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럼피스킨 첫 신고자는 수의사였지만..염소도 가능할까

염소 호황으로 산업 크는데 수의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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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 재난형동물감염병특별위원회(위원장 조호성)가 10월 17일(목) 엠비씨컨벤션진주에서 열린 대한수의학회 2024 추계국제학술대회에서 염소업계에 주목했다.

조호성 전북대 교수는 “아프리카돼지열병과 럼피스킨의 첫 신고자는 수의사였지만, 염소 질병에서도 가능할 지는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소와 돼지는 임상수의사가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고, 진료 과정에서 국내에 처음 유입되는 재난형 가축전염병도 감지해낼 수 있었지만 염소의 상황은 다르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전염병을 통제해야 하는 입장에서도 염소는 큰 걱정거리”라며 “염소 업계에 수의사가 없다. 소나 돼지와는 다르다”고 지목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과 럼피스킨은 적어도 농장 단계에서 첫 발생을 찾아냈지만, 염소는 주요 질병조차 도축장이나 경매장 단계에 이르러서야 감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염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난형 가축전염병으로는 가성우역과 블루텅병이 꼽힌다. 제1종 가축전염병이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가성우역을 두고서는 “천연기념물 산양이나 고라니에서는 가성우역 감염 보고가 없지만 (근연종인) 히말라야 고랄에서는 감수성 보고가 있다”면서 ASF에서의 멧돼지처럼 막기 어려운 형태로 야생동물 사이에서 확산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검역본부 최은진 연구관은 가성우역에 대해서도 검역본부가 예찰을 벌이고 있다면서 내년부터 환경부와 협업해 고라니에서도 예찰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의사의 관리 밖에 있지만 염소산업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농식품부가 집계한 염소산업의 연간생산액은 2012년 644억원에서 2022년 1,672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소규모 농가는 줄고 전업농은 늘어나는 형태의 규모화도 진행되고 있다. 2005년 4만호에 달했던 염소 사육가구는 2022년 1만호까지 감소했다.

조 교수는 “염소 농가는 소규모도 많지만 사육규모의 편차가 크다”면서 “개식용 금지의 여파가 염소 사육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염소 가격이 좋아지면서 한우농가가 염소를 같이 기르는 양태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변화는 질병위험도 높일 수 있다. 결핵이나 브루셀라는 염소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염소에서는 아직 예찰도 하지 않는다.

조 교수팀은 농진청으로부터 염소농가 모니터링 설문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육환경과 질병문제를 함께 조사하고 있다. 내년쯤 통계로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설문연구 경과를 전하면서 염소농장은 고상식 축사 형태의 실내사육으로 인해 호흡기 문제가 많고, 사육환경 문제로 인한 기생충 감염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진료하는 수의사도, 마땅한 약도 없다. 타 가축처럼 질병이 의심될 때 진단검사기관이나 지역 동물위생시험소에 정밀검사를 맡기는 방식도 자리잡지 못했다. 폐사가 나오면 퇴비사에 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염소 질병을) 수의대에서 가르치지도 않고, 일선에 염소수의사도 없다. 심지어 염소농장을 한 번 가본 수의사도 찾기 어렵다”면서 관심을 촉구했다.

수의사들의 관심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염소 가격이 높아지다 보니 농가의 치료 의지가 예전보다 높아지면서 지역 대동물 수의사에게 진료 수요가 조금씩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소 임상수의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염소 관련 강의가 조금씩 추가되는 경향도 엿보인다.

올초 대한수의사회는 조 교수를 위원장으로 염소질병특별위원회를 설립했다. 오는 10월 27일(일) 대전컨벤션센터 FAVA 2024 행사장에서 한국염소수의사회 창립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럼피스킨 첫 신고자는 수의사였지만..염소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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