAI에 대한 백신이 출시됐지만 육계에는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종계백신으로 유도한 모체이행항체에 기대야 한다. 복합감염 피해를 막기 위해 IB 관리를 더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세미나에서 국내 IB+LPAI 복합감염 발생동향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전북대 조류질병연구소 강민 교수(사진)는 최근 연구소에 의뢰된 관련 데이터를 소개했다.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호흡기 증상문제로 연구소에 검사를 의뢰한 육계·백세미 농가 41곳을 분석한 결과 IB단독 감염은 59%, IB와 저병원성 AI의 복합감염이 41%로 나타났다. IB 없이 저병원성 AI만 단독 감염된 곳은 단 한 농장도 없었다.

이들 IB+LPAI 복합감염 농장의 주령별 폐사율은 4주령 이후로 접어들며 3~4%대로 높아졌다. 개별 케이스리포트에서는 10%가 넘는 폐사율을 보이기도 했다.

강민 교수는 “(복합감염시) 생각보다 높은 폐사율을 나타냈다”면서 “육계에서 IB나 Y280계열 저병원성 AI의 단독감염보다 복합감염 시 호흡기 문제가 심각해진다는 현장의 인식은 분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IB와 저병원성 AI가 복합감염되면 IB 바이러스가 AI 바이러스의 감염과 증식·배출을 증가시킨다는 관련 연구도 소개했다.

IB 바이러스에 공격받은 상부호흡기계 조직이 AI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해지고, IB 바이러스의 단백질분해효소가 AI 바이러스의 복제를 가속화시킨다는 것이다.

조류질병연구소가 SPF닭(6일령)과 실용육계(21일령)를 대상으로 IB와 Y280계열 저병원성 AI를 복합감염시킨 실험 결과도 눈길을 끌었다.

IB나 Y280 LPAI를 단독감염시킨 실험군에서는 일부만 증상을 보였고 폐사는 관찰되지 않았다.

반면 복합감염군에서는 졸음, 재채기, 노력성호흡 등의 증상을 100% 보였다. 실용육계에서는 폐사도 일부(10%) 관찰됐다.

Y280 LPAI 바이러스의 배출량도 복합감염군에서 훨씬 높다는 점도 특징적이었다. 감염 5일차 인후두 검체를 기준으로 복합감염군이 Y280 LPAI 단독감염군에 비해 100배 많은 배출량을 보였다. 반면 IB의 경우 단독감염과 복합감염 간의 배출량 차이는 없었다.

기관 조직에서의 Y280 LPAI 바이러스 검출도 늘었다. 강 교수는 “이러한 특징이 호흡기 증상 발현 증가로 이어졌을 수 있다”며 “현장에서는 대장균증 등 다양한 세균성 질병과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피해가 더 늘어난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육계에서 손쉬운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검역본부가 개발해 지난해부터 상용화된 Y280 LPAI 사독백신이 있지만 산란계와 종계에만 적용할 수 있다. 육계는 사육기간이 짧아 근육접종용 사독백신을 쓰기 어렵다.

강 교수는 현재로선 종계에 Y280 LPAI 백신을 잘 접종해서 육계의 모체이행항체 방어를 최대한 오래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복합감염도 모체이행항체가 사라진 후기일령에서 주로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후대병아리의 Y280 항체역가(HI)를 28을 목표로 종계군의 항체수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육계나 백세미, 토종닭에 사용할 수 있는 Y280 LPAI 백신을 개발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조류질병연구소에서는 실험적으로 HVT 벡터백신 플랫폼을 활용한 Y280 LPAI 백신을 개발한 바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IB 방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관납으로 진행되는 1일령 뉴캣슬병(ND) 백신을 ND+IB 합제 백신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강 교수가 소개한 IB단독감염 및 IB+LPAI 복합감염 농장들 모두 1일령 관납백신을 ND+IB 합제로 사용한 곳들이다. 1일령에 IB백신을 접종하는 것만으로는 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셈이다.

관건은 올 겨울 전후로 IB+LPAI 복합감염 문제가 다시 커지는지에 달렸다.

Y280에 앞서 20여년간 국내에 발생했던 Y439계열 H9N2형 저병원성 AI는 산란계·종계에만 10여년간 백신을 쓰면서 단계적으로 발생이 감소한 바 있다. 그만큼 장시간이 요구되는데, 이미 국내에 만연한 IB와 복합감염 문제가 계속 반복된다면 마냥 기다리기 어렵다. 보다 전향적인 대책이 필요할 수 있다.

강 교수는 “Y280 백신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만큼 올 하반기까지 1년 정도 현장에 적용하면서 야외 바이러스의 감염 압력이 얼마나 줄어드느냐가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저병원성 AI·닭전염성기관지염 복합감염, 육계 피해 반복될까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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