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상수의사가 벳어스 만든 이유는? 정승필 원장을 만나다

‘올바른 처방식 문화의 시작’ 강조하는 ‘벳어스’를 어떻게 만들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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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식 등 동물병원 전용제품에 대한 올바른 유통구조 확립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올바른 처방식 문화의 시작’을 강조하는 반려동물 케어 솔루션 플랫폼 ‘벳어스’입니다.

온힐이 지난 7월 출시한 벳어스는 ‘수의사가 처방한 제품’만 보호자가 벳어스 어플에서 확인 및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유통 체계의 유린이 없고, 인건비, 재고관리, 고객응대 부담도 줄여 일선 동물병원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동물병원 임상수의사들이 참여해 수의사들의 니즈를 제대로 반영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벳어스는 지난달 열린 2024년 추계 서울수의임상컨퍼런스에서 부스를 운영하고 수의사들에게 서비스를 소개했는데요, 벳어스 기획부터 참여 중인 전주 웰동물병원의 정승필 대표원장(온힐 전무이사)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서울수의임상컨퍼런스에서 벳어스를 설명 중인 정승필 원장(오른쪽)

초등학교 시절 키우던 강아지가 사고로 뇌진탕에 걸린 적이 있었습니다. 신경 증상이 꽤 심했는데 동물병원에 3일 정도 입원한 후에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어요. 저는 사실 그 아이가 ‘혹시 죽지는 않을까?’, ‘평생 장애가 생기지 않을까?’ 너무 걱정했었는데 치료가 잘 된 걸 보고 너무 기쁘고 수의사란 직업에 큰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수의대와 의대를 먼저 진학한 가족의 영향도 컸습니다.

네. 저는 수의대 재학시절 임상수의사만 생각했었어요. 전북대 동물병원에서 근무하던 시절 선배 수의사님과 교수님들께 많이 배웠던 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임상만 쭉 해왔고, 2007년에 동물병원을 개원했어요. 동물병원을 개원한 지도 벌써 18년이 됐네요.

동물병원을 하면서도 반려동물 제품 사업체를 7년 정도 운영하고 있어 제품의 트랜드와 유통구조에 대한 이해가 있었습니다.

온힐 김도형 대표님과 예전부터 친분이 있었고 작년 초에 만나 반려동물 사업과 동물의약품 사업에 관해 얘기하던 중 견해가 일치해 온힐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회사에서는 수의사가 주도하는 제품개발과 유통구조를 만드는 데 고민이 있었는데, 제가 이에 대한 경험이 있다 보니 벳어스를 구체적으로 기획하게 되었고 온힐의 자회사인 펄송에서 프로그램 개발을 완료해 주셔서 벳어스를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수의사로서 직접 임상을 하고 있어야 제품에 관한 정확한 피드백을 줄 수 있고, 동물병원과 보호자, 환자에게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짚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임상과 회사 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2일은 송도로 출근하고, 4일은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합니다. 병원 근무를 일주일에 4일만 하기 때문에 진료 예약을 미리 잡아서 그 시간에 집중적으로 진료를 보고 있어요. 다른 일을 한다고 동물병원을 소홀히 할 수는 없으니까요.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다른 스텝들이 잘 서포트해주고 있어서 가능합니다.

다행히 체력적으로 힘들지는 않아요. 힘들기보다는 재밌게 왕복하고 있습니다. 주로 KTX와 택시로 이동하는데, 전주와 송도가 먼 것 같지만 2시간 이내로 다닐 수 있답니다(웃음).

수의사가 진료 후 환자에게 필요한 제품 처방전을 카카오톡으로 보호자에게 전송합니다. 보호자는 벳어스로 제품 상세 페이지를 확인하고 처방 제품을 구매하면 집으로 편하게 배송받게 됩니다. 수의사가 처방한 제품만 일정 기간동안 보호자가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벳어스는 철저하게 수의사(동물병원) 입장에서 만든 서비스입니다. 처방식 판매가 특정 동물병원의 이익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모든 동물병원의 정당한 이익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기획 시 주안점이었습니다.

동물병원 전용 제품은 동물병원에서만 유통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수의사의 진료를 기반으로 올바르게 처방되고 사용되어야 동물에게 해가 되지 않고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부 수의사들이 직접 쇼핑몰을 개설해서 동물병원 전용제품을 일반 상품처럼 무분별하게 온라인으로 판매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동물병원 전용제품을 처방하고 알리는 데는 동료 수의사가 함께 노력하지만, 진단, 처방 없는 일반 상품처럼 판매하는 쇼핑몰을 운영하는 일부 수의사만 혜택을 보고 있죠. 그로 인해 처방식 시장에서 수의사의 권한과 역할은 줄어들고 수익도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반면, 온라인을 통해 반려동물 제품을 구매하는 보호자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호자들의 니즈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동물병원 전용제품이 수의사를 통해 올바르게 유통되도록 하면서, 보호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벳어스를 만들었습니다. 벳어스 안에서 수의사가 처방하고 보호자는 수의사를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구매에 따른 이익은 처방이 이루어진 동물병원에 돌아갑니다. 진열, 재고관리, C/S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요.

벳어스 소개 영상

저희 병원을 예로 들면 벳어스 매출이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 번의 처방으로 구매, 재구매, 구독이 주기적으로 누적되어 발생하고 있어서입니다. 현재 벳어스 한 달 매출 금액이 500만 원 정도이고 처방이 더 늘어날수록 매출 금액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5개월 정도 벳어스를 써보니, 처방식 제품의 온라인 시장이 생각보다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동물병원에서 직접 판매되는 것만 보니 이렇게 큰 시장인지 몰랐습니다. 그만큼 모든 동물병원에서 벳어스를 잘 이용한다면 실질적인 이익을 편하게 합당하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또한, 보호자분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수의사가 직접 제품을 추천하고 처방하는 부분에 고마워하는 보호자분들이 많아요. 진료에도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저에게 제품을 처방받은 보호자분은 계속 저에게 진료받으려 합니다. 벳어스 어플에 병원 안내와 정보를 입력할 수 있어 보호자가 벳어스를 열면 제품 구매와 함께 병원 홍보도 할 수 있습니다. 처방전의 유효기간이 있어 기간이 지난 후에는 처방전의 효력이 없어져 제품을 구매할 수 없고 꼭 재진을 받도록 설정해 놓은 것도 진료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루게 합니다.

이해하고 적응하는 데 당연히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벳어스를 꼼꼼히 살펴보시면 그렇지 않으실 거라 봅니다. 그 기간 동안 저희는 수의사들을 위해 더 많은 제품을 준비하려 합니다.

제가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직접 벳어스를 쓰고 있기 때문에 벳어스를 이용한 내용과 결과를 원장님들에게 공개하면서 설명해 드리고 있어요. 수의사가 처방한 제품만 보호자가 구매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처방에 따른 실제 구매 여부와 매출, 정산 금액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는 점, 진열·재고관리·C/S 부담이 전혀 없다는 점은 일반적인 온라인 플랫폼과 다른 부분이고 기존의 병원 내 오프라인 방식보다 훨씬 편하고 실용적인 방식이라 점차 호감을 갖고 이용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원장님과 보호자분을 위해 좋은 제품들을 벳어스에 계속 추가하고 있어요. 모두가 아실만 한 처방식 전문 외국계 기업과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수의사분들이 직접 제품개발을 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는데, 제품의 기획부터 개발 및 벳어스를 통한 유통(판로)까지 협업할 생각입니다. 온힐은 제품을 직접 기획·생산한 뒤 해외 수출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공유하면 도움을 드릴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동물병원 처방식 시장에 대한 고민은 외국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벳어스 플랫폼의 해외 진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수의사분들이 벳어스를 많이 사용해 주셔야 모든 면에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겠지요. 부담 없는 마음으로 진료실 모니터에 벳어스 페이지를 띄워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인터뷰] 임상수의사가 벳어스 만든 이유는? 정승필 원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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