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꿀벌실종 현상, 4년간 대규모 조사로 감염성 병원체 밝혀내..BQCV 가장 만연
서울대 김대용 교수팀, 한국양봉농협, 포스트바이오 공동 연구
최근 국내 양봉산업은 친환경 산업으로 주목받으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지난 2021년 12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대규모 꿀벌실종 현상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국내 전역에서 발생한 꿀벌소실 현상은 양봉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으며, 이에 대한 원인분석과 해결책 마련을 위한 과학적 연구가 절실했다.
이에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김대용 교수 연구팀과 한국양봉농협, 포스트바이오가 함께 전국적으로 대규모 조사를 통해 꿀벌실종 현상의 여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꿀벌 감염성 병원체 실태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Journal of Veterinary Diagnostic Investigation (JVDI)에 게재했다(Prevalence of pathogens in abnormal honeybees in South Korea, 2020_2023. 제1 저자 허주행).
이번 연구는 감염성 병원체가 꿀벌 사라짐 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가운데, 그 실태를 전국적으로 대규모 분석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연구 결과는 국내 양봉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꿀벌 병원체 및 기타 위험 요인에 대한 심도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향후 꿀벌 보호 및 관리 방안 마련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전역의 1,378곳 양봉장에서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고 질병이 의심되는 꿀벌을 대상으로 수집한 대량의 샘플(n=3,707)을 분석하여 꿀벌 병원체의 유병률(prevalence)을 제시했다. 또한, 시기별, 지역별 분석을 통해 현재 국내 꿀벌 병원체 감염 현황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 국내 꿀벌은 검은여왕벌방바이러스(Black Queen Cell Virus, BQCV), 날개불구바이러스(Deformed Wing Virus, DWV), 이스라엘급성마비증바이러스(Israeli Acute Paralysis Virus, IAPV) 등의 바이러스 질병에 크게 노출되어 있었다. 바이러스성 질병 이외에는 설사 증상이 특징적인 진균성 질병 노제마병(Vairimorpha ceranae)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특히 꿀벌 실종이 주로 발생하고 있는 월동기에 DWV, IAPV와 같은 바이러스 질병 발생이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차단방역이 힘들고 후천성 면역체계가 없는 꿀벌의 특성상 바이러스 질병과 같은 꿀벌 감염성 병원체의 확산이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방역 대책 수립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서울대 김대용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국적으로 진행된 대규모 샘플링을 통해 꿀벌 병원체의 정확한 실태를 밝혀내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앞으로도 양봉 업계와 협력하여 꿀벌 보호를 위한 기후 변화 및 환경적인 측면 등 다양한 각도에서 추가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