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휩쓰는 MERS바이러스, 전염원인으로 낙타 지목
사스와 비슷한 신종 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중동∙유럽∙동아시아로 확산
사우디를 중심으로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MERS-CoV :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의 사람 감염 원인체로 낙타가 지목됐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과 사우디아라비아 킹사우드 대학 공동 연구진은 “사우디아라비아 지역의 단봉낙타를 조사한 결과 사람에게 감염된 MERS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거의 유사한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29일 미국 학술지 mBio에 보고했다.
2012년 사우디에서 최초로 보고된 MERS 바이러스는 2003년 전세계를 강타한 SARS와 비슷한 바이러스로 주목 받았다. 사람에서 급성 호흡기증상과 신부전증을 동반하는 MERS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40%에 육박하지만 아직까지 예방약이나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4일까지 전세계에서 254명이 감염돼 93명이 숨졌다고 잠정 집계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당국은 사우디에서만 339명이 감염돼 100여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WHO는 “올해 3월 중순부터 감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MERS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요르단,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UAE 등 중동 전반은 물론 프랑스,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으로도 확산됐다. 동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에서 발생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연구진의 토마스 브리스는 “사람 감염 MERS바이러스의 유전형 범위는 좁지만 낙타에서 발견된 MERS 바이러스의 유전형 범위는 넓다”면서 “낙타에 존재하는 여러 유전형의 바이러스 중 일부가 종간(Cross-species) 전염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WHO는 최근 낙타로부터 인간으로의 바이러스 전이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의료전문가를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 연구진 책임자인 컬럼비아대학 이안 립킨 박사는 “MERS 바이러스가 점점 전염력이 강해진다는 증거는 밝혀진 바 없지만 최근의 감염 증가세는 우려스럽다”면서 “낙타와의 접촉을 피하고 감염 낙타를 격리하는 등 방역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